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강 - 철학자 강신주 박사

 

                 ▲ 외부에서 특강을 하고 있는 강신주 박사의 모습

 지난 4일(목), ‘문학공부에 철학이 필요한 이유’라는 주제로 철학자 강신주의 특강이 열렸다. 강연이 진행된 진리관에는 100여 명의 학우들과 외부인들이 강 박사의 특강을 듣기 위해 참석했다. 사회를 맡은 권성우(한국어문 전공) 교수는 “우리 대학에는 철학과가 없어 학생들이 철학에 대한 시야를 넓히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강신주 선생님의 특강을 통해 학생들이 철학적 사고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특강 개최의 취지를 밝혔다.

  강신주 박사는 “숙명여대 학생들은 너무 착하고 성실해서 문제다”라는 말로 강의를 시작했다. 교수들이 원하는 대로, 사회가 원하는 대로만 행동하는 학생들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이세상에서 가장 슬픈 사회는 장미가 좋다고 해서 다 장미로 피어있는 사회”라고 말했다. 그는 인문학은 ‘나만의 꿈과 감정이 있느냐’로 정의되기 때문에 인문학을 공부하는 대학생들은 자신만의 꿈과 감정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문학이란 나와 다르게 느끼고 표현하는 사람들의 존재를 통해 타인의 존재를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문학을 하는 사람들은 어떤 ‘척’을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학을 한다는 것은 여러분 자신이 자신으로 꽃피는 것이다”며 “어른이 원하는 꿈, 성장하며 어느 순간 받아들인 꿈이 아닌 진정 자신이 원하는 꿈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수영 시인의 <사령>을 낭독하며 ‘자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진정한 자유는 고통을 수반한 억압을 느낄 때 가능한 것인데, 여러분은 고통을 느끼기 싫어 너무나도 쉽게 자유를 포기한다”며 “자유로워야만 나만의 감정과 꿈에 충실할 수 있기 때문에 자유를 지키려고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그는 ‘단독성’의 정의에 대해 언급했다. “단독성은 다른 것과 교환 불가능하다는 것을 말한다”며 “우리가 사용하는 형용사는 모두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예쁘다’ ‘공부를 잘한다’ 등은 모두 ‘누구보다’라는 비교 대상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예로 들며 청중들에게 비교 불가능성을 전제로 사랑을 해본 적이 있냐고 물었다. 이어 누구처럼이 아닌 가장 자신답게 사랑할 때 베르테르의 사랑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인문학의 주어는 ‘나’이며 작가의 표현 방식에 집중하기보다 나의 감정에 충실해서 문학을 감상할 때, 진정으로 그 작가가 표현하고자 한 것에 공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의가 막바지에 다다르자 그는 청중들에게 자신만의 글을 쓸 수 있는 작가가 돼라고 조언했다. 그는 끝으로 “여러분만의 꿈과 감정을 담아 진심으로 작품을 느끼길 바란다”며 김수영 시인의 <사령>을 다시 낭독했다. “너무 성실하기보다 좀 강하게 행동하고, 원치 않는 길을 갈 수밖에 없다면 그 길을 가는 내 자신을 우스워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숙명여대 학생들이 꿈을 이루며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로 강의를 끝마쳤다.

  이날 강의에 이경진(교육 11) 학우는 “2시간 동안 강신주 선생님께 호되게 혼난 기분이다”라며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아닌 사회가 원하는 것을 좇는 요즘 대학생들이 꼭 들어야 할 강의였던 것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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