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현상황 들여다보기

작년 2008년은 한국연극이 100주년을 맞이한 해였다. 허나, 경제 불황이 계속돼 여가생활 지출비가 OECD국가 중 최하위권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경제 불황이 문화생활에는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현 상황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연극의 메카’ 대학로의 상황을 알아보자.


‘문화의 거리’라고 불리던 대학로는 언제부턴가 불야성을 이루며 ‘유흥의 거리’로 변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연예인들이 대학로의 문화공연을 살리자는 취지를 가지고 직접 공연에 출연하기도 했다. 서울연극센터의 한 관계자는 “연예인의 출연이 대중들의 이목을 끄는데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허나,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공연에 관객들이 치우친다는 극장가의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대학로 내에서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유명한 공연이나 오래전부터 장기간 흥행 해오던 공연들은 지속적으로 인기를 유지하는 반면, 새롭게 올린 공연들은 외면당하는 실정이다. 대학로에 위치한 80여개의 소극장 가운데 70%는 IMF이후 극심한 운영난을 겪고 있다. 정부가 매년 3억원정도(07년기준)를 지원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부 극단에서는 불법행위라는 것을 알면서도 호객행위를 하는 등 현재 대학로 극단들은 필사적이다.


대학로가 외면 받는 이유는 경제불황 이외에도 다양한 원인들이 있다. 호객꾼들의 권유로 값싼 가격에 혹해 표를 구입했다가 자리가 좋지 않은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도 관객들에게 외면받는 이유 중 하나이다. 또한, 쾌적하지 못하고 안전을 위협하는 극장 환경도 관객들의 발길을 돌리게 만든다. 지난 3일, 공연을 보기위해 극장을 찾은 김득한(한국외대09) 씨는 “극장이 생각했던 것 보다 작고 낡아서, 화재라도 발생하면 위험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에, 이러한 단점을 마케팅으로 개선하려는 극단도 있다. 할인쿠폰이나 이벤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단골관객들을 유치하는 것이다. 한 예로 투비컴퍼니는 관람도장을 찍어주는 방식으로 관람횟수에 따라 할인이나 무료관람티켓을 제공하는 마케팅을 이용하고 있다.


정부도 침체기에 빠진 문화산업을 살리기 위해 지난 29일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사랑티켓’확대 실시와 ‘미판매 공연티켓 통합 할인제’ 도입을 발표했다. 매서운 칼바람이 몰아치는 대학로. 평일공연에도 좌석이 어느 정도 차있는걸 보면 아직까지는 ‘젊은이들의 거리’이다.  과거의 ‘문화의 거리’라는 호칭과 활기참을 되찾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우리의 관심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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