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국가대표선수들의 금메달 행진은 계속됐습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동안 대표팀들은 기존 목표치인 금메달 65개를 넘어 70개 이상의 금메달을 따냈다. 국민들은 박태환 선수의 경기를 보며 그가 3관왕이 되는 기쁨을 함께 누렸고, 장미란 선수가 부상을 극복하고 금메달을 거머줬을 때는 함께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사격에서 무려 13개의 금메달이 나왔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사상 최고의 성적을 낸 사격선수들의 활약은 TV화면에서 잠시 나왔다 사라질 뿐이었다.
우리나라의 운동 종목은 국민의 관심도에 따라 ‘인기종목’과 ‘비인기종목’ 두가지로 나뉘는 것이 현실이고 이에 따른 대우도 확연히 다르다. 이와 같이 인기 종목과 비인기 종목이 극명하게 갈리는 것이 우리나라 체육계의 가장 큰 문제이다.
국가의 지원을 받는 것은 성적향상으로 귀결된다. 따라서 지원을 받지 못하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 관심을 못 얻어 또다시 지원을 못 받는 끝없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실제로 이러한 현실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종목이 많다. 선수 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조정, 럭비 등은 국가의 지원 부족에 ‘만년 꼴찌’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보통은 이러한 악순환의 굴레를 깨기 위해 국민들의 관심이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체육 전문가들은 국민의 관심보다 국가의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한다. 관련된 예로 지난 아시안게임 리듬체조에서 동메달을 선사한 손연재 선수를 들 수 있다. 손 선수는 KB국민은행의 후원에 힘입어 리듬체조 개인전 종목 사상 첫 메달을 딴 주인공이 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국민에게 외면당했던 리듬체조는 대중의 많은 관심을 받는 인기 스포츠가 됐다.
스포츠는 국민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수단이지만 일부 인기종목에만 관심과 지원이 치우쳐 있어, 오늘날에도 ‘비인기종목’의 설움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이 아닌 국가의 정책적 지원을 ‘인기종목’에 편중하지 않고 골고루 지원한다면 더 이상 설움은 없을 것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육상, 조정 등의 약세 종목에서도 금메달 소식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전 종목이 모두 발전해 우리나라가 진정한 스포츠 강국으로 발돋움할 날을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