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자궁경부암 등 치명적인 암에 위협받는 여성들이 매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여성암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치료법을 찾는 연구센터 또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 학교에서도 서울삼성병원과 공동연구협정을 체결, 생명과학과교수들의 주도 아래 2005년 ‘여성건강연구소’가 설립돼 여성건강에 관한 활발한 연구를 시행하고 있다.

2009년 5월, 여성건강연구소의 생명과학 교수진들이 낸 여성암 등 여성질환의 치료와 관련한 논문이 Cancer Research, Nucleic Acids Research 등 과학계의 저명한 잡지에 실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유방암과 신장 질환에 영향을 끼치는 단백질에 관련된 이 다섯 논문은 여성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기초가 되는 내용으로 생명과학과의 윤석준, 양영, 임종석, 이명석, 박종훈, 총 5명의 교수들과 생명과학과 대학생, 대학원생들의 연구 성과에 따라 작성됐다. 아래 글은 다섯 논문을 간략히 소개해놓은 것이다.

여성암

1. 단백질 ‘아디포넥틴’, 유방암 전이를 억제 - 양영 교수
현대인은 음식을 풍부하게 섭취하고 식생활이 서구화돼 비만에 걸리기가 쉽다. 이로 인해 고혈압, 심혈관질환, 동맥경화, 심하게는 암이 발병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한편 지방 세포에서 분비되는 아디포넥틴은 인슐린 저항성을 극복하는 물질로, 비만 환자는 지방세포에서 아디포넥틴이 적게 분비돼 당뇨, 암에 쉽게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영 교수 연구진은 이 점에 착안해 비만 환자의 지방 세포에 아디포넥틴을 증가시킨다면 암의 촉진이 억제될 것으로 보고 연구를 진행했다. 이 결과, 연구팀은 아디포넥틴이 유방암의 전이를 억제한다는 사실과 아디포넥틴의 분자 기전을 명확히 규명하고 유방암 전이 억제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확립하였다.

2. 병을 유발하는 단백질 변형, 그 서열을 분석 - 윤석준 교수
우리 몸에 존재하는 수많은 단백질들은 노화나 환경적 요인 등에 의하여 서서히 원래의 형태에서 독성이 있는 구조로 변화한다. 알츠하이머나 광우병, 당뇨 암은 단백질 변형의 대표적인 질환이다. 윤석준 교수팀은 이러한 단백질 변형을 촉진하는 아미노산의 서열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시스템을 개발, 전 세계 과학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형 웹서버(http://cssp2.sookmyung.ac.kr)를 구축하였다. 이 시스템을 이용해 새로운 단백질 의약품 개발과 난치성 질환의 치료방법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3. 단백질 NDRG2의 암 억제 기능을 규명 - 임종석 교수
임종석 교수의 연구팀은 정상세포에서는 활발히 발현하는 단백질 NDRG2가 유방암 등의 암세포에서는 감소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 암세포에 이 NDRG2를 강제로 발현시켜 주면 암의 이동이나 성장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즉 임종석 교수팀은 본 연구를 통해 NDRG2 유전자가 암을 억제하는 강력한 암 억제 유전자로 기능함을 규명했으며, 이는 NDRG2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 암을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 개발이 이루어 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4. 유방암 세포의 세포 사멸을 억제하는 단백질의 발견
암 환자에게 항암제를 투여하면 암세포가 죽어야 한다. 하지만 암세포에 SEI-1이라는 단백질이 많은 경우 죽어야 할 세포가 죽지 않게 된다. 이명석 교수팀은 암세포에 이 단백질을 제거할 경우 암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항암제가 내성을 갖는 이유를 SEI-1 단백질 연구를 통해 규명한 것이다. 이 단백질을 제거한다면 항암제는 더욱 효과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특히 유방암 환자의 암 조직에는 SEI-1 단백질이 많이 발현되므로 이번 결과가 유방암 항암제의 새로운 표적 분자를 발견했음을 알려주고 있다.

신장질환

5. 다낭신 질환의 원인은 APOA1의 감소 - 박종훈 교수
다낭신질환이란 신장에 물집이 생기고 구멍이나 기능을 제대로 못하는 것을 말한다. 신장은 노폐물을 걸러내 피를 맑게 하는 기능을 하는데, 다낭신질환에 걸리면 신장에 주머니 모양의 공간이 생기고, 그 빈 공간에 체액이 차게 되어 결국 기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박종훈 교수의 연구팀에선 이러한 다낭신질환이 어떻게 유발되는 지에 대해 밝혀 놓았다. 다낭신질환의 증상은 함염증 기능을 하는 APOA1이라는 단백질이 감소해 일어나는 것이다. 이 질병에 대한 확실한 진단제와 치료제가 없었기 때문에 박종훈 연구팀의 발견은 다낭신질환의 진단 및 치료제 발굴에 새로운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 논문들을 위해 여성건강연구소의 교수들과 학생들은 수업과 연구를 병행하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한다. 아디포넥틴 단백질 관련 논문을 쓴 양영 교수는 “그래도 이런 연구 덕택에 강의 시간에 더욱 생생한 교육을 할 수 있었습니다. 교과서보다 앞서나가는 연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최첨단의 강의를 학생들에게 제공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라는 의견을 밝혔다. 학생들에게도 수업에서 들은 바를 실질적으로 함께 연구, 토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한다.
다섯 가지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여성건강연구소에서는 여전히 여성질환의 치료를 위해 더 많은 심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중요한 사실은 연구를 통해 알아낸 기초 정보들로부터 치료제 개발이 시작되고, 이 논문들이 여성질환 치료의 발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에스트로겐 억제제가 유방암의 대표적인 치료제로 발굴됐듯이 논문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치료제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앞으로도 국가, 학교, 교수, 학생이 하나돼 계속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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