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8일 대한문 앞 광장에서 공지영 작가의 신작 ‘의자놀이’ 북 콘서트가 열렸다. 의자놀이는 쌍용자동차 사태를 기록한 책이다.

 쌍용자동차 사태는 2009년 쌍용자동차가 노동자 2,646명을 부당하게 해고한 것에서 시작됐다. 노동자들은 이에 대항해 파업을 벌였고 공권력은 최루탄과 테이저건 까지 발사하며 파업을 진압했다. 해고 노동자들은 3년째 복직투쟁을 이어오고 있고, 그 과정에서 지금까지 2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번 북 콘서트는 이 사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유도하고자 마련됐다. 이런 비상식적인 사태를 아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관심이 없다. 심지어 ‘그런 일이 있었나?’ 한다. 사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일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대학생인 우리만 해도 등록금 마련에 취업준비까지 내 할 일 하기도 벅차다. 내 미래를 준비할 시간에 다른 사람의 일까지 신경쓰는 일은 어리 석어 보이기까지 한다.

 우리의 이런 무관심은 지난달 연달아 일어난 ‘묻지마’범죄로 이어졌다. 한 실직자는 패배감을 못이겨 복수의 칼을 들었고, 전과가 있던 남자는 범죄자라는 사회의 낙인 때문에 또다시 범죄를 저질렀다. 물론 그들은 범죄자로서 마땅히 죗값을 치러야 하지만, 이른바 사회적 ‘루저’들에게 우리가 보냈던 수많은 냉대와 무관심이 우리의 치안과 목숨을 노리는 부메랑이 됐다는 인상을 버릴 수 없다.

 다르덴 형제의 영화 ‘자전거 탄 소년’에서는 아빠에게 버림받은 시릴이라는 소년이 등장한다. 아무에게도 관심 받지 못한 시릴은 말썽을 일으키다 사만다라는 여자를 만난다. 사만다는 시릴에게 관심을 갖고 그를 열심히 보살핀다. 결국 영화는 시릴이 잘못을 뉘우치고 사만다와 함께 행복한 삶을 사는 것으로 끝이난다. 바쁜 세상, 나 혼자만을 책임지기도 버겁게 느껴지지만 조금만 여유를 갖고 누군가의 사만다가 된다면 또 한명의 시릴이 우리와 함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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