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 > 기획
지식 거래 속 불편한 진실, ‘과제 대행’
김정은 기자  |  smpkje83@sm.ac.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3.06.03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대학생 A는 요즘 고민이 있다. 열심히 한 과제들이 낮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A는 친구로부터 혹할 만한 제안을 듣게 된다. 과제 거래 사이트에서 A+ 받은 과제들을 짜깁기하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것. 이러한 유혹에 A는 망설이고 있다. 이와 같이 대학교 내부에는 과제를 열심히 행하는 이도 있지만 학생들 일부는 ‘과제 대행’을 일삼고 있다. 실제 대학생들의 ‘과제 대행’은 어떻게 이뤄지며, 이러한 행태가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지 알아보자.

교과부가 발표한 표절 행위
타인의 창작물 ‘짜깁기’도 포함


과제 대행은 엄연한 ‘표절’
그러나 처벌할만한 근거 없어

‘과제 대행’ 이란

  대학생들 사이에는 ‘과제 대행’이라는 말이 통용되고 있다. 이는 타인의 과제 를 사거나 본인의 과제를 파는 행위 혹 은 혹은 의뢰를 받고 과제를 대신 작성 해주는 행위를 가리킨다. ‘대행’이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과제를 본인이 직접하지 않고 돈을 매개로 과제를 거래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인터넷 중개 업 체, 블로그∙카페 등을 통해 이뤄지고 있 다. ‘레포트 월드’와 ‘해피 캠퍼스’가 과 제 거래 및 대행이 이뤄지는 대표적인 사이트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이트들의 원래 목적은 대학생들이 과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정 보를 공유하며 도움을 주고자 개설한 것 이다. ‘인터넷상에 널린 정보 속에서 시 간을 낭비하기 보다는 목적과 주제에 맞 게 정리가 잘 된 타인의 과제를 참고하 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레포트 월드’ 관계자 말에서도 알 수 있다. 현재 대학 생들이 이용하고 있는 행태와는 거리가 멀다. 이와 같이 대학생들은 ‘지식 거 래’라는 미명 하에 타인의 과제를 구매 해 그대로 베끼거나 여러 과제를 구입해 짜깁기해 제출하는 식으로 악용하고 있 는 것이다. 

 다양한 과제 대행 구조

  과제 대행업체의 대표적 사이트인 ‘해 피 캠퍼스’를 조사해 본 결과, 현재 국 내 대학생의 67%가 회원으로 절반이 넘 는 대학생들이 이러한 과제 대행업체를 이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한편 해 당사이트를 통해 판매된 금액은 회원등 급에 따라 40~60%의 수익금을 얻는 형 태를 띠고 있다. 또한 대학생들이 혹할 만한 ‘레포트 A+받은 자료’와 같은 문구로 홍보하고 있었다. 자료 등록 후에 는 사이트가 알아서 홍보, 결제 등의 일 처리를 담당해주기 때문에 자료 등록하 기만 하면 대학생 누구나 돈을 벌 수 있 는 구조를 보였다. 이러한 자료는 500원 부터 5000원 선에서 거래된다.  

   이러한 사이트에 올라오는 자료들은 주 로 표지에 제출일자와 과목명, 교수명까 지 적혀있는 것으로 보아, 이미 제출했 던 과제를 재활용한 것임을 알 수 있었 다. 누군가 이미 활용한 과제이기 때문 에 이를 그대로 제출할 경우 표절에 발 각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러한 사 이트를 이용하는 대학생들은 표절을 피 하기 위해 주로 여러 과제를 구매해 수 정하는 식으로 교묘히 빠져나가고 있다.  하지만 이를 불신하는 학생들은 과제 대행만 전문으로 하는 사이트를 이용 하고 있었다. 일반 과제 대행업체는 주 로 과제 거래를 중개하는 것이라면 과제 대행 전문 사이트는 의뢰받은 이가 돈 을 받고 과제를 대신 작성해주는 것이 다. ‘레포트 친구’‘레포트 천사’ 같은 사 이트와 개인 블로그 등이 대표적 사례이 다. 이러한 형태의 과제 대행은 이름, 주 제, 과목, 분량, 제출 기한 등의 요구 조 건을 알리고, 메일을 통해 과제와 돈을 거래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과제 대행 알바, 잇따르는 범죄

