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 in 숙명人- 카페 ‘하하허허’ 창업자 박은경(컴퓨터 과학 09) 학우

  ‘사회적기업’ 창업을 목표로 카페를 창업해 누구보다 치열한 20대를 살아가는 이가 있다. 약자를 돕는 큰 사업을 하고 싶다는 박은경(컴퓨터과학 09)학우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여러 단체의 지원속에서 마음 맞는 사람들과 팀을 이뤄 창업을 시작한 그는 지난 6월부터 달려와 벌써 3개월 차 창업인이 됐다. 직접 방문한 ‘하하허허’ 카페는 한정된 공간 속에서도 많은 것을 담아 마치 작은 문화 공간을 연상케 했다. 자신의 최종 목표를 향해 달리려면 아직은 준비단계에 불과하다는 그는 하루하루 카페 사업에 열정을 쏟고 있다.

 

▲ 카페 ‘하하허허’에서 만난 박은경 학우(컴퓨터과학 09)가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 = 김지원 기자>

 

  -창업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평소 사회적 기업에 관심이 많았어요. 사회적 기업은 일반 기업과는 달리 수익 창출 목표로 하지 않죠.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 및 사회서비스 제공 등 사회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거든요. 때문에 사회적 기업을 창업하는 것은 봉사를 좋아하고 큰일을 무서워하지 않는 제게 구미가 당기는 사업이라고 생각해왔어요. 그런데 때마침 주변 지인 소개로 서울시에서 주최하는 사회적 기업 특강을 듣게 됐어요. 유명하신 CEO분들의 강연을 듣고 나니 사회적 기업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더 커지더라고요.

  -창업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사회적 기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한국 사회적 기업 진흥원’ 및 ‘하자센터’가 주최하는 ‘청년등 사회적 기업가 육성 사업’의 도움을 받아 창업을 시작하게 됐어요. ‘청년 등 사회적 기업가 육성 사업’은 혁신적인 창업 아이템을 가진 청년 등에게 공간, 자금, 멘토 등을 제공하는 사업이죠. 그곳에서 마음이 맞는 사람들을 만나 사업계획서를 만들었죠. 우리를 포함해 몇 개의 팀이 뽑혔고 3천 만원정도의 자금을 1년간 지원 받게 됐어요. 이렇게 창업을 시작하게 됐죠. 약 2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 6월부터 영등포구청역 하자 센터 건물 내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어요.

  -창업 준비 과정에서 힘들었던 점은

  뭐든 처음이 가장 어렵잖아요. 사전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지역 조사 및 우리 팀의 강ㆍ약점을 알아보고, 카페 내 콘텐츠는 무엇을 실을 것인가 등등을 계획하는 과정이 가장 힘들더라고요. 또 여덟 사람이 모여 팀을 이루어 활동하다 보니 의견 충돌과 같은 문제도 많았죠. 전 나서서 일을 도모하기보다 뒤에서 끌어주는 스타일이었어요. 제 색깔이 있었고, 그걸 알고 있음에도 드러내지 못했거든요. ‘착한 사람 콤플렉스’로 인해 남이 하자는 대로 했었죠. 헌데 이곳에서는 그런 게 먹히지 않았어요. 이런 면을 팀원들이 지적했을 때 많이 힘들었죠. 전 더 공격적으로 다가가서 일을 하고 발전시켜야 했어요.

  -극복한 비결이 있다면

  분야별로 자신 있는 파트는 나눠 맡았어요. 디자인, 경영, 기획면 등에서 두각을 내는 사람들이 각각 자발적으로 참여했죠. 또 객관적 시각에서 우리 팀을 바라보기 위해 노력하니 약점이 보이기 시작했고 이를 보완하기가 훨씬 수월했죠. 서로가 자신의 강점을 파악하고 그것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하지만 무조건 강하게 밀어붙여도 안 되고 저처럼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지 않고 숨겨서도 안 되죠. 둘 사이의 조율을 통해 타인과 잘 어울리고 문제점도 쉽게 해결하려 노력하니 극복이 되더라고요. 나만이 가진 특징이나 특색이 있다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최대한 활용했어요.

  -창업 후 변한 것이 있다면

  먼저 마음가짐이 변했어요. 남에게 의지하고만 살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내 능력을 살려 ‘우뚝 서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덕분에 이제는 혼자서 자립하는 것이 힘들지 않아요. 또한 사회적 기업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보니 주변 지인들에게 이를 알리기 위해 항상 노력하는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됐어요. 물론 저부터도 사회적 기업에 관련된 경영 지식 및 정보를 재빠르게 습득하려고 노력해요. 그것뿐만 아니에요. ‘하고자 하는 일을 시도하면 언제나 길은 보인다’는 교훈도 얻었죠. 한번은 아픈 고양이를 카페에서 돌보게 됐는데, 그 고양이를 위한 모금활동을 시작하자 무료로 진료해주는 수의사를 소개 받는 등 주위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이 일을 계기로 내가 뭔가를 할 때 도움을 청하면 나와 같이 움직이려는 사람을 충분히 찾을 수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죠. 생각하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손을 뻗어 길을 찾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자신의 사회적 기업의 최종목표가 있다면

  ‘위캔 쿠키(Wecan cookie)’라는 수녀님들이 만든 회사가 있어요. 장애인을 고용해서 수없는 반복 학습을 해요. 그 뒤, 수제 쿠키를 만들 수 있게 되면 대량생산을 시작하죠. 또한 다른 사업으로 ‘딜라이트’ 보청기를 예로 들 수 있어요. 직원들이 보청기를 직접 생산하고 그것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곳이에요. 즉 저는 이윤 남기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 그런 사회적 기업을 만드는 게 최종 목표에요.

  -창업을 꿈꾸는 학우들에게 조언한다면

  우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게 급선무에요. 좋아하는 일 내에서 시작하는 것을 권해요. 내안의 것을 최대한 활용하고 끄집어내는 거죠. 작은 아이템부터 시작해서 생각을 뻗어나가면 창업을 준비하는데 도움이 될 거에요. 저를 예로 들자면 봉사를 좋아하는 것, 연극과 같은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을 살려 ‘문화적 사회적 기업’을 꿈꾸듯이 말이에요. 더불어 내게 도움이 될 주변인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필요해요. 이 과정에서는 나와 비슷한사람만 고집하지 말고, 다양한 사람과의 어울림도 필요해요. 그들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게 참 많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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