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5-09 1217호

  중국에 도착하니 예상보다 상황은 더 안 좋았다. 한국보다 배는 더운 날씨에, 아무리 청소해도 냄새가 나는 방까지… 한 달도 안 돼 식중독도 걸렸다. 문화도 언어도 다른 곳에서 외로움이 사무쳤고 돌아가고만 싶었다. 그래도 이를 악물었다. 포기하기엔 난 아직 젊었다. 독하게 마음먹고 집부터 옮겼다. 학교에선 어눌한 중국어로 한 마디라도 더 해보려 했다. 노력해도 힘든 건 마찬가지였다. 그곳에서의 2년은 적응하기 바쁜, 벅찬 일상의 연속이었다.

  중국에서 2년 동안 복수학위를 취득하고 돌아온 한 동문의 이야기다. 그녀는 ‘막상 학위를 마치고 돌아오니 그것이 취업에 도움되는 ‘스펙’이 되진 않더라. 그래도 후회하지 않는다. 평생 할 고생을 한 번에 한 것 같은 그 경험만으로도 충분히 성취감이 있었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녀의 말처럼 20대에는 아프면서 많은 것을 배운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처음으로 돈을 벌면서 느끼는 서러움의 아픔도 있고, 무턱대고 도전했다가 실패하며 겪는 좌절의 아픔도 있다. 그러나 20대에게는 이런 아픔쯤은 ‘쿨하게’ 이겨낼 수 있는 ‘젊음’이라는 무기가 있다. 그게 바로 아픔을 무서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젊은 열정’이고, 그녀는 자신에게 이런 열정이 있다는 것을 정확히 알았다. 그러나 많은 20대들은 열정의 무기를 채 사용하기도 전에 포기하곤 한다. 흥미있는 일에 ‘한번 해볼까’하는 마음이 들더라도 선뜻 시작하지 못한다. 실패로 인해 인생의 젊은 날을 허비하게 될까봐 망설이고 머뭇거리다 끝내 포기한다. 그 사이 마음 속 존재하는 강력한 무기의 날은 서서히 무뎌져 간다.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그러므로 흔들리지 말고 담담히 그 성장통을 받아들이라고.’ 김난도 저서 <아프니까 청춘이다>에 나오는 이 구절처럼 아픔은 청춘에 있어서 반드시 거치고 지나야 할 문이다. 때문에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20대에겐 실패로 인한 상처를 아물게 해줄 열정이 있다. 이 ‘젊은 열정’을 잊지 않는다면 당신은 20대를 아프기에 더 찬란한 청춘으로 보낼 수 있지 않을까.

 

김지원기자 smpkjw79@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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