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프라이빗뱅킹 에셋 매니지먼트그룹 부행장 신대옥. 그의 명함을 보고도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소속된 곳에서 어느 정도의 입지를 굳힌 사람인지 느껴지지 않는다면 인터넷 검색창에 그의 이름을 검색해보자. 고객들의 자산을 관리해주는 PB업계에 종사하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그의 이름 앞에 ‘여성 최초’ ‘은행계 영업통의 우먼파워’ ‘국민은행 최초’ 등 화려한 말이 따라다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은행권에서 자신의 이름을 날리고 있는 신대옥(교육 73졸) 동문을 그의 사무실이 있는 여의도 국민은행에서 만나봤다.

은행원을 꿈꾼 교육학부생

지금은 전공과 관련 없이 다양한 직업을 갖는 시대라지만 신 동문이 은행에 입사할 당시인 70~80년대만 하더라도 전공에 따라 직업을 구하는 일이 많았다. 또한 적지 않은 여성들이 사회에서의 직장생활보다 가정 내에서의 주부생활을 택했다고 한다. 그런 시대에 신 동문은 어떻게 은행에 들어갈 생각을 했을까. “어렸을 때부터 은행에서 일을 하고 싶었어요. 부모님 심부름으로 은행에 갔을 때 은행 창구에 앉아 있는 언니들이 어찌나 멋있게 보이던지…….”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그의 입가에 순수한 미소가 넘쳤다.
은행원을 꿈꿨던 신 동문은 대학시절 교육학을 전공했다. 은행 업무와는 무관한 듯한 전공을 공부하던 대학시절이 따분하지는 않았을까. 그러나 이런 우려도 잠시, 신 동문은 “친구들과 모여서 등산을 많이 다녔어요. 걷는 것을 좋아해 강냉이를 사들고 청파동에서 성북동까지 걸어 다니기도 했죠. 학교 잔디밭에 누워서 이야기도 많이 했는데……. 특별한 것은 없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즐겁네요.”라며 대학시절을 추억한다. 또한 자신의 전공에 대해서도 “처음 은행에 입사했을 때 은행 업무에 필요한 교육을 하는 연수팀에 들어갔어요. 어느 정도 제 전공을 살린 셈이죠.”라고 말했다. 지금은 웃으면서 말할 수 있는 지난날이지만 실제로 그의 부모님은 신 동문이 대학 졸업 후, 학교 선생님이 되기를 바랐다고 한다. 그러나 신 동문은 학교 선생님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 소망이 간절했다. 결국 그는 자신의 꿈과 다른 것을 요구하는 부모님을 설득해 은행에 입사했다. 신 동문은 수많은 지난날을 떠올리며 ‘지나간 것은 다 아름다운 것 아니겠냐’며 되물었다.

그가 적는 명함 한 쪽 ‘사람’이야기

신 동문은 평범한 은행원으로 입사해서 지금의 부행장 자리에 올랐다. 현재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과 선망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그이지만 지난 세월의 우여곡절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여성과 남성이 똑같은 조건에서 경쟁해야 하는 것이 직장생활이다 보니 남성보다 몇 배로 더 노력해야 했어요. 남성들은 미리 사회에 진출해 있는 선배ㆍ동료의 도움을 받는 경우도 있었지만, 저 같은 경우는 사회에 나가있는 선배ㆍ동료들이 많이 없어 도움을 받기란 쉽지 않았죠. 노력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어요.” 신 동문은 은행을 입사하는 그날부터 부행장이 된 지금까지 노력에 노력을 거듭한다. 부행장이 된 지금도 더 좋은 성과를 위해 새벽 5시에 일어나 밤 12시 넘어서까지 은행 업무에 열중하고 있단다.
신 동문에게 있었던 것은 노력만이 아니었다. ‘사람’을 좋아하고 중시하는 그의 성격도 지금의 신 동문을 있게 한 주요 요소 중 하나이다. 실제로 바쁜 와중에도 함께 일하는 직원들의 생일을 일일이 챙겨주고, 말단 직원에게 메일이라도 오면 답장을 빠뜨리지 않는단다. “‘배려가 많다’고 말하기는 좀 쑥스럽고……. 어렸을 적부터 나보다 남을 챙기는 것을 더 좋아했다고 할까요? 본래의 성격이 업무와 잘 연관이 되서 직원들을 잘 챙겨줄 수 있고, 고객들에게 제가 미처 의도하지 않았던 감동도 줄 수 있는 것 같아요.” 고객의 명함을 받으면 그 한 쪽에 조그맣게 고객의 취향과 특성을 적어 놓고 다음에 만났을 때에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더 건네려고 한단다. 빠듯한 인터뷰 시간 속에서도 기자가 건넨 명함에 잠시 눈을 돌려 생각하는 신 동문. 역시 ‘성격’은 속일 수 없나보다.

돈도, 실력도 한 푼 두 푼 성실히!

요즘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재테크 관련 서적들이 출시되고,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재테크하는 친구들을 보게 된다. 은행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이러한 추세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대학생들이 투자를 하며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축이라는 것은 돈이 생길 때 하는 것이 아니라 습관을 들여서 하는 것이거든요. 용돈을 절약해서 단돈 십 원이라도 저축했으면 좋겠어요. 은행을 편안하게 생활화하는 것도 잊지 말길 바래요.”라고 말했다. 또한 재테크를 하고 싶어도 잘 알지 못해 시작을 못하는 대학생들에게 적립식ㆍ적금식 펀드로 국내ㆍ국외 기업으로 나눠서 재테크하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학교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해서 프로가 됐으면 좋겠어요. 자기계발, 공부, 건강에 힘써서 자신의 자리에서 확고한 위치를 쌓을 수 있는 능력을 만들어야 합니다. 사회에 나오면 결국 인정해주는 것은 실력이니까요.” 이에 덧붙여 꼭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말했다. 현재 신 동문은 휴식, 취미 등의 자기 생활을 누릴 새 없이 바쁜 은행 업무에 따라 매일 반복되는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생활을 계속 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 원하던 일이었고, 또 그것이 재미있기 때문이다. 지금 자신의 생활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신 동문에게서 후배들도 그런 행복을 맛봤으면 하는 선배의 사랑이 느껴졌다.

신 동문의 현재 나이는 50대 중반. 그러나 아직 ‘싱글’이라는 그에게 살며시 결혼 이야기를 꺼냈다. “결혼이요? 했어요…….” 잘못된 정보를 입수한 줄 알고 깜짝 놀라는 기자를 보고 신 동문은 “‘은행’이랑 결혼했어요.”라며 수줍게 웃었다. “결혼은 나중에 좋은 사람이 나타나면 할 생각이에요. 은행을 떠나고 나서 해도 늦지 않는다고 생각하고요.” 현재 하고 있는 일이 좋아 바쁘지만 외로운 것을 못 느끼겠다고 말하는 신 동문. 며칠 뒤에는 두바이, 스위스, 영국 등으로 출장을 간다던데 지금쯤 어느 나라에서 일에 대한 열정을 뿜고 있을지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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