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자신의 20대 시절을 다단계로 보낸 피해자를 만났다. 자신의 일이 다단계인지 모른 채 시작했던 그는 다단계라는 것을 안 뒤에도 큰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은 욕심에 벗어나지 못했다며 지난 시절을 후회했다.
  최근 많은 대학생들이 일반 기업처럼 포장하는 다단계들의 꼼수에 의심 없이 빠져드는 경우가 많다. 또한 다단계는 본인에게 요구된 실적을 채워야 수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실적을 올리기 위해 물건을 팔고, 자신의 돈으로 물건을 사게 되는 다단계의 늪에서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한다. 이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대학생들은 대출로 인한 빚쟁이로 전락하고 만다.

  이러한 비상식적인 운영을 인지한 상태에서도 피해를 입는 이유는 다단계업체가 감언이설로 순수한 학생들을 유혹하기 때문이다. 다단계 업자들은 소수의 최고등급인 사람을 보여주며 ‘너희도 열심히 하면 저렇게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불어 넣는다. 그 희망 때문에 다단계임을 깨달은 후에도 벗어나지 못하고, 심지어는 가족과 친구를 잃은 채 정말 옳은 길이 무엇인지를 망각하게 되는 극심한 상황에 까지 치닫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다단계는 교묘한 수법으로 법을 피하고 있다. 가입 후 3개월 이내에만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그 기간 내에 피해자가 다단계임을 눈치 채지 못하도록 일반 기업체 행세를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피해를 보상 받을 수 없는 학생들은 신용불량자 딱지를 붙이게 된다.
  몇 년 째 불법 다단계로 인한 피해 대학생들의 실태 기사만 되풀이 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해결책은 존재하지 않는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피해자들을 위한 법을 제정하는 것이다. 이제는 단순히 매일 발생하는 뉴스나 기사라고 생각하며 무책임하게 넘어갈 사건이 아니다. 더 이상 되풀이 되어선 안 되는 우리 모두의 문제임을 깨닫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김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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