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회 사법고시 합격자 곽여산(법 06) 학우

▲ 곽여산(법 06) 학우는 고시를 준비하는 데 있어 ‘꾸준함’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최윤정 기자>

- 합격한 소감이 어떤가
  결과를 보는 순간 가장 먼저 ‘다행이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공부를 다시 하라면 감당하기 힘들 것 같아요.(웃음)

- 사법고시에 어떻게 지원하게 됐나
  법학과이다 보니 수업을 들으면서 법조계에서 일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법이라는 건 사회에서 공식적으로 통하는 규칙이고, 그만큼 영향력이 크잖아요. 특히 실무에 참여하고 싶었죠. 현장에서 뛰는 방법은 여러 가지겠지만, 사실 그때는 사법시험을 보는 방법밖에 떠오르지 않았어요. 그래서 2008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했죠.

 

무조건적인 암기 아닌 출제 의도 파악이 중요


- 많은 양의 공부를 해낸 비결은
  저는 처음부터 무조건 오래 공부하려고 마음먹지는 않았어요. 공부는 습관이 들지 않으면 쉽게 지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조금씩 시간을 늘려가면서 공부했죠. 하루의 생활 계획도 최대한 단순하게 짰고요. 또 꼭 문제를 풀거나 몰입하지 않더라도 고시반에 가서 하나라도 더 읽어보고, 앉아 있으려고 했어요. 하지만 시험이 가까워져 오면서부터는 하루 평균 10시간씩 꼬박 공부만 했어요. 스톱워치로 제가 집중한 시간을 재가면서 했더니 더 도움이 됐죠.

- 시험 대비는 어떻게 했나
  1차 시험을 준비할 때는 기출문제를 많이 풀었어요. 시험이 객관식으로 출제되다 보니 문제 푸는 요령을 습득하기 위해서였죠. 물론 과목 특성상 많이 외우기도 했어요. 교과서를 읽고 핵심 내용을 정리하는 건 기본이고요. 논술형인 2차 시험의 경우에는 답안지 작성 연습을 많이 했어요. 학원을 다니면서 3일에 한 번 씩 모의고사를 봤죠. 시험에 나오는 7과목 전부를 다 보는 것을 한 순환이라고 해요. 보통 시험을 치르기 위해서 4번에서 6번 정도 순환을 하죠. 3번째까지는 학원 스케줄에 따라 공부했고, 그 다음부터는 혼자 책을 보면서 복습했어요.

- 합격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다른 많은 응시자들도 그렇겠지만, 얼떨결에 붙었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아요. 모두가 열심히 하기 때문에 ‘누구보다 무엇을 잘 하거나 열심히 했다’고 말하기도 쑥스러워요. 하지만 한 가지 신경을 쓴 것이 있다면 답안을 쓸 때 최대한 암기해서 썼다는 티를 안내려고 한 것이에요. 그 문제의 의도를 이해한 뒤 제대로 알고 쓴다는 것을 답에서 표출하려고 노력했죠. 그걸 좋게 봐주신 거라고 생각해요.

- 고시 공부를 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
  ‘꾸준히’를 강조하고 싶어요. 고시 공부를 하는 동안은 기복이 많은 것도, 몰아서 하는 것도 안 좋아요. ‘시험 전에 한꺼번에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조금씩이라도 매일 보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죠.

- 공부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없나
  법학 과목은 워낙 공부해야 하는 범위가 방대해요. 게다가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죠. 거기서 오는 압박감이 가장 저를 많이 괴롭혔던 것 같아요. 공부 해야 하는 분량에 비해서 주어진 시간이 너무 적어서 스트레스를 받았죠.

 

방대한 분량에 대한 압박감, 생활 속에서 해소하려 노력

 

- 슬럼프나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결 했나
  특별한 일탈은 하지 않았어요. 못했다는 표현이 맞을 수도 있네요. 고시공부는 하루라도 쉬면 흐름이 끊길 수 있기 때문이죠. 스트레스가 쌓이면 간단히 저녁을 먹고 나서 잠깐 산책을 하는 정도였어요. 2차 시험을 준비할 때는 요가와 같은 운동을 했어요. 몸도 풀고 마음도 비울 겸 시작했죠.

- 사회에 진출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초조하기도 했을 것 같은데
  사실 고시 공부를 하다보면 정해진 내용만 계속 보기 때문에 한 방향으로만 머리가 굳어가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어요. 다른 친구들이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시야를 넓혀나가는 모습을 보면 제 자신이 정체돼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죠. 하지만 스스로 선택한 일이고, 또 내가 해야 할 일은 공부라고 생각해서 포기하지 않고 계속할 수 있었어요.

-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물론 고시를 준비하다보면 붙기 어렵다는 생각도 들고,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도 들 거예요. 하지만 내가 나를 믿지 않으면 그 누구도 나를 믿어주지 않아요. 스스로가 열심히 잘 하고 있다고 믿어야 다른 사람도 그렇게 여기거든요. 한 번 공부를 시작했다면 자기 자신을 믿고 열심히 밀고 나가는 것이 중요해요.

- 3차까지 모든 과정이 끝나고 나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하고 싶나
  지금 생각은 여행을 가고 싶다는 것뿐이에요. 합격하기 전에는 여행을 가도 머리에 계속 시험에 대한 걱정이 맴돌았거든요. 이제는 그런 고민들 다 내려놓고 머리를 완전히 비워보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어요.

- 앞으로 포부는
  법조인으로서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에 일조할 수 있다면 감사할 것 같아요. 제가 고시를 준비하는 내내 꿈꿔왔던 일이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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