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현(언론정보 04) 학우, 전혜경(인문 06) 학우

게시판에 붙어있는 매력적이고 관심 있는 주제의 공모전 포스터를 보고도 ‘시간이 없다’ ‘기술이 부족하다’ 등의 이유로 돌아선 적이 있는가. 그런 경험이 있다면 얼마 전 ‘제15회 전국대학생모의유엔회의’에서 외교통상부 장관상을 수상한 이영현(언론정보 04) 학우와 전혜경(인문 06) 학우의 도전에 주목해 보자.

그들에게 모의유엔회의란 ‘2인3각’으로 진행되는 긴 레이스였다. 두 달 반을 꼬박 모의유엔회의에 ‘올인’했다고 말하는 전 학우. 다른 친구들은 졸업준비에 한창일 때 모의유엔회의를 준비한 이 학우. 이 두 학우는 학기 중엔 자투리 시간을, 방학 중엔 합숙을 방불케 할 정도로 하루에 12시간 이상을 모의유엔회의에 말 그대로 ‘올인’했다.

두 학우가 참가한 모의유엔회의는 ‘무력분쟁지역에서의 여성에 대한 성폭력 근절을 위한 국제적 협력’이란 주제로 진행됐다. 두 학우는 추첨을 통해 서남아프리카의 ‘나미비아’라는 국가의 대변을 맡았다.

‘나미비아’라는 생소한 국가에 대한 정보를 얻는 일은 그들이 겪은 첫 번째 난관이었다. 전 학우는 “나미비아라는 나라는 우리나라에 대사관이 없어요. 그래서 그 역할을 대신해 주고 있는 남아공 대사관을 시작으로 외교통상부, 국가DB 등등 있는 자료란 자료는 밑바닥부터 하나하나 찾았죠”라며 자료를 모으는데 겪은 어려움을 이야기 했다. 이 학우는 “그래도 다행히 나미비아라는 나라는 여성의 문제에 대해 우리나라가 갖는 것 만큼이나 관심이 많은 국가였어요”라고 말했다. 그들은 나미비아라는 국가가 갖고 있던 여성에 대한 인식덕분에 다행히 첫 난관을 넘었다.

그러나 곧 두 학우는 각 나라간의 이해관계를 조절해야하는 또 다른 어려움에 부딪혔다. 전 학우는 “모의유엔회의에선 시간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원활한 회의진행을 위해 사전에 각 국가의 이해관계를 따져 ‘협의체’라는 것을 구성해요”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협의체’란 여러 국가들이 모여 하나의 공통된 주장을 하기위한 회의를 말한다. 이 학우는 “각 국가들의 의견을 다독여 가면서 이익을 조율해 끝까지 끌어안고 가야 하는 것이 힘들었어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3달 가량을 준비해 4일간의 회의를 마친 두 학우에게 대상 수상은 전혀 예상치 못한 선물이었다. 전 학우는 마침 시상식때 다른 일정이 있어 시상식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시상식에 남아있던 이 학우는 “장려상까지 발표했는데도 호명이 되지 않아 기대를 접으려던 찰나 나미비아팀이 대상에 호명됐어요”라고 말했다. 이 학우는 “그때 당시 너무 놀란 나머지 친구들의 ‘정신 차려’라는 말을 듣고서야 단상 위에 올라가 상을 받았어요. 받을 때는 어안이 벙벙했는데 단상을 내려오니 울컥했어요”라며 그때의 감동을 전했다. 전 학우는 “그렇게 두 달 반이라는 긴 시간을 준비하면서 이 문구가 계속 떠오르더라고요. ‘인내는 쓰나 그 열매는 달다’라는…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그때마다 잘 이겨냈기 때문에 우리가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전이나 대회들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도전을 망설이는 학우들이 있다. 이런 학우들에게 두 학우는 입을 모아 “도전하세요”를 외쳤다. 되든 안 되든 대상을 목표로 도전했다는 전 학우는 “실패할 지라도 그 경험이 또 다른 단계로 나가는 발판이 돼요”라며 “관심이 있고 하고 싶은 일이라면 꼭 도전하세요”라고 권유했다. 이 학우도 “이번이 아니면 ‘대학생’자 붙은 곳은 기회조차 없을 텐데 한 번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도전한 것이 숙명에서의 마지막 학기를 명예롭게 장식했어요”라며 재차 ‘도전’이란 말을 강조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외무고시라는 자신이 선택한 길에 대한 확신을 얻게 됐다는 이 학우와 국제무대에서 힘을 얻어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곳에 쓰고 싶다는 전 학우. 두 학우는 모의유엔회의라는 ‘도전’을 통해 실제 유엔회의를 참관하는 ‘기회’를 얻었다. 이들은 “우린 아직 젊으니까 더 큰 기회를 위해 실패든 성공이든 도전해보세요”라고 말한다. 이들의 격려가 각종 공모전ㆍ대회 포스터를 바라보며 망설이고만 있는 학우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최태양 기자 smpcty77@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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