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 16%로 선거 무산
내년 3월에 재선거 치뤄져
물품배부로 부정선거 논란 제기
비공식적인 보이콧 움직임도

제46대 총학생회 선거가 무산됐다. 지난 달 26일(화)부터 28일(목)까지 3일간 투표가 이뤄졌지만 학우들은 묵묵부답이었다. 터닝포인트 선거운동본부만 출마해 단선으로 진행된 이번 선거의 최종 투표율은 16.21%였다. 약 1500명의 학우만이 투표한 것이다. 투표가 끝난 28일(목) 오후 10시 40분, 투표율 미달로 개표는 진행되지 못했고 본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선관위)는 11시 21분, 커뮤니티 공지사항에 선거 무산 공고를 게재했다.

  이번 선거에서 총학생회가 선출되지 않았으므로 내년 3월에 재선거가 치러진다. 내년 초에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져 중선관위가 재구성된다. 비상대책위원회의 위원들은 각 단과대학의 대표 및 임시대표들이다. 오늘(2일) 5시에 선거 전반에 대한 2차 간담회가 열린다. 지난 27일(수)에 1차 간담회가 열렸으나 학우들의 참여도가 저조했다. 약 10명의 학우들이 간담회 장소에 있었다. 간담회에서 학우들의 의견을 들은 후 바로 9차 중선관위 회의가 열렸으며 2차 간담회 시간과 날짜를 확정했다. 2차 간담회에서는 1차 간담회에서 제기된 학우들의 의견을 모아 회의후 중선관위 차원의 답변을 내놓는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참여율도 저조했을 뿐더러 9차 중선관위 회의에서 이과대학과 약학대학 학생회장이 사의를 표명해 중선관위 전체의 답변이 어려워진 상태다. 이에 다시 2차 간담회에서도 학우들의 의견을 듣고, 중선관위원들이 대답하는 자유로운 형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 선거 중 불거진 논란
선거 시작일인 26일(화), 본교 온라인 커뮤니티 숙명인게시판에 ‘제46대 중선관위원 경상대·이과대·약학대·사회과학대·생활과학대 대표들의 입장글’이 게재됐다. 내용은 ‘법대 교수님의 자문 결과 선거시행세칙의 이중적 해석이 가능하다’며 ‘학생들의 여론을 반영해 공정한 선거를 치르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중선관위의 명예나 책임소지 등과 상관없이 반드시 (탈락됐던 Answer 선본의) 후보등록을 다시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였다. 이에 투표소 관리를 맡은 경영학부 등의 단과대학 대표들이 선거 참여 거부를 선언하면서, 해당 투표소의 설치가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부정선거 논란도 제기됐다. 투표를 독려한다는 명목으로 선거 첫 날에는 투표소 근처에서 눈송이 스티커를, 둘째 날과 셋째 날에는 간식을 배부한 것. 실제로 26일(수) 오전 0시 기준 7.2%였던 투표율이 당일 과자를 배부한 후 오후 9시기준 15.0%로 급등했으나, 물품 배부를 중단했던 27일(목) 오후 10시 기준 투표율은 16.2%에 머물렀다. 학생처는 숙명인게시판과 문자메시지를 통해 “단독 후보가 출마한 경우 우리
대학 선거시행세칙상 투표율은 후보의 당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현재 투표소에서 물품을 배부해 투표를 유도하고 있는 행위는 선거의 공정성과 후임 총학생회장의 정당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중선관위는 숙명인게시판에 “지지호소를 위한 물품배부가 아닌 투표와 선거 자체에 대한 홍보의 역할만 하는 것은 이 같은 것으로(부정선거로) 볼 수 없다”며 “물품 배부로 인해 찬성표가 늘어난다는 것은 합리적인 유권자인 1만 숙명인의 의식 수준을 평가절하 한다고 생각한다”는 글을 게재했다. 또한 터닝포인트의 부총학생회장 후보 이정민(중어중문 11) 학우가 늦은 밤 모바일 메신저와 문자메시지로 투표를 독려한 사실이 밝혀져 중선관위의 주의를 받기도 했다.

◆ 보이콧 움직임
Answer 선본의 후보자격 박탈 과정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던 학우들은 이번 선거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고 결국 이는 선거 보이콧으로 이어졌다. 보이콧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다. 첫 번째는 ‘공신력을 잃은 선거 자체를 거부한다’였다. 아이디 ‘eur****’의 학우는 숙명인 게시판에 “깨끗하지 않은 선거 절차에 여러 차례의 지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개선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숙명여대 총학생회 투표가 이정도 수준으로밖에 진행이 될 수 없다는 것에 실망을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터닝포인트에 대한 반대 의사였다. 박민혜(경영 13) 학우는 “터닝포인트가 통합진보당 당원이라 (그들을 지지하지 않기 때문에) 투표율이 올라가면 당선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고 있어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투표를 하지 말자’라는 공식적인 움직임은 없었지만, 숙명인게시판과 본교 모바일 커뮤니티를 통해 보이콧은 빠르게확산됐다. 사회과학대의 입장을 표명한 글이 숙명인게시판에 게재되고 학우들의 여론이
들끓자 결국 중선관위는 1차 간담회를 개최했다.(▶관련기사 2면) 간담회가 끝난 후 곧바로 9차 중선관위 회의가 진행됐고, 약학대와 이과대 학생회장은 숙명인게시판을 통해 중선관위직 사퇴 의사를 표했다. 이과대 학생회장 최혜진(컴퓨터과학 10) 학우는 “이번 선거가 이대로 진행될 경우 저는 이번 선거의 증인
이 되는 것”이라며 “공정한 선거를 진행해야 하는 중선관위원으로서 ‘이번 선거가 문제없이 진행됐다’고 이과대학 학생들 앞에 선관위의 증인으로 설 수 없기에 사퇴를 표한다”고 밝혔다.

  결국 전례 없는 보이콧으로 선거가 무산됨으로써 총학생회 선출은 3월로 미뤄지게 됐다. 대다수의 학우들이 중선관위의 선거 운영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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