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3대 총학생회장 박자은(인문 08) 학우 인터뷰

 

▲ 제 43대 총학생회장 박자은 학우. <사진 = 한지윤 기자>
  ‘강철 여대생’이라 불리는 스물 세살 여대생이 있다. 본교 제 43대 총학생회장 박자은(인문 08)학우다. 인터뷰를 하기로 한 25일(금) 낮 12시, 학교 앞 카페에서 그녀를 만났다. 수줍게 들어오는 그녀의 얼굴엔 이젠 학생회장으로서가 아닌, 평범한 여대생으로서의 얼굴이 더 짙게 보였다. 제 43대 ‘진짜 총학생회’의 임기가 막바지에 이른 11월. 그를 만나 본교 학생회장으로서의 지난 한 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 참 다사다난한 한해였다. 2011년은 어떤 한 해였나
  정신없이 바쁜, 그렇기에 더욱 잊지 못할 한 해인 것 같다. 작년 후보시절로 돌아다녔던 때가 얼마 안된 것 같은데, 사실 이런 인터뷰를 하는 시점이 왔다는 것도 믿기지 않는다. 임기가 끝나가는 지금 시점에서는 후련함도 있고, 아쉬움도 많이 남는다.

- 삭발 투쟁부터 시위까지. 유독 등록금 인하 실현을 위한 활동이 많았다
  등록금을 마련 못해 힘들어하는 학우들을 보면서 이 문제가 이젠 정말 감당할 수 없는 사안이 됐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봤을 땐 어느 날 갑자기 삭발을 한 것 같지만, 그 이전에 학교 각 부서와의 만남, 온라인 등록금 동결 서명 등의 과정이 있었다. 삭발은 학생 대표자들이 그만큼 등록금 문제 해결에 대한 강한 의지가 있다는 걸 표명한 일이었다. 삭발 이후 성과로 본다면, 학우들 사이에서 등록금 문제가 재조명 됐고, 그렇기에 촛불시위까지도 이어진 게 아닐까 생각한다.

- 유독 정치인과 함께한 활동이 많은 것 같다
  올해는 시기적으로 사회적 의제가 많았고, 그 속에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피력할 의제가 특히나 많았다고 생각한다. 반값등록금 문제가 그러했고, FTA 시위 또한 국민들 사이에 합의되지 못한 부분이 있는 전 국민적 사안이기에 참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의도 한건 아니지만 이런 문제 해결 과정에서 정책을 생산하는 단위인 정당과 국회의원과의 만남이 잦아졌다.

- 이런 활동들이 숙대를 운동권 학교로 만든 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그런 시각을 갖은 학우 분들께는 죄송하다. 그러나 회장이 되기 전인 2008년, 당시 총학이 사회적 이슈에 나서지 않았던 것에 대해 많은 학우들이 지성의 정당인 대학생으로서 우리학교를 대표해 동참해야 했다고 전하는 것을 보며, 나 또한 대학생이라면 이런 사회적 의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게 맞다고 판단했다. 외부 활동을 하다보면 오히려 예전의 소극적 태도의 숙대에서 발전했다고 긍정적 평가를 해주시는 분들도 많다. 학우분들이 이런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 주셨음 한다.

-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야외 밥차’ 운영. 어려움을 없었나
  체력적으로나 금전적으로 어려움이 컸다. 초기엔 밥차가 학교에 들어오는 것이 금지되기도 했고, 음식준비부터 판매까지 모두 학생회가 했다. 예산이 모자라 사비로 음식 준비를 할 때도 있었는데, 잘 안 팔렸을 땐 남은 음식을 처리하는 문제도 있었다. 그러나 반값 등록금 실현이라는 취지가 있었고 함께 동참해주는 학우들이 있었기에 보람을 느끼고 의미가 있었던 사업이었다.

- 요구안 실현 문화제, 학 접기 등 모두가 참여하는 행사가 많은 한 해였다
  ‘학생회끼리만 하는’것 같은 모습을 보이기 싫었다. 단순히 ‘대표’가 아닌, 학우들의 의견을 직접 듣고 전하는 ‘전달자’가 되고 싶었고, 만 명의 학우들로 하여금 수혜자가 아닌 직접 목소리 내고 결과를 얻는 주체가 될 수 있단 걸 느끼게 하고 싶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등록금이 동결됐을 때, 어느 때보다 학우들로부터 축하문자를 많이 받았다. 이는 학우들이 직접 참여해 기쁨을 더 크게 느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 실천 공약 중 가장 만족하는 혹은 아쉬움 남는 공약이 있다면
  가장 만족하고 아쉬운 공약 모두 ‘등록금’과 ‘요구안’부분이다. 등록금 동결이 이뤄진 것은 무엇보다 기쁘지만 이것이 인하로 진행되기까지 또한 많은 과정이 남았기 때문이다. 요구안도 마찬가지다. 숙명인의 요구안을 학교에 전달 한 후, 실습물품 증대, 시설 확충 등 많은 단과대 요구안이 해결됐다. 그러나 아직까지 학생자치, 특히나 동아리에 대한 지원이 약하다. 매번 나오는 공간 협소문제도 많은 해결책을 내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

- 다음 총학생회에게 전하고 싶은 당부나 조언이 있나
  개인적으로는 슬럼프가 올 때마다 선거운동을 하던 그 마음을 잊지 말라고 전하고 싶다. 하다보면 ‘정말 내가 뭐하고 있지’란 좌절감이 오기 마련이다. 그 때마다 추운 날씨에도 학우들을 위해 일하겠단 일념하나로 선거유세를 하던 ‘지금’을 떠올렸으면 좋겠다.
  대내적으로는 학우들의 자치부분에 대해 더 많이 주목하고 찾아내 그것들을 개선해 나가는 총학생회가 됐으면 한다.

- 학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고맙고 죄송하다. 오히려 날 지켜보는 학우들이 더 마음 졸이며 고생했을 것 같다. 부족한 부분이 많았지만 대표자로서 인정해줘 한 해를 누구보다 값지게 보낼 수 있었다. 이것이 끝이라고 생각지 않고 남은 임기를 포함해 이후에도 1년 동안 학우들에게 필요하다고 깨우친 부분들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 앞으로의 계획은?
  임기가 끝나가니 졸업이 코앞이더라. 일단은 못 들었던 수업을 들으며 졸업 준비를 하고 싶다. 또한 최종적 꿈인 연극배우가 되기 위한 길을 닦고 싶다. 물론 지금 당장은, 아직까지 해결 되지 못한 대학생 문제가 더 많은 해결책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활동을 좀 더 할 수도 있지 않을 까 생각한다. 항간에서는 ‘정치인’이 장래희망 아니었냐고 묻는 데 사실이 아니다. 내 꿈은 과거도 현재도 연극배우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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