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태점검 - 교내 장애학생 시설

 

‘우리학교가 장애학생 복지 최우수 학교라고요?’ 지난 2011년, 교육과학기술부가 전국 331개 대학의 장애학생복지 지원실태를 평가한 결과, 본교가 장애학생 복지 최우수 학교로 선정됐다. 그러나 우리학교의 장애학우들은 이에 대해 의아해 하고 있다. ‘나와 같은 장애인이 우리학교를 온다고 하면 말리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현재 본교의 장애 편의 시설은 매우 열악하다. 이에 본지에서는 본교 장애학생 시설의 실태를 점검해 봤다.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은 본래 ‘주차가능’ 표지를 부착하고, 반드시 보행 장애가 있는 자가 탑승한 차량만 사용 가능하다. 그러나 주차가능 표지는 장애인 본인이 아니라 보호자도 붙일 수 있다. 때문에 보행 장애인이 탑승하지 않은 경우에도 주차구역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또 주차가능 표지를 부착하지 않은 차량도 주차 공간이 부족한 경우 장애인 전용 주차 구역을 사용해 정작 보행 장애인들이 주차구역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비가 오는 날이면 더욱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

 *장애인을 위한 통로*
본지에서는 지난 1242호에서 명신관에 경사로가 생기지 않은 점을 짚은 적이 있다. 그러나 문제는 명신관 만이 아니다. 순헌관은 물론 제2창학 캠퍼스도 경사로 없이 계단만 즐비하다. 경사로가 있는 새힘관과 진리관도 문제다. 경사로의 각도가 너무 급해 수동 휠체어를 혼자 끌고 올라갈 수 없기 때문이다.
  엘리베이터도 장애학우들에게 불편함을 준다. 학생회관과 학생식당은 엘리베이터가 없어 장애학우들의 출입이 불가능하다. 장애학우도 엄연한 학생이고, 장애학우의 복지와 관련된 사회봉사실이 학생회관에 위치하고 있지만 이들은 학생회관에 출입할 수가 없다.
  진리관의 경우 엘리베이터가 짝수 전용과 홀수 전용으로 나뉘어져 있어 장애 학우에게 불편함을 준다. 이용자가 많은 시간에 짝수와 홀수를 구분해서 탈 여유가 없기 때문에 잘못 타게 되면 다시 계단을 이용해야 한다. 목발이나 휠체어를 사용하는 보행장애학우들에게 이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안내 시설 및 위생 시설*
점자 블록 및 경보 설비가 의무적으로교내에 설치돼야 하지만 본교 캠퍼스 어디에서도 점자블록이나 경보 설비를 볼 수 없다. 가장 위험한 지역은 제1캠퍼스와 제2캠퍼스를 연결하는 횡단보도다. 횡단보도에 별도의 경보 설비가 없기 때문에 시각장애학우들은 건널 때마다 고충을 겪어야 한다.
  화장실도 장애학우들에게는 큰 산이다. 순헌관과 같은 구식 건물에는 장애인 화장실이 따로 구비돼있기는 커녕 양변기도 설치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다른 건물도 모든 층에 장애인 화장실이 구비돼 있는 것이 아니기에 장애학우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학교 측과 장애학우 입장*
본교 건설팀 관계자는 “신축 건물은 장애인 편의 시설을 최대한 완벽하게 설치하려고 노력 중이다”며 “기존 건물도 장애학우들의 편의를 도모하는 방향으로 개선하려고 노력 중이나 예산이나 건설 부지 등 여러 항목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개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장애학생지원센터 관계자는 “구조 문제 외에 점자블록, 수면실 등의 장애학우를 위한 시설을 확충해 장애학생들이 편리하게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본교 지체장애학우 박소리(법 01) 학우는 “학교가 취업경쟁률에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복지 수준을 높이는 것에도 신경을 써줬으면 한다”며 “특별 대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비장애인과 동등한 위치에서 출발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조치를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학교 학생들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타학교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며 “신입생 OT나 모든 학생들이 모일 수 있는 자리에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한 자리가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이며 시설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인식 문제도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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