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신입사원은 길어야 1년’이라는 말이 있었다. 신입사원 10명중에 3명은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사표를 내기 때문이다. 그들은 직무가 적성에 맞지 않아서기도 하지만, 인내심과 참을성이 부족해서였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래도 요즘은 경제가 어려워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길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다음 사례를 보자. 올해 초, 석사학위를 받은 29살 남자가 한 중소기업에 입사했다고 한다. 그런데 세미나에서 상사에게 혼이 나고서 그 다음날 사표를 냈다고 한다. 기자가 지인에게서 직접 들은 이야기다. 그들이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한 것이 과연 ‘인내심’과 ‘참을성’ 뿐일까?


올해도 봄이 왔고, 09학번 신입생들이 입학했다. 선배들 사이에서는 이맘때가 되면 ‘요즘 신입생들이 개념이 없다’는 이야기가 돈다. 조별과제 등을 해결할 때, 주어진 기한을 제대로 지키려 하지 않거나 잘 모른다며 고학번 선배들에게 무조건 의지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정말 ‘개념이 없어서’ 혹은 ‘잘 몰라서’ 고학번 선배들에게 의지하는 것일까?


어느덧 고하번 대열에 오른 기자가 ‘개념 없는 신입생’이었을 때, 작은 아버지의 회사 일을 도와줄 기회가 있었다. 영어원서를 번역하는 일이었는데, 놀고 자느라 마감을 지키지 못했었다. 수고비는 고사하고 ‘무슨 일을 하든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라는 꾸중만 듣고 말았다.


그 때쯤 기자는 숙대신보에 들어오게 됐고, 당연히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기자가 좋아했던 많은 것들은 포기해야 했지만 기자는 그 모든 것과 바꿀 만큼 소중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수습기자부터 시작해 부장 자리에 오르는 동안 겪어왔던 40번의 마감. 2년 동안, 매일 매일을 ‘마감’처럼 살아야 했기 때문에 1분 1초를 지키고 내 일을 끝내야, 그것도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상상을 초월했다. 그렇지만 신문사가 기자에게 남겨준 ‘책임감’은 나를 반드시 빛낼 것이라고 믿는다.


책임감이 없는 사람은 그 무엇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책임감이 없다면, 무슨 일을 하려고 해도 ‘그 친구는 제대로 할 줄 아는 것이 없어’라는 소리만 듣게 될 것이다. 내가 누군지 알고 싶고, 다른 사람에게 나의 존재와 능력을 각인시키고 싶다면 책임감부터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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