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부터 9월까지인 제 3분기의 극장가 매출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3분기의 수익은 지금까지 최고 기록이었던 2007년 3분기의 3천 276원을 훌쩍 뛰어넘어선 3천 783억 원을 기록했다. 사실 관객 수는 올해(4천 773만 명)보다 2007년(5천 128명)이 더 많았지만, 수익은 올해 상반기가 더 높았다. 이런 결과가 나타난 원인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2009년 이후로 영화 관람료가 1000원 씩 상승했다. 뿐만 아니라 일반 영화보다 관람료가 더 비싼 3D 영화가 등장하고, 성인 요금을 받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의 영화가 흥행하면서 관객 수에 비해 높은 매출액이 기록된 것이다.
  이번 극장가 호재의 중심에는 단연 <아저씨>와 <인셉션>이 있다. 지난 8월 할리우드 영화 <인셉션> 열풍이 시작된 이래, 2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한 원빈 주연의 <아저씨>가 6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가세했다. 이 구도가 9월까지 지속되면서 두 영화가 동원한 관객 수는 총 1천 183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런 현상은 소위 ‘쌍끌이 흥행 법칙’의 일종으로, 할리우드 영화와 한국영화가 비슷한 시기에 개봉해 동반으로 인기를 끈 것을 일컫는다. 올해 초 할리우드 영화인 <아바타>와 한국영화 <전우치>가 만나 약 1천 900만 명의 관객을 극장가로 불러 모으는 데 성공한 것도 이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
  여름 극장가의 또 다른 성공 요인 중 하나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의 흥행에서도 찾을 수 있다. 지난 3분기에 개봉한 영화 중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은 영화 <이끼>와 <악마를 보았다>는 각각 335만 명, 181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3분기 매출액을 신장시키는 역할을 했다.
  영진위 영화정책센터의 연구원 김경만 씨는 “이번 3분기에 국내외의 블록버스터 영화의 흥행과 추석 명절이라는 성수기가 만나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며 “유난히 길었던 추석 연휴 동안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관객을 골고루 불러 모았던 덕택이다”라며 지난 3분기에 유례없이 높은 수치가 나타난 원인을 분석했다.
  기록적인 흥행 결과를 남기면서 3분기를 마무리한 극장가는 앞으로 2010년 안에 개봉될 영화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이미 고수와 강동원 주연의 영화 <초능력자>는 미남 배우들을 앞세워 대중의 이목을 끌고 있으며, 영화 <추격자>의 감독인 나홍진 감독의 차기작 <황해> 또한 관객을 맞을 준비를 끝마쳤다. 할리우드 영화로는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1부>가 개봉을 앞두고 있어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김경만 씨는 “현재 전국매출액이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만큼, 지금까지의 추세대로라면 올해는 영화 산업 역사상 가장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희망적인 전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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