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06호 2010년 10월 18일(월) 발간

국제중학교를 입학하려는 초등학생에서부터, 특수목적고등학교에 들어가려는 중학생, 명문대에 입학하고자하는 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모든 입시에 있어 올해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자기주도학습’인 것 같다.
그러나 지난 십 수년간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느끼는 것이 바로 ‘자기주도’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수학경시대회가 누가 수학에 정말 재능이 있나 보다는 누가 더 선행을 하고 누가 문제를 더 많이 보았는가를 보는 대회라며 개탄하던 모 대학 수학과 교수님의 한숨도 같은 이야기일 것이다. 내가 스스로 문제를 고민하고 또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며칠을 끙끙거리는 것을 본인도, 부모도, 사회도 기다려 주지 않는 것 같다. 스스로 먹거리를 찾아 이렇게 조리해보고 저렇게 조리해가며 먹어보기를 기다리기 전에 부모가, 학원에서, 과외선생님이 대신 다 만들어서 다른 집 아이들 보다 먼저 더 많이 우리아이 입에 떠 넣어 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우리의 교육시스템에 만족하고 우리아이의 미래를 위한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 모두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이야기 한다. 그런데 이렇게 이야기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의 최종 목표는 대학 입학까지만 인 것 같다. 대학까지만 잘 들어가면 그 나머지 인생은 그 것에 의해 크게 좌우됐던 시대도 있었고 지금도 많은 부분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을 부인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대학졸업장만으로 나머지 인생을 보장받을 수 없는 끊임없이 세계의 젊은이와 창의력 경쟁을 해야 하는 시대에 들어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교육 시스템으로는 창의성 있는 학생을 길러내기 어렵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어느 한 부분만 손대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교육 문제는 교육, 사회, 경제, 문화, 국민의식 등 사회 모든 시스템이 얽히고설킨 정말 난해하고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미래가 달려있는 해결해야만 되는 문제이다.
그 문제 해결을 위한 대학교육의 출발은 대학생의 능동적 자세에서 부터가 아닐까 생각한다. 지금의 대학생들에겐 보다 많은 선택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져있다고 생각된다. ‘자기주도’는 능동적인 것을 이야기하고 능동적이라는 것은 창의성의 기본이 된다. 수업을 통해 교수님으로부터 전문지식만을 배우는 것이 아니고 내가 앞으로 필요한 새로운 전문지식이 있을 때 그것을 어떻게 혼자 스스로 습득할 수 있는가에 대한 방법을 배워 나가야 한다. 그리고 다양한 활동에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대학에서는 동아리활동, 교환학생제도, 글로벌탐방단, 리더십그룹 활동 등 참으로 많은 대내외 교과 외 활동이 제공된다. 그러나 스스로 알아보고 지원을 하고 시간을 내어 활동하지 않으면 아무도 대신 챙겨주지 않는다. 오늘 학교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동아리모집공고를 한번 살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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