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대생의 경제소비생활실태를 주제로 해 지난 주 18일 재학생 210명을 대상으로 한 달 총 지출금액, 소비지출에서 문화생활비용과 자기계발비용에 관해 1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또 여대생의 소비성향에 관한 추가적인 2차 설문을 20일 재학생 15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20대 초ㆍ중반 ‘여대생’의 주소비영역은 무엇이며, 그들의 소비성향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소비영역>

◇ 문화생활비용
대표적인 문화생활이라 말할 수 있는 영화, 여대생들은 한 달에 몇 편의 영화를 볼까? 영화뿐만이 아니라 도서와 음반을 구입하는 비용 등을 포함한다면 문화생활비용은 여대생의 소비지출에 빼놓을 수 없는 영역 중 하나이다.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 달에 문화생활비용을 5만원 이하로 지출한다고 답한 학생이 67%에 달했다.

5만원 이하를 선택한 학우 중 10명을 선정해 심층인터뷰를 한 결과, 한 달 지출계획 중 문화생활비용은 지출계획 중 외식비ㆍ의류구입비와 같이 일정비율을 따로 배정해 놓지 않는 경향을 보였다. 이에 대해 옥지혜(교육 07) 학우는 문화생활비용의 지출영역에서 필수적인 성격을 지니지 않는 이유에 대해 “문화생활이란 꼭 해야 한다기보다는 여유가 있을 때 하면 좋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때문에 여윳돈은 실생활에서 눈에 드러나는 외식비ㆍ교통비에 주로 쓰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갑작스럽게 총 소비지출을 줄여야 한다면, 어떤 영역의 지출을 제일 먼저 축소할 계획입니까?’라는 2차 설문조사의 질문에서 30%의 학우들이 문화생활비를 줄이겠다고 답한 결과를 보면, 문화생활비는 식비와 교통비와 같이 고정지출영역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 사교육비용
# 대학교 졸업이후 미국 유학을 계획 중인 A씨는 최근 토플관련 인터넷 강의를 수강했다. 교재는 한권에 2만원씩 총 6권을 구입했으며, 토플관련 인터넷강의를 결제하는 비용으로는 25만원이 들었다.

대학생들은 취업에 필요한 자격증을 따고 영어인증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인다. 설문조사에서 ‘학원수강료와 교재구입비, 시험응시료를 주로 누가 부담하는가?’라는 질문에 80%에 가까운 학우들이 부모님이 부담한다고 답했다. 이 지출영역의 비용부담은 다른 소비지출영역에 비해 부모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자격증시험응시료와 학원수강료 등이 대학생이 부담하기에는 지나치게 비싼 것도 이 영역에서 의존도가 높은 이유 중에 하나이다.

최근에 토플시험에 응시했다는 백지원(인문 06) 학우는 “응시료가 25만 원이기 때문에 학생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어쩔 수 없이 부모님께서 응시료를 부담하셨다”라고 말했다. 물론 스스로 자기계발에 사용되는 비용을 부담하는 학생도 있으나, 대부분의 학생의 취업준비비용으로 이루어지는 소비지출이 실상 부모님의 몫으로 돌아가며 가계의 부담으로 남게 된다.

◇ 패션과 화장품
# 김영아(숭실대, 수학과 07)씨는 부모님께 한 달에 30만 원 정도를 용돈을 받는다. 하지만 교통비와 핸드폰비용 그리고 식비를 제외하면 김 씨가 원하는 의류와 화장품 등을 살 여유는 없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으로 사고 싶었던 옷과 가방 그리고 화장품들을 살 계획이다.

김씨와 같은 사례는 여대생들에게 낯설지 않다. 2차 설문조사에 따르면, 의류ㆍ잡화ㆍ화장품을 구입하는 비용이 총지출의 10%~20%이하로 응답한 학우는 전체의 31%로 (152명중 48명), 20%~30%이하가 24%(152명중 37명)로 집중돼 있었다. 한 달 용돈이 30만원이라 가정하면, 3만원~9만원 정도를 지출하는 꼴이다. 의류ㆍ잡화ㆍ화장품을 구입하는 비용을 누가 부담하느냐의 질문에는 용돈 내에서 해결 또는 아르바이트를 통해 스스로 해결하는 경우가 70%에 달했다. 용돈과 별도로 부모님이 비용을 부담한다는 비율은 28%로 나와 앞선 응답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보였다.

