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세마리는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동요다. 실제 곰은 가사 내용과는 달리 가족단위의 집단생활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말은 영화 미쓰마마의 마지막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직전 나왔던 문구다. 이 문구를 통해 감독은 아마 ‘세상에는 다양한 모습의 가족이 존재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한국 사회에서 미혼모의 이미지는 너무나 좋지 않다. 사람들에게 미혼모는 ‘성적으로 문란한 여자’라는 편견이 뿌리깊게 자리하고 있다. 아이를 낳아서 책임지고 양육하고 있음에도 그들은 칭찬이 아닌 손가락질 받는다. 또한 아이 아빠와 헤어진 것이 너무나 다행이고, 지금 현재 아이와 단 둘이 사는 것이 기쁘지만 주위 사람들은 그런 그들의 말을 믿지 않는다. ‘미혼모는 불행하다’는 편견에 당당하게 ‘아니다!’라고 유쾌하고 생생한 답변을 하는 엄마들이 있다. 바로 미쓰마마의 주인공, 김현진(27세), 장지영(29세), 최형숙(40세)씨다.

 

셋은 비슷한 면도 많지만 너무나도 다른 가치관을 갖고 있기도 하다. 우선 김현진씨는 현재 두 살된 딸을 키우며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이다. 그녀는 앞으로 아이와 자신이 먹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지금 공부를 하는 것이 더 옳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녀는 남자도 아이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과 재결합을 하거나 양육비라도 지급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녀의 전 남자친구는 둘 사이에 생긴 아이의 존재도 알고 있지만 양육비는 보내줄 수 없다는 문자를 보내고 유학을 준비 중이다. 김현진씨는 ‘나 같이 매력적인 사람이 어떻게 평생 혼자 살 수 있어’라며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을 확신하고 그 둘사이의 로맨스를 꿈꾸는 전형적인 20대 여자다. 한편 29살의 장지영씨는 김현지씨와 달리 결혼에 대한 미련이 없다. 연애에 대한 환상도 없다. 그녀는 ‘결혼을 하지않아 기쁘다, 하지만 내 아이와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진심으로 생각한다. 그녀는 자신을 결혼을 못한 ‘미’혼모가 아닌 결혼을 ‘안’한 비혼모라고 주장한다. 또 그녀는 미혼모를 다룬 드라마에서 항상 미혼모는 새로운 배우자를 만나 행복하게 끝나는 결말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 시청자이기도 하다. 미혼모로서 행복한 그녀에게는 오늘도 드라마가 미혼모로서 행복하게 살았다고 결말짓지 못하는 것이 의문이다.

마지막으로 최형숙씨는 미혼모가족협회에서 인권운동가로 일하고 있다. 그녀는 아이의 아빠와 비교적 잘 소통하고 있는 편이다. 그런데 어느 날 아이 아빠가 결혼한다는 소식을 전하고, 최형숙씨는 알 수없는 씁쓸함과 허탈함을 느끼게 된다. 그녀는 당연히 아이 아빠의 부인을 아이가 ‘새엄마’라고 불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른 미혼모들의 생각은 그렇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그녀는 ‘그러면 만약 내가 결혼했을 때 내 아이는 생부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내 배우자를 아저씨라고 불러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던진다. 미쓰마마는 어두울 수 밖에 없는 소재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진솔한 생활상과 그들의 속마음을 이끌어 내면서 사실적인 미혼모들의 삶을 유쾌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회적 편견에 맞서며 그녀들은 오늘도 당당한 비혼모로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 영화를 보면 은연중에 ‘나도 미혼모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었구나!’라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그리고 영화의 끝부분에서는 편견을 가졌었다는 것이 미안해짐과 동시에 왠지 모르게 코끝이 시려지고 그들의 용기에 박수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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