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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빠진 친권, 무엇을 위해 부활하나?
김혜미 기자  |  smpkhm73@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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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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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인기 배우 고 최진실 씨의 죽음은 전 국민에게 큰 충격을 안겨다 줬다. 하지만 두 아이의 친권자였던 최진실 씨가 사망하자 아이들에 대한 전 남편의 친권이 부활됐다. 전 남편은 친권을 앞세워 최진실 씨의 재산을 관리하겠다고 하자 ‘친권 자동부활’ 논란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자녀복지문제가 가장 핵심

 

우리 나라 법률에서 ‘친권’은 혼인관계에 있는 부모가 공동으로 행사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이혼한 경우 친권을 부모가 공동으로 행사하는 것이 사실상 곤란하기 때문에 부모 중 한 명을 친권자로 정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그 친권자가 사망할 경우 생존 부모에게 정지됐던 친권이 자동으로 부활돼 생존해 있는 부모(이하 생존친)는 자동적으로 친권자가 된다. 그러나 이 ‘친권의 자동부활’에 관한 내용은 법 규정에 명시돼 있지 않고, 다만 법원이 생존친을 친권자라고 해석을 해온 결과에 의해 친권은 자동부활돼 왔다. 자녀 복지문제와 가장 직결돼 친권은 자녀의 복리실현을 위한 부모의 법률상의 권리이자 의무이다. 이에 따라 자녀를 양육해 온 친권자가 사망할 경우, 생존부모의 친권부활이 자녀의 복리에 문제를 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여성가족부의 ‘이혼 후 자녀양육실태조사’ 결과(우측)는 친권의 자동부활이 자녀의 복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혼할 경우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에게 전 배우자가 양육비를 지원하는 경우는 12.7%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또한 10명 중 4, 5명은 비양육부모와 자녀 간에 전혀 연락을 하지 않고 있었다.

 

2006년 여성가족부 ‘이혼 후 자녀양육실태조사’ 결과 발표

■이혼 한부모, 전배우자 양육 지원 12.7%에 불과

■비양육부모와 자녀들이 정기적으로 만나는 경우는 9.8%에 불과

■47.8%는 전혀 연락이 없으며, 친밀도도 이혼 전보다 51.6%에서 27.4%로 감소

 

이에 대해 김상용(중앙대, 법학전공)교수는 “생존친과 자녀가 장기간 관계가 단절돼 있고, 그 동안 양육비 지급 등 부모로서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생존친이 자녀의 양육에 관심이 없을 수 있다. 이런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자동으로 친권을 부활시킨다면 자녀의 복리가 침해될 수 있다”라며 자녀를 양육 및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 의미의 친권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련 법률 중 허술한데 많아

 

‘친권 자동부활’의 가장 큰 문제는 친권자로 적절치 않은 부모가 자동으로 친권자가 되는 경우이다. 자녀에게 친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에 있는 부모, 악의적으로 친권을 행사하는 부모 등은 친권자로서 자녀를 보호 및 부양하기 어렵다. 특히 친권자는 일정한 예외를 제외하고는 미성년자에 대한 모든 법률행위를 대리할 수 있기 때문에 미성년자 명의의 부동산 처분, 그리고 예금 통장 인출 등의 행위를 언제든지 할 수 있다.

하지만 친권 부활이 자녀에게 피해를 준다면 법원의 친권상실선고나 재산관리권제한 선고를 통해 친권의 자동 부활을 차단할 수 있다. 실제로 부산지법에서는 부인과 협의 이혼하고 두 아들의 양육권을 부인에게 넘긴 이후, 부인이 사망할 때까지 두 아들을 한 번도 찾아보지 않고 양육료도 전혀 부담하지 않은 부모에게 친권을 박탈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번 소송을 제기한 사람은 두 아이의 외할머니로, 딸이 이혼한 뒤 외손자와 함께 생활해왔다. 지난 해 5월 딸이 사망하자 친부(親父)인 강모 씨가 친권을 주장하자 강 씨를 상대로 ‘친권상실 가사심판 청구’를 했다. 법원은 두 아이의 외할머니 손을 들어줘 외손자들과 계속 생활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친권상실선고나 재산관리권제한 선고가 완전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법원의 판결이 있을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법원으로부터 선고를 받더라도 그 선고를 받기 전까지 자녀에게 발생하는 손해는 막을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친권상실이 선고되면 친권자를 대신할 법정후견인이 선임되는데 이 후견인 제도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박복순 연구위원은 “후견인을 감독하는 기관은 친족회이다. 가족의 유대가 약해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친족회를 자녀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제3자의 후견인으로 대체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라며 후견인 제도는 보완돼야 한다고 말했다.

 

찬ㆍ반측, “개정할 필요 있어” 한 목소리

 

친권의 자동부활 문제에 대해 성균관(유교단체) 측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성균관 측은 “부모와 자녀의 혈연관계는 천륜이다. 때문에 이런 원칙이 어느 정도는 지켜지면서 사회적ㆍ국가적인 제도가 보완돼야한다”라며 친권은 부모와 자녀의 혈연관계에 기초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임을 밝혔다. 하지만 성균관 측은 친권의 자동부활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인 만큼 최대한 자녀의 복리가 보장되는 방향으로 개정돼야 한다며 반대 측과 같은 맥락을 취하고 있다.

 이에 반대 측에서는 친권의 자동 부활을 개정할 다양한 대안을 내놓고 있다. 민주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측은 “친권자동부활대신 사전적으로 생존친에 대한 심사를 통해 생존친의 친권행사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김상희 민주당 의원도 친권 자동 부활에 대한 개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배은혜 비서관은 “이번 고 최진실 씨의 사망으로 인해 친권 자동 부활을 개정하자는 사회적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친권의 자동부활로 인한 피해사례를 전체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친권 자동부활 논란은 몇 달째 인터넷을 뜨겁게 달굴 만큼 지속되고 있다. 어떤 식이든지 부모의 이혼으로 인해 자녀가 그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구체적인 법 개정과 해결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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