  최근 ‘과제 대행 알바’라는 지능형 신종 아르바이트까지 등장했다. 인터넷 한 포 털 사이트에 과제가 너무 많아 대신 과 제를 해 줄 사람을 찾는다는 구인의 글 이 올라온 사례가 있다. 이는 과제 대행 을 전문으로 하는 사이트와 비슷한 방식 이며, 단순히 이미 활용된 과제를 사고 파는 가격보다 훨씬 높게 책정돼 1만원부터 5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었다. 그러나 과제 대행 알바로 인한 범죄까 지 잇따르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최 근 일부 대학교 학생 커뮤니티에 올라온 피해문에 따르면 본인의 과제물이 유출 돼 누군가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 당수가 수업 커뮤니티 등에서 유출되거 나 조별로 함께 작성한 과제물이 조원 중 한 명에 의해 유출된 경우이다.  본지에서 실시한 ‘과제 대행’ 설문 결 과를 통해서도 본교 역시 소수의 학우가 자신이 모르는 사이 타인에 의해 과제가 유출∙판매되는 피해를 겪은 적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피해를 입은 이희령(아동복지 09) 학우는 “과제를 함께 한 조원 중 한 명이 허락도 없이 과제물을 사이트에 판 매했다”고 답했다. 이에 판매되고 있는 것을 발견한 후 어떻게 해결했는가라는 물음에 “공동으로 만든 과제물이지만 그 당시에는 어떠한 조취도 취하지 못했다” 라며 억울해했다. 그 외의 다른 학우들 역시 피해 당한 것에 대해 어떠한 조취 도 취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또한 과제 대행 아르바이트로 인한 범 죄와 관련해 사이버수사범죄팀은 ‘특정 인터넷 사이트라는 공간 속에서 발생한 문제이기 때문에, 이를 방임한 과제 거 래 중개 사이트 또한 저작권법 방조 혐 의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제 대행, 늘어나고 있는 이유

  대학생들 간 과거부터 계속되어 온 ‘과 제 대행’. 과제 거래 사이트만 현재 100 여개에 다다른다. 과제 대행이 이뤄지는 이유는 과연 무엇이며 이와 관련된 사이 트 또한 끊임없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 일까? 과제 거래 및 대행 사이트와 관련 블로그를 보면 상당수가 시간이 부족하 거나 과제에 어려움이 있다는 등의 이유 로 과제를 거래하고 있었다. 또한 블로 그에 달린 댓글을 보면 ‘여러 과제를 짜 깁기했을 때, 더욱 완성도 높은 과제를 작성할 수 있다’라는 이유로도 과제를 구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본교 의사소통센터 김응교 교수는 과제 대행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대 학생들이 공부할 시간이나 충분히 생각 할 여유가 없는 삶을 살고 있는 것도 하나의 이유라고 볼 수 있지만, 학생들은 근본적으로 표절이 범죄라는 인식을 갖 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문서 표절 시스템의 실효성

  점차 심각해지는 과제 대행에 따라 각 대학들은 문서 표절 시스템을 각각 도입 했다. 본교 또한 스노우보드를 통해 표 절방지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시스템 도입 후에도 과제 거래 및 대행 사이트가 지속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현재 국내 도입된 대부분의 문 서 표절 시스템은 문장 순서나 단어 등 을 교묘하게 바꿀 시, 표절임을 읽어내 지 못하는 한계점을 지니고 있었다. 따 라서 문서 표절 시스템을 도입했음에도 학생들은 버젓이 과제를 사고팔며 베끼 고 있는 것이다.

 
 과제 대행, 법적 처벌 여부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발표 한 표절 관련 가이드라인(2008)에 따르 면 ▲짜깁기와 논문 무단 인용 ▲여섯 단어 이상 무단 인용 ▲타인의 창작물을 자신의 것처럼 이용하는 경우 등으로 명 시돼 있다. 이것을 보면 과제 대행 역시 표절의 한 사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과제 대행이 엄연히 표절행위임에도 불 구하고 아무런 법적 제재없이 지속되는 현상에 대해 가천대 경찰안보학과 윤민 우 교수는 “법적으로 엄연한 표절이지만 처벌을 할 수 없다. 처벌은 피해자가 있 거나 경찰 스스로 인지해서 수사하는 경 우에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과제대행 의 경우 피해자가 없다. 과제 대행에 있 어 피해자는 표절을 당하는 자인데, 이 는 과제를 올린 당사자이기 때문에 스스 로 신고하지 않는 이상 처벌할 근거가 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과제를 온라 인 공간에 판매한 것은 누군가 재활용해 도 된다고 묵시적 인정을 한 것이므로 형사상의 범죄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대책을 묻는 질문에 “과제 대행에 대한 법적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문제는 쉽지가 않다. 다만 교칙으로 처벌하거나 문서 표절 시스템을 통한 시간과 노력이 뒷받침됐을 때 과제 대행 방지 정도는 가능하다”고 답했다.

김정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만취상태 남성 본교 동아리방 침입해
2
숙대신보, 총장직선제 도입을 묻다(2)
3
상상의 힘이 미래를 바꾼다
4
처음 만나는 이를 위해
5
“낯설게 불러 주세요”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
발행인 : 강정애 | 편집인 겸 주간 : 육성희 | 편집장 : 한예진 | 발행처 : 숙명여자대학교|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정애
우)140-742 서울특별시 용산구 청파로 47길 100 숙명여자대학교 숙대신보사
행정실 ☎ 710-9150 (Fax) 706-2695 / 편집실 ☎ 710-9721 / 9152
Copyright © 2019 숙대신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mnews@sookmyu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