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창의적 재발견과 문화콘텐츠

21세기는 이미 문화의 시대를 넘어 ‘문화콘텐츠(Cultural contents)’ 개발의 시대이다. 이는 문화담론의 유행과 신자유주의 경향이 인문학의 대중화라는 시대적 열망과 맞물리면서 이루어낸 결과다. 이제 콘텐츠(Contents), 창의성(Creativity), 문화(Culture)를 바탕으로 하는 3C산업은 부가가치 창출의 유력한 소스로 인식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하나의 소스를 가지고 다양하게 활용한다는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Use)’의 특성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KOCCA)를 전담기관으로 설립ㆍ지원하고 있으며, 기업 또한 주력 콘텐츠(Killer Content)를 창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학 역시 문화콘텐츠학과 등을 신설 혹은 개편, 개설함으로써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각 분과학문 차원에서 스스로의 학문 방향을 문화콘텐츠와 연관지어 성찰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문화콘텐츠를 인문학의 영역에서 재정립하려는 노력 또한 이뤄지고 있다.


이는 문화콘텐츠가 다양한 인문적 지식을 요구하고, 그 내용을 결정짓는 것이 인문학적 성과라 해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화콘텐츠 산업은 문화예술적인 안목을 가지고 인문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한 능력 있는 기획 인재들을 필요로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처럼 연구 대상을 새로운 분야로 확장하고, 인문학 전공자에게 다양한 미디어 기술을 교육하는 것만으로는 시장이 요구하는 문화콘텐츠 전문 인력을 양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정분야의 전문성만을 요구하던 아날로그 시대와 달리, 디지털 시대의 전문 인력에게는 폭넓은 분야의 깊이 있는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화콘텐츠 산업이 필요로 하는 인문학적 지식은 인문학 개별 학문 분야의 경계에 존재한다. 따라서 인문학은 학문의 연구 외연을 넓힘과 동시에 지식정보 사회의 산업인력을 충원할 수 있는 지식생산을 고려한 ‘새로운 인문학’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것이다. 또한 무엇보다 자유로운 상상력을 가져야 할 것이다. 우리의 문화를 미디어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 미디어로 우리의 문화를 표현해 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응해갈 수 있는 인력, 나아가서는 새로운 흐름 자체를 만들어갈 수 있는 창의적인 인력육성을 위해서 대학은 인력의 창의성을 높이고 이를 현실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교육체제로 전환되어야 할 것이다. 종래의 방식과 다른 발상의 전환, 기존 학문 사이의 벽을 넘어서 서로 대화하는 통섭, 그리고 인문학에 대한 창의적 성찰이 요구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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