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미국 UN본부에서 ‘제55차 UN 여성지위위원회’가 열렸다. 연례적으로 개최되는 동 위원회는 세계 180여개국의 대표가 모여 국가별 여성 관련 입법·정책 등의 추진내용을 보고하고, 이를 토대로 범 세계적인 여성 권익향상을 위한 아젠다를 도출한다. 금번 동 위원회에서 우리 정부는 ‘여학생의 고정적인 성역할에 따른 진로선택 관행을 탈피하기 위해 법률, 과학, 기술 분야에의 여학생 진출을 장려하기 위해 실시하고 있는 4W 사업[4W 사업:「여성과학 기술인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여성과학기술인과 여학생간의 멘토링(WISE), 공학기술 인력양성(WATCH21),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설치·운영(WIST), 공학교육을 선도하는 대학을 지원(WIE)] 내용을 보고하면서 향후 여성의 교육과 직업능력 개발에 있어서 차별없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여성인력 활용도는 OECD 국가 중 하위에 머물러 있다. 특히 고용시장에서의 여성인력은 가장 늦게 채용되고 가장 먼저 해고되는 산업예비군의 지위에 있다. 최근 몇몇 전문직에 여성의 진출이 늘어나고 있으나, 이는 그동안 여성의 진출이 미미했던 직종에 여성의 수가 늘어난 것이지, 전체적인 구성비를 보면 아직도 여성은 비율적으로 상당히 낮다. 지금도 유수한 고학력 여성인력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가지지 못하고 가슴조리며 서성거리고 있다. 물론 총체적으로 실업문제가 사회문제이나, 여기에서 젠더적 상황을 짚어보면 여성은 더 열악하기만 하다. 그러나 국가는 이러한 결과를 대학에 그 원인을 떠넘김으로써, 대학은 상아탑의 역할보다는 취업훈련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중점을 두도록 하고 있다. 대학이 길러낸 유수한 인재들이 사회 모든 영역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책무는 국가에게 있다. 이제라도 국가가 그동안 소극적으로 대처했던 여성의 교육과 직업능력 개발에 적극적인 정책을 펼칠 것을 국제적으로 천명하였으니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해 본다.
‘21세기는 여성의 세기’라고들 한다. 이 슬로건은 가용할 산업인력이 제로상태가 되어, 마지막 남은 여성인력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여성에게도 기회가 부여되는 것은 아니다. 이에 대한 여성들의 준비가 필요하다. 더불어 대학은 여학생들이 각 분야의 전문인력으로 육성될 수 있도록 인문적 소양과 창의적인 지식 그리고 리더로서 자질을 갖추도록 전인적인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실용학문의 육성을 통하여 전문적 지식과 다양한 경험을 겸비하게 함으로써, 대학에서 배운 지식과 지혜가 각인의 삶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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