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물 부족 심화 추세에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물 부족 정도를 평가하는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Population Action International)에 따르면 한국도 물 부족국가에 해당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발표에 더불어 올해 초 강원도 태백지역이 극심한 겨울 가뭄을 겪으며 국내의 물 부족 현상의 심각성이 대두됐다. 겨울마다 찾아오는 강원도 지역의 물 부족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행정부와 환경단체가 대책을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의 ‘물 부족’의 원인을 파악하고 그 피해 현황을 살펴본다.


우리나라는 연간강수량이 1,283밀리미터로, 세계 강수량의 평균인 973밀리미터에 비해 많은 축에 속한다. 따라서 절대적인 평균연간 강수량 수치만을 살펴보면 겨울의 물 부족현상이 왜 발생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좁은 국토에 비해 인구밀도가 높기 때문에 국민 1인당 연간강수량은 세계 평균 1인당 연간강수량에 훨씬 못 미치는 실정이다. 또한 강수의 대부분이 여름철 홍수기간에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하천지형의 경사가 급해 강수가 저장되지 못하며, 결국 바다로 흘러가 유실되는 비중이 높다.


우리나라에서 물 부족 현상은 강원도의 태백, 정선지역에서 겨울에 주로 발생한다. 올해 초 세 달 동안 태백과 정선의 주민들은 하루에 세 시간 정도만을 수도시설을 사용할 수 있었다. 또한 태백시의 공장들은 공업용수가 확보되지 않아 공장을 가동하지 못했다. 태백시가뭄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 시기의 태백시 공업 생산량 중 30%가 차질을 빗었다고 발표했다. 또한 '물'을 꼭 필요로 하는 세탁소, 세차장, 목욕탕은 운영이 완전히 불가했으며 물 부족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극심했다고 밝혔다.

강원도와 중앙정부는 물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상수도 노후관의 교체를 대책으로 내놓았다. 겨울 가뭄이 발생했던 태백지역의 상수도는 노후로 인한 누수율이 47%에 달했다. 이는 상수도로 운반되는 물의 절반 가량이 이동 중 버려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도의 경우 누수율이 2007년 기준으로 약 9%정도, 인천은 약 14%정도로 태백시에 비해 낮지만 선진국의 경우 누수율이 평균적으로 7%정도이다. 따라서 상수도를 통해 운반되는 도중 유실되는 물을 확보하기만 해도 물 부족 현상은 완화될 전망이다. 또 상수도 노후관 교체는 공사기간이 짧고 예산지출이 비교적 적다는 점이 물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19일 기획재정부는 강원도가 요청한 비용에 훨씬 못 미치는 115억원 지원하기로 밝혀 상수관 교체 비용 부담여부를 두고 강원도와 중앙정부의 갈등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수도 노후관 교체비용을 중앙정부와 지자체 중 누가 더 많이 부담하느냐도 중요한 문제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물 부족 현상으로 씻지 못하거나 가게 운영을 하지 못하는 가뭄지역의 주민들의 고통을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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