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저출산 인식 개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지난 11일(목)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이 프로젝트의 첫 번째 행사인 ‘대학 학보사 간담회’가 열렸다. 이번 간담회에는 김동섭(조선일보) 논설위원과 권순우(KBS) PD 및 신순철(인구보건복지협회) 본부장과 우리학교를 비롯해 고려대ㆍ서강대등 15개 대학의 학보사 기자가 참여했다.

김동섭(조선일보 논설위원)  2005년 평균 출산율이 1.8명으로 떨어지자, 정부는 부랴부랴 18조원을 쏟아 부었어요. 이듬해 출산율이 1.18명, 2007년에는 1.27명까지 올라가자, 하락고삐를 잡은 게 아니냐고 했죠. 그러나 그 이후 출산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어요. 바닥이 어딘지 모르고 하락하고 있죠.

최원석(성균관대학교 4학년) 요즘에 어린 아기를 보기 힘든 것 같아요. 노년층만 늘어나고 있죠. 우리나라는 동방예의지국이 아니라, 동방노인지국이 되가는 것 같아요.(웃음) 정부가 돈을 많이 들였는데도 출산율이 오르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작년에 핀란드에서 유학한 적이 있는데, 그 나라에서는 임산부에게 ‘엄마상자’를 제공하는 것을 봤습니다. 그 상자에는 육아용품부터 산모에게 필요한 지침서까지 다양한 출산용품이 담겨있죠. 이렇게 세심한 정부의 배려는 산모를 안정시키고 불안감을 해소시켜, 저절로 출산율을 높이는 효과를 내고 있어요.

김지원(추계예술대학교 4학년) 획기적인 생각이네요. 우리 정부는 무조건 돈을 준다고 아이를 낳으라고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경제적인 지원이 정말로 출산율을 높이는 효과를 낼 수 있을까요. 육아가 사회의 공통 의무라는 인식이 확대돼야 많은 사람들이 출산을 결심할 수 있을거에요.

송준호(추계예술대학교 4학년) 제 생각은 조금 달라요. 출산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우리세대의 결혼관이 변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과거에 결혼은 필수적인 관례로 여겨졌지만, 요즘은 아니죠. 우리 또래에게 결혼과 취업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하면 ‘취업’을 선택하는 학생이 많습니다. 직업을 갖는 것이 자아실현을 돕는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일단 결혼을 하는 사람이 적으니까, 출산율도 떨어지는 것 같아요.

이혜민(고려대학교 2학년) 직장 때문에 결혼을 안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요즘은 본인이 행복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결혼을 선택하죠. 여성의 경우, 결혼 후에 육아와 가사가 여자의 의무로만 지어진다면 당연히 결혼을 안 하겠죠.

홍경진(용인대학교 4학년)저도 워킹맘이 되긴 싫어요.(웃음) 너무 여성에게만 부담을 줘서 출산율이 낮아지는 것 같아요. 남성은 취직하고 결혼하는 게 당연하지만, 여성의 경우는 직장과 가정 중 하나만 고르거나 둘 다 잘해야 한다고 하죠.

김동섭(조선일보 논설위원)출산율이 낮아 지는 게 보육에 대한 부담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군요. 요즘 한국에서 양육은 신혼부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장인,장모의 고민거리이기도 합니다. 젊은 부부들이 그들의 부모에게 ‘아이를 키워주지 않으면 아이를 낳지 않겠다’며 출산파업을 선언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죠.

권순우(KBS PD) 물론, 아이를 키우는 것은 어렵죠. 그러나 실제로 아이를 낳고나면 주변에서 도움을 많이 주셔서 부담을 덜 수 있더라구요. 저는 아이 둘을 낳았어요. 여자이면서 피디라는 직업을 유지하는 사람들은 ‘일’에만 미쳐 살았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아요. 현재 KBS 여성간부 15명 중, 13명이 모두 결혼해서 아이를 둔 엄마에요. 이렇게 여자피디들이 아이도 낳고 직장도 다닐 수 있었던 것은 회사 내에서 육아휴직등의 제도가 마련돼 왔기 때문이죠.

권우현(서강대학교 3학년) 그건 KBS가 공기업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 아닐까요. 요즘 최고의 신부감은 초등학교 교사라는 말이 있어요. 공무원은 육아휴직을 받기 편하니까, 아이를 낳고 싶은 남성에게는 공무원인 여성이 최선호 신부감으로 여겨지는 거죠. 사기업에 취업한 여성들도 공기업에 취직한 사람만큼 혜택을 주면 좋을 것 같아요. 회사에서 육아겸직을 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면 출산율이 늘겠죠.

신순철(인구보건복지협회 본부장) 우리 정부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하고 있어요. 작년부터는 ‘아이 낳기 좋은 세상 운동본부’를 출범시켜, 지방의 자치단체별로 출산율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들을 해왔죠. 이 덕분에 언론에 ‘출산’과 관련된 소재의 기사가 많이 보도됐고, 출산율을 향상시키는 효과도 낳고 있죠. 기존에 진행되는 정책 말고 새로운 아이디어는 뭐가 있을까요?

손영희(고려대학교 2학년) 요즘처럼 이미지가 중요한 시대에서는 영상매체를 통한 홍보가 효과가 있을 것 같아요. 대중들은 활자보다 이미지를 더 쉽게 받아들이기 때문이죠. 정부가 마련한 정책이나 행사들을 광고로 찍어 홍보하면 좋겠네요.

신정숙(서울여자간호대학교 1학년) 저는 불임부부를 지원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주변의 사례를 보니까 아이를 낳고 싶어도 낳지 못하는 부부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자연적으로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부부들은 인공수정을 해야 하는데, 이게 굉장히 비싸다고 해요. 의료비를 정부가 지원해 준다면 출산율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요?

김준성(철도대학교 3학년) 출산이라는 측면에서 도와주는 것도 좋지만, 결혼을 빨리 하도록 장려하는 게 더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요즘 결혼을 늦게 하니까 출산율이 낮아지는 것 같아요. 부실대학을 줄이고, 대신 실업계고등학교를 늘려서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취직하는 사람이 많게 하는 건 어떨까요. 취직을 일찍 하면 결혼도 빨리 할 것이고, 아이도 많이 낳을 것 같습니다.(웃음)

김동섭(조선일보 논설위원) 결혼을 한다고 해서 반드시 아이를 낳는 것은 아니죠.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여성들이 많아요. 출산율을 높이려면 한국여성, 특히 중산층 및 여대생들이 왜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하는지 그 이유를 파악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임진호(가천의과대학교 3학년) 다문화 가정을 우리사회의 일원으로 포용시키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다문화 가정에서 교육봉사를 하고 있어요. 그들을 보면 우리 국민인데도 사회의 이방인 취급을 받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그들을 우리 국민으로 인식하고, 다문화 가정의 출산도 장려하면 출산율이 높아질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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