[사설]

우리학교 작곡과가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학생들이 교수들을 탄핵하는 유례없는 사태가 벌어졌다. 작곡과 내부의 문제가 본격적으로 외부로 알려진 것은 이번 가을 학기가 시작하고 학생들이 학과 교수들을 맹비난하는 대자보를 붙이면서부터다. 특정 교수들로부터 언어폭력과 불성실한 레슨을 포함해 견디기 어려운 부당한 대우들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는 것이 학생들의 주장이다. 학생들은 학교 본부의 진상조사와 관련 교수들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개강 후 3주가 지난 이 시점 까지 계속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부터 학생들의 시위는 부분적으로 소강 국면을 보이고는 있지만 문제의 심각성으로 판단해 볼 때 이번 사태가 쉽게 진정될 것 같지는 않다.

이번 사태의 중요한 특징은 학제개편과 같은 정책이슈가 아니라 학생들에 대한 교수의 부당한 대우와 교수 처벌이라는 인격적 이슈가 핵심이라는 점이다. 학생들은 작곡과 세 명의 교수 중 최근에 임용된 한명을 제외한 두 명의 정교수에 대해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모든 학생들이 한 목소리로 학과에서 중심적 역할을 담당해오던 교수들의 퇴진을 요구하는 상황은 극히 이례적이다. 대자보나 교내 인터넷 게시판에 공개되고 있는 청원서 등에는 현재 작곡과에 재학하고 있는 거의 모든 학생들의 이름이 올라있다. 재학생들 뿐 만 아니라 이미 졸업한 선배들도 시위를 지지하고 적극 동참하는 양상이다. 한마디로 작곡과 학생 전체가 예외 없이 하나로 똘똘 뭉쳐 교수 퇴진이라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미 학교 본부는 문제가 된 두 교수에 대해 감사를 진행하고 있고 일차적으로 60일간 수업 정지 처분을 내린바 있다. 감사결과에 따라 필요하다면 징계 절차가 진행될 것이다. 우리학교 작곡과 사태는 이미 여러 언론에 보도되는 등 학교 외부로 널리 알려진 상태다. 작곡과 뿐 아니라 학교 전체가 피해를 입고 있다. 물론 가장 큰 피해자는 학생들이다. 학교가 대체 강사를 확보하는 등 학생들의 수업권을 보장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학생들이 전임 교수들의 퇴진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정상적 교육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사제관계에 필요한 최소한의 신뢰도 존재하지 않는데 어떤 교육이 가능하겠는가? 현재 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 밖에 없다. 먼저 학생들 주장에 대한 매우 객관적이고 엄정한 진상조사가 이루어져야한다. 그리고 누구라도 잘못이 있다면 법과 규정에 따라 처벌받아야 할 것이다. 썩은 고름이 있다면 도려내고 새살이 돋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시간을 끌 일이 아니다.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학교 당국의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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