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역사는 민족의 역사와 무관하지 않아요

 

지난 30일, 오후 3시 우리 대학 도서관 1층 세계여성문학관에서 한국계 미국작가인 유지니아 김(한국명 김선희)씨의 특강이 열렸다. ‘주목받고 있는 한국계 미국 작가와의 만남’이라는 주제의 이 날 특강에서는 김 작가가 한국 역사 소설을 쓰게 된 계기와 역사를 바라보는 가치관과 관련된 내용이 주를 이뤘다.

 

“안녕하세요”라는 김 작가의 밝은 인사로 특강이 시작됐다. 20세기 초 한국을 그린 소설 <서예가의 딸(The Calligrapher's Daughter)>이 워싱턴포스트지가 선정한 2009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된 것에 대해 “모국어를 할 줄 모르고, 한국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데서 느낀 고민과 불편함이 문학의 길로 이끌었고 좋은 성과를 거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녀는 “5살 때부터 미국에서 살아서 한국을 잘 알지 못했지만 어머니께서 해주시는 가족 이야기들을 통해 한국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했다”며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 가족의 역사가 곧 한민족의 역사라는 생각이 들었고, 한국 역사 소설을 쓰는 것으로 정체성을 확인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민자로서의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느냐에 대한 질문에 “편견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이민자 문제의 첫 해결방안이다”며 “하고 싶은 분야에 대한 열정 때문에 두려움과 선입견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젊은 한국 소설가들과 소통하면서 ‘글쓰기 열정’과 ‘인간의 조건에 대한 관심’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자라온 환경의 벽을 넘어서 공통점이 있는 사람들과 더 많은 교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강의 사회를 맡은 박소진(영어 영문학 전공) 교수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해 가족사와 한국 현대사로 이어지는 주제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며 “학생들의 질문이 개인적, 문학적 차원에서 적절하게 이뤄졌고 작가의 답변도 충분해 많은 도움이 됐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혜윤(영어영문 전공 박사 2학기) 학우는 “작가가 미국이라는 타국에서 소외감보다 가족의 소중함을 더 많이 느꼈던 것 같아 신기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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