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스마트폰, 하이브리드카, 에너지 발전 아파트 선보여

  지난 15일, 사상초유의 전국적인 정전사태가 발생했다. 며칠 동안 쌀쌀했던 날씨가 하루 사이에 갑작스럽게 더워지면서 급증한 전력수요를 예비전력이 따라잡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 사건으로 도심 곳곳에서 시민들이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사고가 발생했고 양계장에서는 수백 마리의 닭들이 폐사하기도 했다. 이 피해를 금전적으로 환산하면 148억여 원에 달했다고 한다. 단 하루 동안의 날씨변화가 엄청난 재앙이 된 것이다.

  이처럼 금전적으로나 자연적으로 큰 재앙을 일으키는 주범은 과학이다. 과학의 발전은 인류에게 많은 혜택을 가져다주기도 했지만 심각한 환경오염의 문제를 낳았다. 냉장고와 에어컨, 소화기 등이 그 예로 이 물건들은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해주는 발명품이다. 그러나 이 물건들은 프레온가스를 배출시켜 오존층을 파괴해 지금의 환경오염을 초래했다. 과학에서 비롯된 이러한 재앙은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이미 지구 면적의 19%에 달하는 땅이 사막으로 변했고, 북극의 빙하는 2014년이면 대부분 녹아 없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모순되게도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도 과학이다. ‘친환경 기술(eco-tech)’이 그 해결책이다. 친환경 기술은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고 천연자원의 사용도 줄일 수 있도록 고안된 기술을 의미한다. 오늘날 이 기술은 농업에서 부터 IT산업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 이용되고 있다. 농업에서는 합성화학물질 대신 유기물과 미생물 등을 이용해 작물을 재배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고, IT산업에서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을 생산할 때 환경에 유해한 물질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 IT산업에서의 친환경 기술은 태양광을 사용한 스크린 스마트폰이 대표적이다. 이 스마트폰은 액정자체가 태양광을 흡수해서 얻은 에너지로 작동된다. 야외 조명에 6시간가량 노출시키거나, 실내조명에 이보다 좀 더 긴 시간을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충전이 가능한 것이다. 태양광 스크린 스마트폰은 이전에 출시됐던 태양열 스마트폰이 태양열 배터리를 따로 부착해야하는 것보다 한 단계 더 발전된 형태이다.

  그 외에도 자동차 산업에서는 친환경 기술을 이용해 ‘하이브리드카’를 개발해냈다. 하이브리드카는 전기로부터 에너지를 얻는 자동차를 뜻한다. 기존의 자동차가 뿜어내던 매연에는 지구온난화의 주원인인 이산화탄소가 다량 포함돼있지만 하이브리드카는 이 가스를 발생시키지 않는다. 또한 전기를 이용한 방법 덕분에 기존의 자동차보다 소음이 매우 적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사실 하이브리드카는 1873년에 가솔린 자동차보다도 먼저 제작됐지만 배터리의 무게와 충전 시간 등의 문제로 실용화되지 못했었다. 그러나 20세기부터 환경오염의 심각성이 큰 화두로 떠오르면서 하이브리드카가 다시 주목받았고, 친환경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서 이제는 도로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게 됐다. 얼마 전에는 남산을 순환하는 버스가 모두 전기버스로 교체돼 새로운 서울의 명물이 되기도 했다.

  이러한 친환경 기술은 일상생활에도 깊숙이 활용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친환경 기술과 아파트의 접목이 주목받고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유비쿼터스(Ubiquitous) 기술이다. 유비쿼터스 기술은 사용자가 네트워크나 컴퓨터를 의식하지 않고 장소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정보통신 환경이 사용된 기술을 의미한다. 이 기술을 이용한 아파트 내부의 주차시스템은 주차 중인 자동차나 움직이는 사람의 동선에 따라 CCTV가 작동되고 조명이 켜진다. 이 시스템덕분에 24시간 조명을 켜 놓아야했던 기존의 주차시스템보다  효과적으로 전기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 또한 친환경 아파트는 실질적으로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관리비를 절감해줘 공급자와 수요자 양 측의 입맛을 모두 맞춰주고 있다.

  친환경 기술은 더 나아가서 아파트 스스로가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해 낼 수 있도록 발전했다. 아파트 자체가 작은 발전소 역할을 하는 셈이다. 현대건설의 한 아파트는 지속가능한 발전인 태양광 발전과 소형 풍력 발전 그리고 지력 발전을 이용해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기는 아파트 옥상에 설치돼 각 가구에 전기를 공급하고 소형 풍력 발전은 가로등 및 조명에, 지열 발전은 노인정과 보육시설 등의 냉난방 시스템에 적용되는 방식이다.

  산업의 각 분야에서 일고 있는 이러한 친환경 기술 발전을 뒷받침해주기 위해서 정부에서도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친환경 주택을 지지하는 <그린홈 100만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과 당장 내년 1월부터 하이브리드카를 사면 최대 600만원까지 각종 세금 감면의 혜택을 주기로 하는 것이 그 일환이다. 더불어 환경보호를 생각하며 소비하는 것이 번거롭고 귀찮다는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 지난 7월에 ‘그린카드(Green Card)’를 출시하기도 했다. 그린카드는 가정에서 전기, 수도, 가스를 절약하면 에코마일리지를 제공하고 친환경 제품을 구매할 때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카드이다.

  이에 대해 한국산업기술원의 녹색기술전략실 김정태 전임연구원은 “미래의 환경오염은 지금보다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친환경 기술을 이용하는 산업이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친환경 기술의 전망을 밝게 봤다. 하지만 그는 “진정한 환경보호를 하려면 친환경 기술보다는 환경그대로를 보존하려는 기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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