여대생 소비자들은 부모님으로부터 완전한 경제적 독립은 이루지 못했으나 다양한 영역에 소비지출을 한다. ‘세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다. 대학생 때 생겨난 소비습관은 졸업 이후 경제소비생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사회인으로 성장한 후 바람직한 소비생활을 하기위해 중간점검 차 현재 자신의 소비 생활을 점검해 보는 것은 어떨까.


<소비성향>

여대생을 대상으로 ‘의류ㆍ잡화ㆍ전자기기의 구입을 결정할 때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은 무엇입니까?’라는 설문을 했을 때, 어떤 답이 제일 많이 나올까? 지난 주 재학생 210명을 대상으로 한 1차 설문에 따르면 소비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요인은 디자인이 40%로 제일 많았고, 두 번째로 실용성이 24%, 가격이 23%로 밝혀졌다. 유행에 민감하고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쫓아갈 줄 알았던 여대생의 소비성향. 유행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한 이는 고작 9%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여대생의 지갑을 열게하는 소비요인은 무엇일까?

◇ ‘나만의 가치’로 소비를 결정하는 것이 특징
# 여대생 박○○씨는 학식에서는 3000원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그러나 친구들과 신나게 몇 시간 동안 이야기를 하며 스트레스를 풀 때는 카페에서 5000원짜리 커피를 마신다. 여대생 박모씨는 우리가 소위 말하는 된장녀일까?

학교식당을 이용해 아낀 돈으로 커피전문점의 커피를 마시건, 이를 책을 사는 비용으로 쓰건 자신의 가치관에 따른 것인 만큼 존중받길 원하는 것이 이들의 소비성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학우는 커피에 밥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하루 종일 졸업논문과 취업스트레스에 정말 우울해질 때가 많다. 사람들 중에 피곤하면 목욕을 하거나 맛있는 것을 먹으며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이들이 있다. 나 역시 하루 한잔 아침에 커피를 사먹으며 졸음을 깨우고 기운을 내자고 스스로에게 다짐한다”고 말했다.

박모씨는 덧붙여 커피가 지니는 가치는 자신에게 단순한 음료 이상의 의미를 주며 밥보다 더 높은 가치를 지닌다고 했다. 일부 여대생의 이와 같은 소비성향은 가격에 따른 ‘절대적인 가치’가 아닌 자신만의 선호도와 의미부여에 따른 ‘상대적인 가치’를 중요시하는 가치소비 트렌드에 영향을 받은 것이 특징이다.

◇ 가치소비와 합리적 소비의 조화
2차 설문조사에서 세일이나 할인 기간 또는 할인 쿠폰 등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소비생활을 하는 편이냐는 질문에는 71%(152명중 108명)의 학생이 적극적으로 이용한다고 답했다. 우리 학교 앞 로즈버드 커피체인점을 운영하는 김혜주씨는 “10잔을 마시면 한잔을 무료로 주기 때문에 학생들이 쿠폰도장을 모으는 것을 꼼꼼하게 챙긴다”고 답했다. 쿠폰도장, 할인제휴카드, 할인기간 등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낯설지 않은 점이 여대생의 특징적인 생활 속 소비성향이다.

또한 20대 여대생들은 위에서 언급한 디자인과 실용성과 같은 자신의 가치기준에 따라 소비를 결정한다. 2차 설문조사에서 ‘의류ㆍ잡화ㆍ전자기기 등을 구입할 때 여러 상품을 비교한 뒤 삽니까 아니면 충동적으로 소비를 하는 편입니까’라는 질문에 86%(152명중 131명)의 학우가 여러 상품을 비교한 뒤 구입한다고 밝혀, 소비결정과정에서 강한 계획적 소비성향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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