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강 - 배우 최원영

지난 27일(월) 본교 백주년기념관 201호에서 배우 최원영씨의 특강이 열렸다. 한국어문학부가 주최한 이번 특강은 ‘배우가 끌리는 시나리오, 배우의 캐릭터 분석’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시나리오 작가 분야에 관심이 있는 학우들을 위해 본교에 출강 중인 김희정 감독의 사회로 최원영씨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마련된 것이다. 두 사람은 영화 <청포도 사탕: 17년 전의 약속>에서 함께 작업을 했으며 최원영씨는 영화 <색즉시공>(2002)로 데뷔해 최근 드라마 <백년의 유산>(2013),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2012) 등에 출연한 배우다.

 

▲ 지난 27일(월)에 진행된 <배우가 끌리는 시나리오, 배우의 캐릭터 분석> 특강에서한 학우가?꼭 영화에 관련된 질문만 해야 하나요??라고 질문하자 최원영씨(오른)가?사적인 질문, 대환영입니다?라고 대답해 강의실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사진=오지연 기자>

김희정 감독은 “영화 <청포도 사탕>에 대한 최원영씨의 감상평이 매우 좋았다”며 “<청포도 사탕>의 시나리오는 어떻게 봤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최원영씨는 “당시 자기 전 누워서 시나리오를 읽기 시작했다”며 “그런데 읽다보니 등을 떼게 됐고, 나중에는 정자세로 앉아 읽었다”고 말했다. 시나리오 자체의 작품성보다 영화나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작위적으로 맞춘 듯 한 시나리오에 질려 있을 때 그의 눈을 번뜩이게 한 것이 바로 <청포도 사탕>의 시나리오였던 것이다. 그는 “시나리오를 볼 때는 일단 현실과 단절돼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간다”며 “그 이야기 속에 빠져 있다가 현실로 돌아왔을 때 독자가 스스로 생각할 여지를 주는 시나리오가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감독은 “지금 방영 중인 드라마 <백년의 유산>에 참여하기 전, 고민이 매우 많았는데 매우 잘 소화하고 있는 듯하다”며 “지금은 본인이 맡고 있는 김철규 역을 소화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백년의 유산>의 소재나 내용이 타 드라마들과 비슷했기에 <백년의 유산>에 참여하는 것을 꺼렸다고 한다. 그런데도 그가 참여한 이유는 김철규라는 인물에 흥미를 느꼈기 때문이다. “마마보이에 바람까지 핀 김철규라는 캐릭터는 호감까지는 아니더라도 시청자들이 채널을 돌리지 못하게 하는 힘이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 힘을 실현하기 위해서 그는 우선 캐릭터 자체의 거부감을 없애고자 했다. “내가 어떤 말투, 어떤 정체성을 갖고 임해야 김철규란 캐릭터가 시청자들이 꼴 보기 싫고 재수 없지만 앞으로의 행동이 궁금해질까 연구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최원영씨는 김철규란 인물을 분석 후 그에 맞는 의상을 찾기 위해 시장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시장을 돌아다니다 윗면은 구두인데 밑창은 에어맥스인 신발이었다”며 “마마보이지만 외부에서는 버젓한 재벌 2세의 모습을 가진 그에게 딱 맞아 보였다”고 말했다. 시청자들의 완벽한 몰입을 위해 구두 하나까지 신경을 썼던 것이다.

특강을 주최한 김 감독은 “시나리오를 가장 잘 보는 사람 중 하나는 배우이고, 정말 잘 쓴 시나리오는 배우가 꽂히는 시나리오다”며 “배우 중에서도 시나리오를 잘 읽고, 캐릭터를 철저하게 분석할 줄 아는 최원영씨의 이야기를 통해 많은 도움이 됐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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