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러 대학들이 개혁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대기업이 인수한 모 대학의 경우 총체적인 구조개혁을 단행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전공의 교수와 학생들이 강하게 반발하였다. 또한 모 대학은 전 교수들의 강의평가 결과를 공개하여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하였다. 우리 대학도 예외는 아니었다.

새로운 학과의 신설, 정원 조정 등의 문제로 3월 한 달 동안 숙명게시판이 뜨거웠으며, 급기야는 특정 전공의 교수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대학본부는 본부 나름대로의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하였으며, 각 학부 또는 학과는 그들 나름대로의 이유를 들어 본부의 개혁방안에 문제를 제기하였으나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지금은 사태가 어느 정도 정리되어 잠잠해 졌지만 서로에게 받은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을 듯싶다. 

예전에 모 그룹의 총수가 부인만 제외하고 모든 것을 바꾸라고 말했던 것을 기억한다. 변화에 발맞추어 조직이나 구성원들이 바뀌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대학도 마찬가지이다. 현실에 안주하고 변화를 모색하지 않는다면 발전은커녕 생존조차 어렵게 되었다. 숙명 구성원 대부분 또한 우리 대학이 명실상부한 명문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변화와 개혁은 고통을 수반한다. 교수들은 새로운 교과목을 개발하여 강의해야 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평가방식에 따라 평가를 받게 될 수도 있다. 직원들 역시 새로운 행정업무 방식에 적응해야 할 지도 모르며, 학생들에게는 더 까다로운 졸업요건이 요구될 수도 있다. 이처럼 대학의 개혁은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인내를 필요로 한다. 

대학당국이 구성원들에게 개혁에 따른 고통의 감내를 요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대학 개혁의 방향과 절차가 정당성을 지녀야 한다. 개혁의 방향이 올바르고, 그 추진절차가 타당할 때 숙명 구성원들은 비로소 개혁에 동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개혁의 기본 방향은 첫째, 교육수요자인 학생들을 위한 것이어야 하며, 둘째, 우리대학의 장기적인 비전과 일치되어야 할 것이다.

대학 개혁이 성공을 거두기 위한 또 하나의 필요조건은 개혁 논의 및 추진과정에서 구성원들이 배제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결국 개혁을 추진하는 것도 구성원들이며, 추진 과정에서 고통을 이겨내야 하는 것도 바로 구성원들이기 때문이다. 우리대학이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앞으로 성공적인 대학개혁을 추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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