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 피해자 인터뷰

다단계로도 돈은 벌 수 있다. 그렇지만 그것은 단 3%에게만 해당되는 경우다” 이모씨(35세ㆍ남)는 20대에 다단계를 처음 접해 약 10년간 종사했다. 다단계를 시작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이 하는 일이 다단계라는 것을 깨달았지만 그는 더 이상 다단계로부터 벗어날 수 없었다. 그에게서 지난 10년간의 다단계의 실상에 대해 들어봤다.

어떻게 다단계를 접하게 됐나

  20대 초ㆍ중반, 지인을 통해 처음 다단계를 접하게 됐다. 그 당시 다단계를 통해 얻을 수 있었던 수익은 적을 땐 몇 만원에서 많을 땐 한 달에 80~100만원 정도였다. 수입이 적은 경우가 더 많았고, 돈은 벌어지지 않았다. 많이 버는 경우가 있어도 활동비라는 명목으로 일정한 금액을 회사에서 착취해갔고 그 비용이 더 나갔다. 다단계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생활고가 찾아왔다. 그 때가 20대 중반쯤이었다.

 일을 하면서 다단계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나

  처음엔 몰랐다. 사실, 처음부터 다단계라는 것을 알고 시작하는 사람은 얼마 없다. 처음부터다단계라고 대놓고 말하면 사람들이 꺼려하니까 보통 일반회사에 자리가하나 났다는 듯이 권하는 식으로 가입하게 된다. 일을 하면서 어느 순간 다단계라는 것을 깨닫게 됐는데 나갈 생각은 하지 않았다. 소수이긴 하지만 다단계로 큰돈을 버는 사람이 존재한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에 계속 제품품목을 바꿔가며 사업을 했다. 등록했던 회사로는 하이리빙, 아메이, NSP, 통신은 NRC 등등이 있다.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전보다 더 많이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손을 놓을 수 없었다.

 다단계는 어떻게 운영되나

  다단계는 보통 판매원의 인간관계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지금은 많이 보편화돼서 길거리에서 가입을 유도하는 경우도 있지만 거의 지인을 통해 영업활동을 한다. 일반적으로 다단계하면 매스컴에서 비춰지는 감금을 한다던가, 폭력을 사용하거나 핸드폰 뺏는 등의 강압적인 모습을 생각한다. 물론 이런 경우도 실제로 존재한다. 그런데 확대 해석된 경우가 많고, 일반적으로 다단계에 가입하면 각종 모임이나 행사 등에 의무적으로 참석을 강요받게 되는데, 이 모임에 나가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나갈 수 있다. 오히려 언론에 보도된 다단계의 강압성, 폭력성보다 더 위험한 것은 ‘말’이다. 다단계라는 걸 깨닫고 나가려고 하면 아직 잘 몰라서 그런 것이라며 여러 감언이설로 사람을 세뇌시킨다. 결국, 나중에는 나가고자 하는 마음조차 사라진다. 다단계인 걸 알면서도 계속 하는 것이다.

 왜 사람들이 다단계에 혹한다고 생각하나

  사람들이 혹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다단계를 통해서 돈을 버는 사람은 존재한다. 문제는 돈을 못 버는 사람이 돈을 버는 사람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많다는 것이다. 다단계에 뛰어드는 사람 특징이 다단계를 통해서 부자가 된 사람을 보고 너도나도 가입하게 되는 거다. 다단계는 능력 있는 사람을 3%정도로 본다면 나머지 97%가 손해를 본다는 것이다. 그 밖에도 사람들이 다단계에 혹하게 되는 이유는 다단계판매 제품에 나 스스로 혹하게 되면서 다단계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내가 혹해있으니 다단계의 나쁜 점들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때문에 판매자가 처음 다단계를 접하고 제품이 실제로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 그 주위에 소개를 하는 것으로 다단계는 시작된다. 때문에 제품이질적으로 나쁘지 않으니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을 놓지 못하게 된다.

 다단계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법적 조항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원래 공제조합에서 다단계 회사를 규제하는 것이고, 피해가 발생했을 때 조합에서 보상을 해줘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래서 현재 우리나라에서 다단계 피해를 예방하거나 보상하기 위해서 다단계 사업을 할 경우 공제조합에 사업등록을 하도록 하고 판매자가 다단계 업체로부터 피해를 당했을 때 손해보상을 해주는 것이 기본적 시스템으로 도입되어 있다. 그런데 보상을 받는다는 사실 자체가 흔치 않다는 것이 문제다. 현재의 법은 피해사항이 3개월 이내일 경우 보상을 해주는데 피해자가 다단계인 것을 깨달은 후에는 이미 3개월이 지난 경우가 많아 보상을 못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법적 조항을 강화시키면 다단계 피해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본다. 또한, 다단계 피해 대학생 비율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각종 기관이나 대학교에서 수업을 통해서 학생들에게 확실하게 업체에 대한 개념정의 등을 교육시킨다면 대학생들이 다단계와 일반 마케팅을 구분하지 않을까 한다. 교육적인 측면이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다단계로 피해를 겪고 있는 학생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학생들이 불법 다단계로 인해 피해 입는 상황을 보면 안타깝다. 대학생들의 경우, 한 번에 큰돈을 벌기 위해 대출을 받고, 그 돈을 갚지 못해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다단계를 시작하면서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대출을 받기 전에 꼭 기억해야 한다. 물건을 사는데 대출까지 받아서 구입하는 경우는 없다. 즉, 업체 측에서 대출을 학생들에게 유도한다는 것은 이미 불법 피라미드 형태의 다단계라는 것을 인지해야한다.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단계를 잘 모른 채 합법과 불법을 따지고 있다. 사실 이러한 문제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 우리나라는 다단계가 이미 법으로 등록돼있지만 다단계 업체들은 교묘히 법망을 빠져나간다. 결과적으로 보면 합법이지만, 불법인 피라미드인 경우가 많아 결국은 옳지 못한 업체라는 거다. 대학생들은 다단계를 시작하기 전에 구체적인 지식이나 정보 없이 돈을 목적으로만 이러한 업체들에 가입한다. 때문에 이러한 오류가 발생하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무조건 돈을 벌겠다는 목적으로 다단계에 가입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혹시라도 돈에 대한 욕심으로 다단계를 하고 있다면 당장 그만 둬야 한다.

 다단계로 돈을 벌려고 하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은 말은, 일확천금의 꿈을 꾸지 말라는 것이다. 다단계를 시작하는 학생 대부분이 빠른 시일 내로 큰돈을 벌 생각으로 사업에 손을 대지만, 한 번에 큰돈을 버는 경우는 거의 없다. 특히 어린 대학생의 경우 손해만 보고 끝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대학생들이 휴학을 하고 대출까지 받으며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을 보면 정말 안타깝다. 다단계를 시작하기 전에 다단계에 대한 개념을 파악하고 정보를 갖는 다면 대학생들이더 이상 피해를 겪는 일이 없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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