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 태풍 하이옌이 필리핀의 중부지방을 초토화했다. 사망자만 최소 수천에서 최대 수 만 명 까지 이를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최대 피해지역으로 알려진 타클로 반 시 현장을 방문한 구조대원들은 일찍이 보지 못한 대규모 파괴에 말문이 막힐 정도였다고 한다. 태풍이 쓸고 간지 일주일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도처에 죽은 가축들이 널려 있고 시신들도 제대로 수습되지 못한 채 방치되어 있다니 그 참혹함 정도가 짐작된다. 집과 도로가 쓸려가고 수돗물과 전기가 끊겨 살아남은 사람들도 기본적인 의식주 해결이 불가능한 상
태고, 전염병 확산의 위험도 상존하고 있다. 교도소를 탈출한 죄수들이 무기를 들고 거리를 활보하는 등 치안도 극히 불안한 상태라 주민들의 물리적 생존이 심각히 위협받는, 지옥이 따로 없는 상태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하이옌이 필리핀을 덮치고 이틀 후 때마침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제19차 유엔기후변화협약총회에서도 이번 수퍼 태풍 문제가 심각히 논의됐다고 한다. 온난화 등 지구의 기후 변화가 이와같은 유례없는 수퍼 태풍을 출현케 했다는 주장도 있고, 앞으로 이런 피해가 빈발할 것이라는 예측도, 아열대 기후로 변하고 있는 한반도도 위험하다는 경고도 나온다.

  이번 필리핀 태풍 재난 사태에 세계는 발 빠른 구호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이웃 아시아 국가들은 물론 유럽과 미국 등 수많은 나라들이 식품, 물, 의료품 등 긴급 구호품과 재난 수습에 필요한 자금과 인력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은 구호품을 수송할 항공기를 실은 항공모함까지 파견하고 있고 유엔 등 국제기구와 NGO들도 앞 다투어 필리핀을 지원하고 있다. 그야말로 전 세계가 나서 필리핀을 돕고 있다.

  우리 정부도 수백만 달러를 지원하고 수송기와 구조인력을 보내 등 구호에 동참하고 있다. 방송사들은 필리핀 구호 특집 프로그램들을 연일 편성 성금을 모으고 있고 여러 민간단체들 역시 십시일반 구호품과 돈을 모아 전달하고 있다. 15일에는 필리핀 출신인 이자스민 의원이 제출한 '필리핀 공화국 태풍피해 희생자 추모 및 복구지원 촉구 결의안‘도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전 국가 적으로 지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정치 경제적 이해관계가 크지 않은 아시아의 작은 나라가 당한 큰 불행을 외면하지 않고 자신의 아픔처럼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나설 만큼 우리 사회가 부쩍 성숙해 졌다.

  우리 대학과 구성원들도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번 국제적 구호에 적극 동참할 필요가 있다. 고통 받는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는 인류애는 성숙한 인간이 가지는 보편적 품성이다. 전인적 품성, 창의적 지성, 사회적 기여를 모토로하는 우리 숙명인 들이 피해 지역을 탈출하기위해 무작정 길거리로 나선 어머니들과 아이들의 눈빛에 어린 공포와 절망을 그냥 보고만 있어서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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