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25시]

  지난 25일 열린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한 졸업자를 만났다. 그는 “내가 몇 년만에 졸업하는 거지?”라며 손가락으로 햇수를 세다 “제가 학교를 좀 오래 다녔거든요”라며 쑥스럽게 웃었다.
  이처럼 ‘대학 4년’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점점 많은 대학생들이 휴학
을 하고 있다. 휴학이 ‘전공 필수’ 마냥 한 번씩은 거쳐야 하는 관문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 학년이 올라갈수록 휴학을 하는 학생 수가 점점 더 늘어난다. 이들은 강의실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을 경험하기 위해 학교를 떠나곤 한다. 한편 다수의 학우들은 취업을 위해 잠시 학업을 중단하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는 왜 꼭 휴학을 하면서까지 취업준비를 해야 하는 것일까. 과거에는 취업 준비를 위한 대학생들의 휴학이 흔한 일이 아니었다. 오히려 빨리 졸업을 한 것이 미덕이기도 했고,
‘대졸’이라는 것 자체가 엄청난 스펙이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사회가 안정되고 교육이 확대 되면서 대학 진학은 당연한 일이 됐다. 그러다보니 대학을 나온 것만으로는 소용없는 현실이 됐다. 같은 대학생들보다 ‘더 잘난’ 대학생이 되기 위해 많은 학생들이 학업을 보류하고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우리는 청춘에 하고 싶은 일을 못한 것을 후회하는 어른들을 보곤 한다. 어떤 이들은 늦은 나이에 하고 싶은 일에 다시 도전하기도 한다. 그들은 지금 이 청춘이 무엇을 위한 시간인지 되새겨볼 것을 조언한다. 우리가 언젠가 대학시절을 돌아봤을 때 그저 ‘먹고 살기 위한’ 취업 경쟁이 뛰어들어 자신의 꿈을
잊은 채 뛰어가던 날만이 보인다면 이들과 똑같은 후회를 할지도 모른다.
  만일 휴학을 준비하고 있는 학우가 있다면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보자. 휴학 후 하려는 일이 과연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인지, 그저 안정적인 미래를 위해 남들을 좇아가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남보다 앞서기 위한 맹목적인 경쟁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미래를 위한 준비로 대학시절을 보내는 것이 더 의미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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