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과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일화를 떠올려보자. 그는 당시 진리로 여겨졌던 천동설을 부정하고 지동설을 주장해 종교재판에 회부된다. 갈릴레이는 지동설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고문을 받게 되고 이를 견디다 못해 결국 자신의 주장을 철회하고 만다. 그리고 그는 재판장을 나서며 훗날 명언이 될 한 마디를 남긴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그러나 이러한 일화에는 두 가지 잘못된 상식이 있다. 우선, 갈릴레이는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말한 적이 없다. 이 말은 당시 재판 기록에도 나타나 있지 않으며, 그가 직접 쓴 편지와 글에도 언급돼 있지 않다.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뒤에 부정확하기로 소문난 책 <문학 논쟁>에 등장할 뿐이다.

게다가 종교재판은 지동설 때문이 아니었다. 지동설을 가르치는 것이 금기시됐으나, 이를 주장하는 것까지 금지하지는 않았다. 과학 잡지인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이 제기한 이론에 의하면, 그의 저서 <천문학 대화> 표지에 있는 돌고래 문양의 출판사 로고가 예수회의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추측된다. 돌고래는 프랑스의 황태자를 가리키는 도핀(dauphin)을 뜻하기도 했다. 당시 프랑스는 신교(개신교)를 지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구교(카톨릭)를 지지하는 예수회 입장에서는 그 그림을 반역으로 보았던 것이다. 

갈릴레이는 ‘추 무게에 관계없이 추가 한 번 왕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같다’는 진자의 등시성을 발견했을 뿐만 아니라 직접 망원경을 만들어 태양에 있는 흑점과 달에 있는 산맥을 발견하기도 했다. 비록 그가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말하진 않았지만, 그가 세운 업적까지 거짓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갈릴레이가 위대한 과학자라는 사실은 변함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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