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대학생으로 살아간 지 벌써 7년째에 접어듭니다. 문득 대학생으로 산다는 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고, 앞으로 어떤 의미가 있을지 생각해 봤습니다. 며칠 전, 그리고 몇 달 전, 청년 실업과 등록금 문제 해결을 외치며 집회를 다녀왔습니다. 대학교를 다니는 4년 내내, 등록금을 마련하느라 허덕이는 대학생들. 그러나 졸업과 동시에 우리를 맞이하는 것은 청년 실업과 88만원이라는 임금. 이런 현실 속에서 대학생들은 실업자가 되지 않기 위해, 토익과 학점에 목숨 걸며 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갑니다. 졸업한 선배들이나 동기들 얘기를 들어보면 정말 죽어라 공부하고 스펙 쌓아도 취업의 문턱에서 몇 번이나 쓴 고베를 마셨다고들 합니다. 과연 우리들의 노력이 부족해서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취업이 되지 않는 것일까요? 고등학생의 80%이상이 대학교에 진학하고 대학교 졸업증이 사회 진입을 위한 자격증이 돼 버린 사회에서, 1년에 천 만 원에 육박하는 등록금을 내며 죽어라 공부해도 취업이 되지 않아, 졸업 후 몇 년 간을 백수로 보내거나 심하면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는 대학생의 삶이 정말 우리의 무능력 때문일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20대. 세상의 미래이자 꿈이라고들 하죠. 그런데 이런 우리에게 맘껏 대학생활을 누릴 여유도, 안정된 직장도 보장해 주지 못하는 세상을, 대한민국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됩니다. 혹자는 더 노력하라고 할지도 모릅니다. 내 꿈을 위해, 직업을 갖기 위해 노력하는 것. 당연한 것입니다. 노력하지 않고 세상만 원망한다면 그것은 체념이고 방관이겠죠. 그러나 열심히 노력하고 발을 동동 구르고 해도 취업이 되지 않는 현실과 열심히 돈 벌어서 학비를 마련해도 대학을 다닐 수 없는 대학생의 삶은 단순한 방관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격차가 5년 전보다 2-3배 이상 벌어졌다는 것 역시 대학생들이 쉽게 직업을 가지지 못하게 하는 사회 구조적 기제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모두가 노력한 만큼의 대가를 누리고 대학생이라면 당연히 돈을 버는 것이 중점이 아닌, 학업에 전념할 수 있는 세상. 이런 세상을 꿈꾸고 이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외치며 뛰어나가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되내어 봅니다. 그 중심에 우리가 있었으면 좋겠고 그랬을 때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청년 실업, 등록금. 이것은 누군가 해결해주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해결해야할, 우리의 문제이니까요. 사회에 나가서 밝게 웃으며 함께 이야기 나눌 숙명인 모두의 모습을 떠올려 봅니다.
허희수(정외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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