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펄벅 재단 45주년, 아시아 여성 연구소 50주년 맞아 공동으로 주최해

지난 11일, 백주년 기념관 신한은행홀에서 ‘현대 아시아 여성의 지위 변천과 21C 과제’라는 주제로 국제 학술회의가 열렸다. 이번 학술회의는 우리 학교 아시아 여성 연구소 창립 50주년과 한국 펄벅 재단 창립 45주년을 맞아 두 기관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베트남, 중국, 일본의 여성 학자들이 참석해 각 주제에 대한 발표와 논의를 전개했다. 오전 9시 30분부터 5시까지 진행된 학술회의는 총 3부에 걸쳐 이뤄졌다.
1부는 여성과 정치ㆍ경제ㆍ사회라는 주제로 진행됐으며, 2부는 여성과 교육, 3부는 다문화 사회와 여성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중국에서 가장 핵심적인 여성 연구기관인 베이징 대학교 여성연구 중심 웨이궈잉씨는 1부에서 중국의 직장 환경과 남녀 양성의 직업 발전에 대한 비교 분석 자료를 제시했다. 그는 “성별에 대한 전통적 인식이 직장 내의 불평등에 영향을 끼친다”며 “각계의 교육자와 관리자들은 성별 의식의 평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교육과 훈련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2부에서는 한국 직업 능력 개발원의 진미석 연구원과 이강주 연구원이 K-CESA라는 진단도구를 통해 한국 여대생의 핵심역량을 진단한 결과를 제시했다.
그들은 “여학생의 의사소통 능력과 글로벌 역량이 남학생에 비해 높은 반면, 종합적 사고력과 대인관계 역량, 자원정보 활용 역량이 낮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한 진 연구원은 “여학생이 취약한 역량이 직업세계에서 필수적인 역량들이기 때문에 대학에서는 이와 관련한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제공해야한다”고 말했따.
일본의 야마모토 카오리(아이치현립대, 사회학전공) 교수는 3부에서 일본 내의 브라질인에 대해 아이치현 자치단체가 펼치고 있는 다문화 공생정책에 대해 소개했다. 이어 그는 “민족 집단이 사회문화적인 영역에서 독자성을 지속하면 정치 경제적 영역에서의 평등이 가능해진다”며 “일본인 주민과 브라질인 간의 공동 관계의 형성이 통합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김이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다문화 가족의 언어 사용 및 세대간 전수 양상’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결혼 이민자들과 그들 자녀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이중 언어가족의 세대간 전수가 가족 내의 상황이 장기간에 걸쳐 작용한 성취라는 결론을 내렸다.
토론자로 참여한 강주현(정치외교학 전공) 교수는 김 연구원의 발표에 대해 “다문화 가정의 자녀와 이중언어문제는 학문적으로 미개척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연구 흐름과 내용에 대한 분석이 탄탄하다”며 “그러나 소수의 인터뷰 내용으로 일반화하기 어려우며, 인터뷰 대상의 선별이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방법론적 한계를 갖는다”고 말했다.
권도경(교육 08) 학우는 “중국 여성이 다른 아시아 국가 여성들에 비해 자국 내에서 지위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웨이 궈 잉씨의 발표에 나타난 자료들을 보니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며 “또한 우리나라에서 여성에 대한 논의가 페미니즘으로 치부되지 않으려면, 여성의 정치 참여와 기반확대가 절실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 여성 연구소는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학술회의와 함께 1층 로비에서 11일부터 12일까지 사진 전시회를 개최했다.
유서현 기자 smpysh78@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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