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컴컴한 밤길, 낯선 남자가 당신을 향해 다가오고 있다. ‘요즘 여성을 노리는 납치 사건이 빈번하다는데…. 혹시?’하는 마음에 방망이질 치는 가슴. 자기도 모르게 몸이 움츠러든다. 코 앞까지 다가온 남자가 하는 말. “여보, 나왔어!” 남자는 바로 옆에 있는 대문으로 쏙 들어가 버린다.


가로등이 조금 더 많다면, CCTV가 몇 대 더 설치돼 있다면 안심하고 거리를 걸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서울 특별시는 여성들만이 가질 수 있는 불편한 환경을 의식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2007년 7월부터 여행(女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여행 프로젝트는 ‘여성이 행복한 도시 프로젝트’의 준말이다.


여행 프로젝트는 여성이 도시생활을 하며 여성 친화적인 환경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게 하는 새로운 개념의 여성 정책이다. 프로젝트는 ‘돌보는 서울, 일 있는 서울, 넉넉한 서울, 안전한 서울, 편리한 서울’이라는 5개의 분야로 나뉘어 총 90여 개의 사업이 시행되고 있다.


이 중에서 ‘안전한 서울’은 흉흉한 사건이 자주 일어나는 요즘, 여성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분야일 것이다. ‘안전한 서울’에서 추진된 사업으로는 ‘야간에도 여성이 안전하게 통행하는 지하 보차도 관리’ ‘여성을 위한 콜택시 제공’ 등이 있다. 서울시에서는 ‘여성을 위한 콜택시 제공’ 사업으로 28,568대의 브랜드 콜택시를 운행하고 있으며 승하차 시에 고객이 타고 있는 차량 정보를 승객이 원하는 사람에게 문자 메시지로 전송해준다. 그 외에 ‘안전한 서울’의 사업으로 공영 주차장 및 재래시장에 1,794면의 여성 우선 주차구획이 정해졌고, 27개소의 주차장에 CCTV 및 비상벨이 설치됐다.

지하철 역 내에 개선된 화장실

‘편리한 서울’은 화장실, 대중교통 등 편의 시설의 개선을 주관하는 분야이다. ‘편리한 서울’을 위한 사업으로 먼저 공공 편의시설의 여자 화장실들이 달라졌다. 여자 화장실의 변기 수가 총 336개가 더 충당된 것이다. 이는 남자 화장실의 변기 수의 1.5배이다. 또 여자 화장실의 한편에는 1,883개의 파우더 룸과 기저귀 교환대가 추가로 설치돼 젊은 여성과 어린 아이의 엄마를 배려했다. 대중교통 또한 이러한 변화를 피해갈 수 없었다. 남성의 키에 맞춰져 있어 잡기 불편했던 전동차와 버스의 손잡이가 여성의 평균 신장에 맞게 5~10cm 내려왔다.


또 ‘돌보는 서울’의 사업에는 여성장애인 지원 사업, 아동 돌보미 지원 강화 등이 있으며 이 사업들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아이들의 보육을 관리하고 있다. ‘일있는 서울’은 맞춤형 여성 직업교육 확대 등의 사업을 실행해 여성의 직업 교육과 직업 환경의 개선을 담당한다. 그 외에도 문화, 편의시설 개선과 문화 관련 프로그램 운영은 ‘넉넉한 서울’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사업 중의 하나이다.


서울시에서는 여행 프로젝트 사업을 더욱 활발히 하기 위해 여행 프로젝트 홈페이지(http://women.seoul.go.kr/)에서 시민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고 있다.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서울시가 ‘여성이 행복하게 사는 도시’가 되는 그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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