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냐, 가정이냐” 여자라면 한 번쯤 고민해봤을 문제이다. 꿈을 쫓아 직장 업무에만 전념하자니 임신, 육아 등을 걱정하게 되고, 회사를 퇴직하고 자녀 교육, 가사 등에만 신경을 쓰려니 꿈을 포기하기가 못내 아쉽다. 근로와 가정생활 두 가지 모두 병행할 수는 없는 것일까? 최근 들어 많은 기업들이 여성들의 이러한 고민을 인식하고, 가정일과 직장 업무 모두를 병행할 수 있도록 돕는 등 여성친화정책을 펼치고 있다. 어떤 기업이 어떤 여성친화정책을 시행하고 있을까? 취업과 결혼, 두 가지 고민으로 혼란스러워할 수 있는 우리 학교 학생들을 위해 기업들의 여성친화정책을 알아보겠다.

1) 아시아나 항공
항공사는 우리 학교 학생들이 취직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직장 중 하나이다. 그 중 아시아나 항공은 10여년 전부터 실시해온 탄탄한 여성친화정책으로 특히나 유명한 기업이다. 아시아나 항공은 어떤 여성친화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것일까? 아시아나는 1997년 호봉 및 직급체계에서 남녀 차별을 없애고 업무성과와 역량에 따라 직원을 평가하는 신인사제도를 도입했다. 이 인사제도는 성별보다 능력을 중시해 아시아나 항공이 양성 평등한 기업문화를 조성하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 아시아나의 인사팀 차장 최정희 씨는 “아시아나 항공은 고용 후 여성 직원이 능력과 적성에 따라 근무할 수 있도록 공평한 부서 배치를 행하고 있다”며 “정비직, 운항승무직 등 여성들이 진출하기 어렵다고 생각돼왔던 직종에도 여직원들의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아시아나는 여성이 육아 걱정을 하지 않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아시아나의 여성 친화적인 성격이 잘 드러나는 ‘육아휴직제도’는 출산 후 법정기간인 90일 외에 본인의 의사에 따라 30일을 더 휴직할 수 있게 한다. 한 여직원은 “지난해 말까지 출산휴가를 가졌기 때문에 솔직히 과장 진급에서 누락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되기도 했으나 기우였다”며 “이번에 승진한 여성 과장 모두가 업무 외적인 부분, 특히 출산휴가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승진에서 뒤쳐진 경우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임산부 직원의 업무 경감, 임신한 승무원의 지상직 전환 등 아시아나는 여직원이 출산 및 보육으로 인해 퇴직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있다. 아시아나 항공 조원용 이사는 “출산 후에도 육아문제로 고민한다면 오히려 업무를 제대로 볼 수 없어 회사로서는 손해”라며 “이를 위해 보육비 지원, 재택근무자 선발 등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전문 여성인재의 육성’도 아시아나에서 크게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이다. 차기 여성 관리자 육성을 위해 해외서비스 MBA과정, 국내외 지역전문가과정, 금호아시아나 MBA과정에 선발한 인원을 파견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 예이다.

2) 유한킴벌리
유한킴벌리는 인간 중심의 경영방침을 바탕으로 일과 가정의 조화를 추구하는 대표적인 ‘가족친화경영’ 기업이다. 여성친화정책은 가족친화경영의 범위 안에 포함돼 실시되고 있다.
특히 유한킴벌리의 모성보호제도는 가족친화경영의 특출한 성과이다. 유한킴벌리는 모성보호제도의 한 사업으로 회사 내에 수유실을 마련해 아이가 있는 여성 직원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생후 1년 미만의 어린 아기가 있는 여직원의 경우 회사는 1일 2회 각 1시간씩 수유시간을 제공하고, 자녀 1명 당 100만원씩 유아보육비를 지급하고 있다. 임산부의 경우 출산을 전후로 100여 일간의 휴가를 받을 수 있는데, 출산 휴가로 인한 불이익이 전혀 없기 때문에 유한킴벌리 회사의 직원들은 자녀 출산에 대해 여유로운 편이다. 직원들의 출산율이 국내 평균 1.08명보다 훨씬 높은 1.89명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이런 점이 잘 드러나고 있다.
더불어 유한킴벌리는 남녀 직원들이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하는 ‘4조 근무제(생산직)’ ‘시차 출퇴근제(관리직)’ ‘출근제(영업직)’ 등 탄력적인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 중 4조 근무제는 생산직에 종사하는 직원들을 4개 조로 나눈 후 하루 24시간을 3개 조가 8시간씩 나눠 일하고, 나머지 1개 조는 예비조로 편성돼 휴식 또는 교육을 받는 시스템을 말한다. 남녀 직원들은 탄력적 근무제를 통해 업무와 가사 시간을 보다 균형있게 조절하고 있다.
직원들이 일과 가정 모두 충실할 수 있게 하는 가족친화경영으로 유한킴벌리는 0.3% 미만의 낮은 이직률을 보이고 있다. 유한킴벌리의 한 직원은 “‘가정이 편안해야 일이 편안하다’가 우리 기업의 모토이다. 기혼자가 가사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업무에 집중해 일이 잘되는 것 같아 좋다”라며 사내 가족친화정책에 호감을 표시했다.
유한킴벌리는 이러한 가족친화경영의 성과를 인정받아 한국능률협회컨설팅에서 실시한 ‘2008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3위에 선정됐고, 또 정부로부터 가족친화우수기업으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3) 아모레 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여성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화장품 기업인만큼 여성의 심리를 잘 파악하고 있는 기업이다. 회사 상품(화장품)의 특성상 여직원의 수가 회사 전체 인원의 절반이 넘어, 여성들이 육아, 보육 등으로 퇴직하는 경우를 줄이기 위한 정책을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여성친화정책은 탁아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아이가 있는 여성 직원들은 회사 근처에 있는 탁아소에 아이를 맡겨 아이 걱정을 하지 않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또 회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탁아소이기 때문에 아기들을 맡길 때도 신뢰가 간다는 평이다.
이 외에 여성 직원의 휴식을 위해서 마련된 여성 휴게실에는 오후 1시부터 여성 직원의 건강 진단과 상담을 위해 간호사가 상주하고 있다. 이 때, 임신한 직원이나 여직원들은 간호사의 건강진단을 통해 자신의 건강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또 아모레퍼시픽은 여성친화정책의 시행뿐만이 아니라 남ㆍ여 성별과 상ㆍ하의 직급 구분이 없는 조화로운 기업문화를 창조하기 위해 ‘호칭폐지 운동’을 벌이고 있다. 호칭폐지 운동은 상대방을 부를 때 직책에 상관하지 않고 호칭을“~님”으로 통일함으로써 직원 간에 서로 자유롭게 의사소통하는 기업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아모레퍼시피 측은 “운동 초기에는 직원들이 어색해하며 잘 지키지 않았지만 이 운동이 최근까지 계속되면서 아모레퍼시픽의 대표 기업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더불어  ‘밸런스드 하모니’라는 사내 교육은 세대 차이, 남녀의 차이, 남녀 커뮤니케이션의 극복 방법 등을 강의해 조화로운 기업문화를 추구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아모레퍼시픽의 직원들은 서로 간 다른 개성을 이해하고 화합의 중요성을 깨우치고 있다.

‘가족친화경영’이란? 근로자의 삶의 질과 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동시에 추구하는 경영 방침을 말한다. ‘가족을 배려하는 기업문화를 통해 근로자가 행복한 가정생활과 직장생활을 양립할 수 있도록 도우며 양성이 평등한 사회 환경 조성에 이바지한다.’가 가족친화경영의 주된 목표이다.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