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 방 예약하는 것이 수강신청 할 때보다 더 떨려요” BSL(Black Soul Ladies)은 유명 힙합 크루의 초청을 받아 공연한 경력도 있는 빵빵한 실력의 소유자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동아리 방이 없어, 동아리 방을 찾아 오늘도 헤메고 있다. BSL의 소박한 꿈은 동아리 방을 갖는 것이라고 말하는 BSL회장 박미선(미디어 11)학우를 만나봤다.

1. bsl은 무엇을 하는 동아리 인가?

힙합과 R&B를 좋아하는 20명의 학생들이 활동하고 있는 동아리에요. 힙합 음악을 연습하면서 흑인음악 전반에 관한 것을 공유해요. 또한 해오름제, 청파제 등 학교 축제에서 공연을 하기도 하고, 홍대, 대학생 힙합 페스티벌 등 외부에서 공연을 하며 대중들에게 흑인음악을 알리는데 기여하고 있죠.  

2. bsl에 들어가기 위한 자격요건이 있나?

자격요건은 특별히 없어요. 저희 동아리는 공연진과 비공연진으로 나눠져 있어서 음악은 좋아하지만 공연에는 자신없는 학우들도 부담없이 지원할 수 있죠. 공연진에 지원한다고 해도 노래는 정말 연습한 만큼 결과물이 나오기 때문에 음치만 아니면 되요. 실제로 동아리 구성원들의 학과도 매우 다양해요. 한국어문학부, 미디어학부, 미술대학, 컴퓨터 공학과 학우까지 있죠. 음악에 대한 열정만 있으면 누구나 동아리 식구가 될 수 있어요.

3. BSL은 동아리 방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디서 연습하나?

방학 때는 학생회관에서 연습해요. 학생회관에는 거울이 있는 큰 방이 있거든요. 아시다시피 저희는 공연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동아리기 때문에 거울이 있는 방에서 연습하면 실제 공연장에서 공연할 때의 동선을 구상하기 쉬워요. 하지만 이런 방은 모두가 예약하고 싶어하고,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학기 중에는 거의 사용하지 못해요. 그래서 빈 강의실을 전전하며 연습하고 있죠.

4. 동아리 방이 없어서 가장 서러웠을 때는?

눈치 보면서 연습해야 할 때 가장 서러워요. 경비아저씨가 오셔서 나가라고 하진 않을까, 다른 강의실에서 수업하시는 교수님이 시끄럽다고 항의를 하시진 않을까, 다른 동아리와 예약에 서로 오해가 생겨서 문제가 생기진 않을까하고 말이에요. 실제로 이과대학의 큰 강의실을 빌려서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경비아저씨가 오셔서 전기세가 아깝다고 나가라고 하신 적도 있어요. 강의실 크기에 비해 학생 수도 적은데 연습을 하고 있으니까 그러셨겠지만 그때 정말 서러웠죠.

5. 동아리 방이 없어서 불편한 점은?

노래를 하는 유명한 동아리들은 그 동아리가 직접 녹음하거나 믹스한 곡들을 갖고 있어요. 그런데 녹음할 때는 잡음이 들어가면 안돼요. 그러나 저희가 주로 이용하는 강의실들은 방음이 전혀 되질 않아서 녹음에 잡음이 들어갈 수밖에 없죠. 그래서 안타깝게도 저희 동아리는 독자적인 곡이 없어요. 또한 동아리 방이 없어서 안정적으로 모일 수 있는 곳이 없어요. 그러다보니 연습환경이 열악해질 수밖에 없죠. 가입했던 친구들이 이러한 이유로 탈퇴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그런 모습 볼 때마다 ‘동아리 방이 있었으면 탈퇴하지 않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어서 아쉽고 안타깝죠.

6. 열악한 환경에서도 많은 활동을 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은?

정말 뻔한 이유일 수도 있지만, 간단해요.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열심히 활동하니까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해요. 동아리 구성원 중에는 학과장을 하고 있는 사람도 있고, 과제가 정말 많은 미대생도 있고, 심지어 고시를 1년 미루면서까지 활동했던 사람도 있어요.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좋아서 하는 활동이니까 가능하지 않았을까요(웃음).

7.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말 실력도 있고, 활동도 많이 하는 동아리인데, 동아리 방을 꼭 배정해 줬으면 좋겠어요.  다른 학교의 흑인음악 동아리소속 사람들은 "너네처럼 잘하는 동아리가 동아리 방이 없어?"라면서 깜짝 놀라기도 해요. 또, 학교에서 공연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줬으면 좋겠어요. 저희 같은 경우에는 공연을 위주로 하는 동아리인데, 클럽을 대여하지 않는 이상 공연할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거든요. 다른 학교에서 공연을 하려고해도 개인적으로 연락을 취하기엔 한계가 있어요.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준다면 지금보다 더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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