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7일, 기자는 1175호 신문의 지역면 취재를 위해 이태원에 위치한 이슬람 사원을 방문했다. 이슬람교는 세계 3대 종교 중 하나지만 우리나라에서 대중적이지 않은 종교이다. 미지의 종교로만 느껴져 왔던 이슬람교였기에 이슬람 사원을 찾은 기자단은 이들의 종교 문화에 이색적인 매력을 느꼈다.
사원 출입구를 헤매고 있던 도중 터번을 두른 한 남자가 우리에게 다가오더니 “사원 내에는 치마를 입고 들어가선 안돼요. 그리고 예배실로 들어가는 출구가 성별에 따라 다르니까 헤매지 않도록 조심하세요”라고 말했다. 기자는 당황했다. 이슬람 사원을 취재할 생각만 했지, 사원 방문 전에 이슬람교의 규범을 먼저 조사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예배실 책장의 코란에 함부로 손을 대서는 안됐고, 허락 없이 예배실 내부 사진을 찍다가 관계자에게 주의를 받기도 했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라’라는 격언이 있다. 이슬람 사원에 갔으니 이슬람의 규칙을 지켜야 했다. 그래야만 이슬람교만의 문화를 더 생생히 느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기자는 사원을 취재하는 내내 그들의 종교 문화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했다. 그럼에도 취재를 마칠 때까지 많은 제재와 주의를 받아야 했고, 이슬람교 규범은 여전히 불편하고 어색했다. 엉겁결에 그들의 규율을 따랐지만 정작 기자는 그 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기본적인 준비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사람들은 다양한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다른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준비가 얼마나 돼있을까? 이번 취재를 통해 색다른 문화를 경험하기 앞서 내가 그 문화에서 주의해야할 점은 무엇인지 정도는 미리 알아보는 조사가 얼마나 필수적인지 깨닫게 됐다. 낯선 문화를 체험하기 전, 사전 조사는 그 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초석이자 예의이다. 바람이 산들산들 부는 봄날이다. 날씨가 좋은 어느 날, 이슬람 사원을 다시 한번 찾아보고 싶다. 물론, 그 때는 기본적인 규범을 숙지하고 말이다.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