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화)에 성장현 용산구청장이 아이스 버킷 챌린지(Ice Bucekt Challenge)를 수행하면서 음다으로 본교 황선혜 총장을 지목했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지인 3명을 지목해 SNS를 통해 이어나가는 새로운 기부 방식이다. 재미를 갖춰 소외된 사람들에게 기부뿐만 아니라 관심을 갖도록 한다.더군다나 일반인이 참여하면서 큰 탄력을 얻었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어떻게 시작 됐을까?

◆ 재미에서 시작된 아이스 버킷 챌린지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ALS(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근육위축가쪽경화증) 일명 루게릭병이라 불리는 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을 위한 기부행사이다. 초기에는 ALS 치료제의 연구비를 마련하기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단체에 기부하자’는 의미로 시작됐다.

6월 30일, 미국 방송 ‘모닝 드라이브’라는 골프 채널에서 진행자들이 각자 기부하고 싶은 단체에 기부를 하고 얼음물을 뒤집어쓰기로 약속했다. 이렇게 시작된 기부 이벤트는 7월 15일에 미국 골퍼 크리스 케네디가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아내의 사촌을 위해 이벤트에 참여하면서 루게릭병 환자를 위한 챌린지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얼을물을 뒤집어쓰던가 ALS협회에 100달러를 기부하라’라는 조건으로 챌린지에 참여한 사람들은 얼음물을 뒤집어쓰고나서 계속 참여할 지인 3명을 지목한다. 대부분은 얼음물로 샤워를 하고도 환자들을 위해 거금을 기부했다. 초기에 챌린지를 한 사람들은 빌 게이츠, 마크 주커버그, 레이디 가가, 조지 워싱턴 부시 등 전세계 사람들이 주목하는 유명인들이었다. 단순히 물통에 얼음을 채워넣고 붓는 것이 아니었다. 이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얼음물에 샤워를 했다. 레이디 가가는 검은색 시스루 수용복을 입고 검은 립스틱을 강조한 메이크업을 한 채 독특한 자세에서 엄숙하게 물을 천천히 부었다. 이처럼 그들은 ALS협회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현장을 녹화한 동영상을 다양한 SNS(Social Network Service)에 게재했다. 이 동영상들은 전세계 사람들 사이로 급속히 퍼졌다. 일반인들은 자신이 좋아하던 유명인들이 직접 만든 동영상을 보며 재밌어했다. 그러면서 각국 다양한 분야의 유명인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유행처럼 이뤄졌다. 타임즈(Times)지는 SNS가 아이스 버킷 챌린지를 행하는 일반인들의 동영상들로 도배되고 있다고 전한다.

◆ 인연과 우연으로 모아지는 기부금
최근 들어 SNS에는 유명인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이 얼음물로 샤워하는 동영상들이 많이 업로드되고 있다. We Are Social이라는 외국 소셜미디어 단체에서 아이스 버킷 챌린지의 인기를 트위터(Twitter)에서만 조사한 그 결과, ‘#icebucketchallenge’로 태그 된 건수가 지난 달 28일까지  448만 건을 기록하고 계속 증가한다고 발표했다. 태그의 이름도 ‘#ALSicebucketchallenge’ 등 다양해 연관된 건수를 모두 합친다면 그 수는 엄청나다고 한다.

이유림(법학 14) 학우도 지난 달 23일(일)에 1분 20초 짜리 동영상을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시했다. 지인으로 부터 다음 참여자로 지목됐을 때 이 학우는 ‘연예인들만 하는 거 아니였나’라는 고민을 했다. 하지만 이 학우는 지인 30명처럼 아이스 버킷 챌린지를 수행하는 동영상을 올렸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루게릭병이라는 난치병을 얼음물로 샤워하면서 간접적으로나마 근육이 수축하는 그 아픔을 느끼고 싶었어요. 소외된 분들에게 관심을 주는 방법이라 생각했어요” 지목돼 당황스러웠던 이 학우가 챌린지를 수행하기로 결심한 이유라고 한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가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어떻게 시작됐는지는 불분명하다. 얼음물을 붓는 이유를 루게릭병을 앓는 환자들의 근육이 수축하는 고통을 함께 느끼기 위함이라는 말도 있다. 하지만 사실로 밝혀진 것은 ALS 협회가 처음 시작한 것은 아니며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위해 의도적으로 계획된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루게릭병과 연관된 얼음물의 의미 또한 챌린지가 유행하면서 호사가들 이 덧붙인 말이라고 한다.

미국에서 시작됐다는 점은 사실로 밝혀졌다. 페이스북 자사의 조사에 의하면 일반인들 사이에서 챌린지를 지목하거나 지목 당한 참여자들이 미국 보스턴 주에서 전체 50개 주로 늘어났다고 한다. 이를 토대로 외신들은 보스턴에 거주하는 피트 프레이츠(2012년도에 ALS 환자로 판정된 보스턴 대학 야구부 선수)가 챌린지에 참여하면서 일반인들 사이에서 가속화 됐다고 추측한다.

