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읽는 오늘’은 여느 수업과 마찬가지로 전에 배운 내용을 확인하려는 교수의 질문으로 시작한다. “지난 시간에 박종훈 교수님께서는 어떤 말씀을 해주셨나요?” 뜬금없이 다른 교수의 이름이 불리다니, 어찌된 영문일까?


이 수업은 각기 다른 전공의 교수 5명이 3주마다 교대로 수업하는 ‘팀 티칭’의 형태로 이뤄진다. 이번 학기는 박종훈(생명과학 전공), 박인찬(영어영문학 전공), 서수경(실내디자인 전공), 전경옥(정치외교학 전공), 정책대학원 김영란 교수 등  다섯 명이 차례로 수업을 하고 있다. ‘과학문명에 의해 변화된 인간의 삶’이란 대 주제 하에 자연과학, 인문학, 사회과학, 예술분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5일은 영어영문학부 박인찬 교수의 첫 시간이었다.


‘OO의 이해’나 ‘OO원론’에 익숙한 우리에게 ‘키워드로 읽는 오늘’이란 수업 이름은 사뭇 신선하게 다가온다. 이날 강의를 맡은 박인찬 교수는 이 독특한 수업명의 탄생비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키워드’는 삶의 주제, ‘오늘’은 현재를 의미합니다. 오늘날 우리 삶의 화두는 무엇인지 알아보고, 나아가 미래를 조망해보자는 의미에서 지어진 이름이죠.”


여러모로 실험성이 짙은 ‘키워드로 읽는 오늘’은 이번 학기에 처음 개설됐다.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은 탓인지 많은 인원이 모이지는 않았지만 100명이 훌쩍 넘는 대강의에 비해 뒤지지 않는 면이 있다. 그것은 바로 수업에 참여하는 사람들 간에 밀도 있는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교수와 학우 간의 사이 뿐 아니라 학우들 간의 의견 교환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교수는 토론 진행자로, 학우들은 모두 자신의 분야를 대표하는 패널이 되기도 한다. 특히 이 날은 과학과 인문학의 차이에 대해 여러 의견이 오갔다. 마치 분야별 전문가들의 대담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교수와 학우, 학우와 학우 간의 치열한 논쟁은 끊이지 않았다. 박 교수는 “과학이든, 예술이든, 인문학이든 모두 철학적인 바탕에서 나온 학문입니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에게서 배워야 할 점이 있습니다.”라며 수업을 마무리했다.


자신의 전공에만 열중하다보면 자칫 편협한 사고를 가질 수 있다. 이 수업은 자신의 울타리를 벗어나 색다른 시각에서 생각하고, 보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다양한 관점이 교차되는 가운데 현재와 미래의 삶을 살펴볼 수 있는 이 수업, ‘키워드로 읽는 오늘’을 숙명인에게 강력추천한다.

 

‘키워드로 읽는 오늘’은 교양선택 영역에 속해 있다. 분야별 다섯 명의 교수가 3주마다 교대로 진행하는 이 수업은 각 분야에서 선정한 키워드를 통해 오늘을 분석하고 내일을 조망하며, 각 학문 간의 연대를 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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