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대학생은 바쁘다. 학점관리, 토익과 같은 취업 준비만으로도 충분히 힘든데, 책장이 넘어가지도 않는 지루한 인문학 책을 읽을 수 있을까? 결국 이렇게 되고 만다. “난 이 어려운 책 못 읽겠어!” 인문학 책들이 ‘어려운 책’ 이라는 편견에 둘러싸여 외면 받고 있다.인문학 독서, 어렵고 딱딱하다는 편견을 버리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일까?

이황직(의사소통센터) 교수는 “인문학 책이 어렵다고만 생각하는 것은 독서를 취미나 *여기(餘技) 정도로 인식하는 정신적 습관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여전히 인문학 책에 접근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다음과 같은 방법을 활용하는 것은 어떨까.

쉬운 책부터 차근차근
먼저, 인문학 관련 잡지가 인문학 책 읽기의 시작이 될 수 있다. 대부분의 정평 있는 잡지들은 인문학ㆍ사회학계의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편집위원과 집필진으로 참여한다. ‘창작과비평’ ‘문학과사회’ ‘세계의 문학’과 같은 잡지들은 인문학에 대한 적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발행되고 있다. 도서출판 그린비는 최근 ‘연구공간 수유+너머’의 연구원들과 함께, 인문ㆍ사회학 책과 잡지의 성격을 섞은 ‘부커진R호’도 발행하기 시작했다.

직접 인문학 책을 읽고 싶다면 쉬운 책부터 차근차근 도전하자. 인문학 책이라고 해서 무조건 난해한 것은 아니다. 인문학 고전을 다시 풀어쓴 책들이 있다. 살림출판사의 ‘e 시대의 절대사상’ 시리즈는 인문학 고전이 탄생할 수 있었던 시대 배경과 핵심 등을 재구성한 인문학 교양서적이다. 저자가 해당 고전을 읽으며 느꼈던 감상과 문제의식들이 핵심내용과 잘 어우러져 있다는 평이다. 『상군서-난세의 부국강병론』(장현근 지음), 『사기-중국을 읽는 첫 번째 코드』(이인호 지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동서양 고전 28권이 출간됐다.

독서클럽, 강좌로 ‘함께’ 읽기
‘여럿이 함께’ 읽는 것은 좋은 인문학 독서를 위한 지름길이다. 이 교수는 “독서클럽을 결성하거나 기존의 독서클럽을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작은대학(www.smallcoll.com)에서는 전국대학생들과 고전을 읽고, 세미나를 통해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또한 독서대학 르네21(www.renai21.net)에서는 다양한 인문/교양 강좌를 선보이고 있다. 교외 인문학 강좌는 어렵게만 느껴지는 인문학에 한층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

이 교수는 인문학을 배우는 기본 목적이 삶과 세계에 대한 비판적 성찰에 있다고 설명한다. 이 교수는 “성찰은 지식이나 정보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타자와의 대화 속에서 나온다”라며 인문학 독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인문학 독서는 최고의 지성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 교수는 “독서는 남는 시간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미리 정해두고 도전해야 할 과제이다.”라고 당부했다.

그 동안 어렵다는 편견 때문에 인문학 책을 외면했다면, 앞으로 차근차근 ‘도전’해 보자. 인문학 독서를 통해 ‘최고의 지성과 나누는 대화’는 20대를 더욱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여기(餘技) :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틈틈이 취미로 하는 재주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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