이처럼 기부를 처음부터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일반인들 사이에서 자연스레 기부 문화로 유행했던 ‘#nomakeupselfie’가 있다.

◆ 아이스 버킷 챌린지가 처음이 아니다
‘#nomakeupselfie’는 아이스 버킷 챌린지 이전에 한동안 영국에서 유명했던 SNS 상의 이벤트였다. 직역하면 ‘쌩얼(화장을 하지 않은 얼굴) 셀카’로 일반인들이 쌩얼로 셀카를 찍어 SNS에 ‘#nomakeupselfie’태그로 사진을 게시하면서 암 예방 연구를 위해 기부도 함께 했다. 쌩얼 셀카는 지인들의 관심을 얻고 그들을 기부에 동참하게 이끌었다. 이러한 SNS에서 이루어진 자발적 행사는 기부금 800만 파운드를 기록했다. 친구끼리 시작된 태그는 SNS를 통해 거대한 거미줄처럼 이어진 친구 관계로 기부 문화로 자리잡았다. 그 결과, 엄청난 기부금이 모여진 것이다. 기부행사만 화제가 된 것이 아니다. ‘No Mirror Makeup Challenge(거울 보지 않고 화장하기)’ ‘$20 Makeup Challenge Haul(20달러만을 이용해 화장품 사기)’ 등 다양한 챌린지들이 SNS를 통해 몇 년 전부터 유행했다. 단순 재미를 공유하는 이벤트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세계 각국의 언론들은 ‘재스민 혁명’은 SNS 덕분이었다고 한다. 튀니지 혁명은  부패한 정부를 고발하기 위해 민중들이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시위현장을 중계하면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SNS를 통해 민중들에게 부당한 현실이 고발되면서 민중의 시위는 전국으로 확산됐다.

◆ SNS를 통해 변한 기부방식
재능과 돈만 기부하고 개인의 만족으로 끝나던 기부는 과거의 방식이다. SNS를 통해 재미를 추구하고 캠페인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자랑하려는 행위로 기부는 재해석되고 있다. 10일(8월 13일부터 23일까지)만에 7천만 명의 타임라인을 도배한 챌린지는 전례 없는 기부 이벤트로 페이스북에서 오랜 기간 지속될거라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하지만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단순 재미를 주는 새로운 이벤트만은 아니다. 챌린지를 수행하던 중 불미스러운 사건 사고도 있었다. 챌린지를 시행하다 심장마비로 죽었다는 괴담은 사실로 밝혀지면서 얼음물로 샤워하는 것이 과연 안전한가에 대해 영국의 한 매체, Telegraph에서 보도했다. 스코틀랜드 한 십대 소년, 카메론 랜캐스터가 챌린지 다음 대상으로 지목돼 절벽에서 춥고 깊은 바닷물로 뛰어들었다. 결국 그는 목숨을 잃고 말았다. 소년처럼 해외에는 많은 십대 소년들이 추운 바닷물로 뛰어들어 챌린지를 수행하는데 이 소년이 아이스 버킷 챌린지의 최초 사망자라 Telegraph는 보도했다.

미국 너브래스카 주의 도시 오마하에서는 수배 중이던 제센 모리스라는 20대 남성을 이 챌린지 덕분에 검거했다. 수배 중이던 경찰은 이 남성이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챌린지에 참여하는 동영상을 올린 것을 알게 돼 이 남성은 결국 꼬리가 잡혔다. 이처럼 SNS에서 시작된 다양한 활동들은 취지와 다르게 나아가는 경우도 간혹 있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부 정치인들은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미국의 대통령 오바마는 얼음물에 샤워하는 것을 사양하고 대신 기부를 했다. 패트릭 스튜어트, 74세의 미국 배우는 얼음을 머리에 붓지 않고 자신의 술잔에 몇 개 넣어 경건하게 건배를 올려 ‘No Ice Bucket Challenge’로 화제가 되고 있다.

‘No Ice Bucket Challenge’는 페이스북에서 넘쳐나는 챌린지 지목을 피하는 새로운 챌린지이다. 동영상은 관심을 받으려고 한다는 부정적인 시각에서 나온 운동이다. 하지만 이미 관심을 충분히 받은 기부 이벤트는 관심으로 증식한 이상 이에 대한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어렵다.

기부 방식이 개인적이어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 전세계의 관심을 받는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단지 SNS를 통한 지목으로만 이뤄진 것은 아니다. 새로운 기부 행위의 의미에 대한 자신의 해석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행위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자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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