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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 없으면 백(back)되는 사회
남다정 기자  |  smpndj77@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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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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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자녀 특채 파문이 일파만파로 퍼져가고 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유 전 장관은 장관직에서 사퇴했으며 외교통상부에 근무하는 다른 외교관 자녀의 채용 과정에 대한 감사가 착수됐다. 뿐만 아니라 청와대, 대기업, 지방자치단체에도 고위층 자녀들이 특채됐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어 국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현대판 음서는 이 사회에 뿌리 깊이 박혀있던 것이다.
음서제도는 고려ㆍ조선시대 때 부(父)나 조부(祖父)가 관직생활을 했거나 국가에 공훈을 세웠을 경우, 그 자손을 과거시험에 의하지 않고 발탁하는 제도이다. 그러나 고려와 조선시대 모두 음서제도가 존재했지만 음서의 혜택과 인식에서 차이는 존재한다.
조선시대에서는 5품에서 2품 이상의 관리의 자녀로 그 수혜 범위를 축소했다. 뿐만 아니라 음서 제도로 관직에 오른 자는 사헌부, 사간원 등의 직책에는 오를 수 없게 해 과거합격자와의 차별을 뒀다.
또한 사대부 양반들은 그들 스스로 음서로 관직에 오른 것을 부끄러워했다. 조선시대에는 음서로 진출해 관직에 임용됐을 경우, 그 옆에 ‘음’(蔭)자를 붙여 과거제로 임명된 관리와 차별을 뒀다. 그래서 음서로 임용된 관리들은 끊임없이 과거에 응시해 ‘음’자를 없애려 했다고 문헌에 기록돼 있다. 당시 사대부 양반들은 순수한 능력이 아닌 혈통으로 나라의 관리가 됐다는 것을 수치스러워했다고 볼 수 있다.
예로부터 음서는 통한 인재등용은 과거제의 단점을 극복하는 대안으로 이용되곤 했다. 세종대왕은 이를 이용해 당대 최고의 과학자인 장영실을 등용했으며 조선 후기 실학자 이익은 훌륭한 인재를 추천해 등용하자는 ‘공거제’를 제안해 나라 발전의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려 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경우는 객관적인 시험 없이 특별히 채용할 만큼의 능력이 있는 자를 선발했을 경우에 한해서이다.
지난 8월 12일, 정부는 앞으로 5급 공무원 신규채용에서 50%를 특채 형식으로 뽑겠다는 ‘공무원 채용제도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 9일, 유 전 장관 딸 특채 파문으로 인해 이 방침은 현행 비율을 유지하는 것으로 중단됐다. 이와 같은 개선책이 ‘눈 가리고 아웅’인 임시방편이 돼선 안 된다. 정부는 공직 임용 제도를 재점검하고 고위공직자 자녀들의 특혜 방지 방안을 세워 특채 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보장해야 할 것이다.
특별채용은 ‘악’이 아니다. 그러나 특별채용이 능력있는 인재를 찾는 것이 아니라 기존 지배층, 고위층의 자녀들에게 집중될 때 그 폐해는 매우 크다. 고려는 음서제를 잘못 운영해 권문세족만이 군림하는 폐쇄사회로 변했고 이는 나라의 멸망으로까지 이어졌다. 우린 역사를 통해 ‘사회 부패의 가장 큰 원인이 바로 인사부패’라는 것을 마음 깊이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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