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열심히 쓴 흔적이 역력하지만, 노상 마주치는 문제점이 여전히 눈에 띄었다. 첫째, 사건이 비슷하며 그럴듯하지 않았다. 죽음, 이혼, 실직, 가족 간의 갈등 등을 다룬 작품이 많았는데, 아주 흔할 뿐 아니라 실은 매우 충격적인 사건이어서, 감동을 일으키기 어렵고 인과성 있게 전개시키기도 어렵다. 둘째, 내면성이 부족하였다. 인물들의 성격이나 행위 동기가 모호하고 사건 전개가 불합리하여, 깊이를 느낄 수 없었다.
1등으로 뽑힌 작품 역시 죽음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인물의 내면이 절실하게 그려졌으며  서술이 간명하고 콩트다워서 참신함을 얻고 있다. 2등 작품은 소재가 진부하지 않고, 비 냄새를 비롯한 여러 사물을 활용하여 심리를 표현하는 솜씨가 돋보인다. 3등 작품은 ‘비탈길’이라는 글제를 가지고 나름대로 사색하는 노력을 보여준다. 그것이 그럴듯한 사건과 인물로 표현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자기 글을 쓰려는 자세가 좋다.
콩트는 사람들이 벌이는 사건을 다룬다. 그러므로 평소에 항상 사람을 관찰하며 의미 있고 재미있는 사건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방법을 궁리할 필요가 있다. 남들이 만들어 놓은 이야기만 보면서 본뜰 게 아니라 사람과 현실 자체에 눈을 돌리면, 글 쓰는 이의 진정한 기쁨에 다가설 수 있을 터이다.

                             심사위원 : 우찬제(서강대 국문과 교수, 문학평론가)
                                        최시한(숙명여대 국어국문학전공 교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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