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중남미문화원의 정식 명칭은 중남미문화원 병설 박물관(이하 중남미문화원)이다. 30여 년간 중남미 지역에서 외교관 생활을 한 이복형 원장과 그의 아내 홍갑표 이사장이 대사시절 수집한 3,000여 점의 풍물을 박물관, 미술관, 야외조각공원에서 여실히 체험할 수 있다.


성채를 축소한 듯 고풍스러운 붉은 벽돌의 외관도 그러하지만, 박물관 중앙홀에 들어서면 미지의 세계 한가운데 선 기분이 든다. 마야ㆍ잉카ㆍ아스텍 문명 등 고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는 중남미 지역의 찬란했던 문화유산들을 통해 중남미의 역사와 생활상을 두루 살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백미는 나무와 가죽, 천, 칠기, 토기 등 다양한 재료와 색채를 이용해 만든 200여 점의 중남미 지역 전통 가면들이다. 제3전시실 흰 벽에 전시돼 있는 중남미 가면들의 강렬한 색채와 우스꽝스러운 표정은 우리나라의 토속 탈을 연상시킨다.


박물관 맞은편에 위치한 미술관에는 1층과 지하에 걸쳐 중남미 현대미술작품과 멕시코 원주민의 섬유공예품이 상설 전시돼 있다. 정열적인 중남미 문화를 반영하듯 원색적인 중남미 미술 작품들은 우리나라의 자수와 고궁 단청과 흡사한 느낌을 준다.


미술관에서 산책로를 따라 5분 정도 걸으면 붉은 아치형의 문이 나타나고 이내 12개 국 중남미 작가들이 기증한 40여 점의 조각품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야외조각공원을 비롯한 중남미문화원의 야외 산책로는 잘 가꿔진 정원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아름답다.

중남미문화원의 4월은 목련축제가 있어 더 일품이라는 그곳 직원의 귀띔이 있어 주변을 둘러보니 문화원 곳곳에 목련나무들이 금방이라도 꽃망울을 터뜨릴 듯 봄기운을 가득 담고 있었다. 또한 문화원 곳곳에 놓여있는 청동의자와 홍갑표 이사장이 손수 심었다는 묘목들, 관람객들을 맞이하는 다람쥐 한 쌍은 이곳을 평화로운 휴양지라고 착각하게 한다.


5,000여 평 문화원 가득 은은하게 들리는 라틴계열의 피리소리가 이국적인 정취를 더하는, 화장실마저도 중남미 유물로 꾸며져 있어 반나절 해외여행을 했다고 착각하게 하는 그곳, 중남미문화원을 추천한다.


■ 연중무휴 ■ 입장료 : 성인 4,500원 ■문의 : www.latin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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