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방법의 발명은 인류에게 미지의 사실을 밝혀내는 새로운 진실 여과 장치이자 시험이며, 강력한 베타 툴로서 기술변화와 경제발전에 박차를 가했다.’


엘빈 토플러는 『부의 미래』에서 과학 분야를 진실을 가려내는 여러 기준 중에 하나로 지목했다. 일상적인 판단을 할 때마다 과학적인 사고방식으로 결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과학 기술의 발전은 현대 인간사에 엄청난 편리를 제공하며, 그 발전 속도는 한 세기를 넘기면서 예상하기 힘들 정도로 빨라지고 있다.


생명과학 분야도 1990년대 후반에 사상 최초의 포유류의 복제를 성공 했다. 이후 이 기술의 핵심재료가 되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됐으며 부작용 없는 인공장기 생산 기술의 발전을 제시하게 됐다. 이런 기술은 난치병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심어줬으며, 인간 게놈정보가 완성돼 유전자 조작을 통한 병원을 파악ㆍ제거할 수 있게 됐다. 또 생리적 대사 작용을 이용해 대응요법의 치료를 통한 부작용이 최소화됐다. 더이상 BT에 대한 관심과 변화가 전문가들에게만 국한 되지는 않는다. 게다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사건 덕에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조금은 관심을 갖고 변화에 대해 지켜보게 됐다. 그것이 생명의 한정된 시간을 좀더 멋지게, 좀더 오래 살고 싶다는 욕망을 직접적으로 충족시켜 주는 기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생명의 유지와 연장을 직접적으로 가능하게 해줄 수 있어 생명과학 분야도 이제는 중요 산업의 한 분야가 됐다. 산업화를 통해 사회, 문화, 정치, 경제와 점점 얽히면서 이런 현상은 과학의 본질을 점점 옅어지게 만들었다.


한국 사회에 생물학 분야를 잠시나마 핫이슈로 이끌었던 황우석 교수 사건을 생각해 보자. 이 사건은 실험적으로 증명이 가능하고 재연이 가능한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는 과학적 방법의 오류를 강하게 지적했다. 하지만 사건의 파장이 더욱 컸던 것은 그동안의 언론 보도, 양극화된 여론과 국제 사회에서의 입장 때문이었다. 안타깝게도 당시의 여론 조성이 사건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지는 않았다. 적절한 대응보다 대중적이지 못한 분야가 본연의 입장이 상실된 채 나타난 예로 만들었을 뿐이었다. 생명과학에 관심과 연구를 하는 사람들에게 상처만 남았다. 다시 한 번, 반 년 후 ‘멸종 늑대 복제’ 논문이 인터넷에서 삭제되는 사건이 발생했고, 신뢰성은 더욱 옅어졌다.


생명과학 분야의 산업화는 확실히 인간에게 큰 이로움을 제공할 수 있다. 이로움을 얻는 ‘우리’ 모두가 ‘생명체’이기 때문이다. 이 산업화는 앞으로도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도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문제는 영향은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고, 오히려 생명과학의 발전을 제한할 수도 있다. 인간의 윤택한 삶을 위해 생명과학은 지금보다 더욱 발전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산업화의 변화가 기본적인 생명과학의 성격까지 변형시켜서는 안 된다. 생물학적 현상을 실험을 통해 보이는 그대로 보고 판단하는 객관적인 성격을 말이다. 분명 빠른 시간 내에 우리는 다시 이런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결정해야만 한다. 변화의 대응에 대해 생각하는 일은 일차적으로는 이 분야에 속한 전문가들의 몫이며, 나아가 모든 사람들에게도 해당되는 문제이다. 부디 사실을 근거해 객관적인 판단을 가능케 한 과학적 입장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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