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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허한 마음으로 행복 전하는 '요가 전도사'
남궁가람 기자  |  smpnkgr75@sookmy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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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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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원정혜

   
 
토요일 오후, 강남에 위치한 한 백화점 문화센터를 찾았다. 교실에 들어가자마자 은은한 향 냄새가 코를 찔렀고 어두운 조명 아래 고요한 음악을 들으며 명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이윽고 하얀 수행복을 입은 원정혜(체육교육 87졸) 동문이 들어왔다. 그는 교실 맨 뒤에 앉아있던 기자들을 향해 밝은 미소와 눈인사를 지어주고는 “잘 지내셨어요?” 라는 부드러운 목소리와 함께 요가 수업을 시작했다.
원 동문은 2002년 SBS ‘장미의 이름’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쉽고 재미있는 요가 강의를 통해 이름을 알린 뒤, TV, 라디오 등 각종 방송사에 출연하며 스타 강사로 떠올랐다. 그는 다수의 요가 비디오 출시하고 대학과 문화센터에 강의를 나가며 현재는 카이스트 대우교수로 있다.
원 동문은 현재 수행 중이어서 말을 삼가야 했기 때문에 인터뷰의 일부는 서면으로 진행했다. 대신 기자는 그날 원 동문의 수업에 참관해 요가를 일일체험하며,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요가로써 몸소 느껴볼 수 있었다.

Q. 어떻게 처음 요가를 접하시게 됐는지 궁금해요
중학생 때부터 리듬체조를 해오는 과정에서 몸무게가 81kg이나 나갔기 때문에 관절이나 오장육부가 모두 상해 있었습니다. 이 때 지인의 권유로 요가를 시작하게 됐는데요. 요가를 배우는 과정에서 요가철학에도 관심을 갖게 됐고, 요가와 관련된 고전도 공부하게 됐습니다. 자연스러운 계기로 시작한 것이었지만, 당시에 체육교육을 전공하고 있었던 저는 교육적인 측면에서나 현대인들의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데 있어 요가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다보니 요가를 주제로 석ㆍ박사 논문까지 쓰게 됐습니다.
요가와 제가 만난 것은 요가철학처럼 물이 흐르듯이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 숙명여대에 진학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리듬체조 선수 생활을 해왔던 저는 우리 학교 체육교육과에 진학하게 됐어요. 무엇보다 우리 학교 국문과 출신이셨던 어머니가 적극 추천해주셨던 것이 숙명과의 숙명적 만남을 이끈 가장 큰 계기가 됐던 것 같습니다.

Q. 원 동문님의 대학 생활은 어떠셨나요?
저는 대학 4년을 숨쉬기도 힘들만큼 바쁘게 보냈던 것 같아요. 매일 아침 6시에 무조건 학교 체육관과 체조실에서 연습을 하고 작품을 구상했어요. 리듬체조를 하는 학생이 저희 학번에 저 혼자여서 외롭게 연습해야 했지만, 저희 학과 이청무 교수님께서는 서툰 제게 대학별 경연 대회에서 공연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어요. 덕분에 저는 제가 구상한 작품을 무대 위에서 마음껏 펼칠 수 있었답니다.

Q. 남다른 대학 생활의 추억이 있으신가요?
다양한 수업들을 청강하러 다녔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당시엔 이중전공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저는 공강 시간마다 여러 수업을 청강하러 다녔죠. 체육교육과에 도움이 되는 해부학, 생리학, 심리학 강의를, 공연을 위해 음악관련 강의를, 옷의 색상과 무대이미지를 위해 색채학 강의를 청강하기도 했습니다. 방학 때와 학기 중에는 무용과 박인자 교수님을 늘 따라다니며 청강을 했어요. 교수님께서는 제가 체육교육이 아닌 다른 전공 학생인줄 아셨다는 농담을 하시기도 했죠.(웃음)
뿐만 아니라 타대학 수업도 청강했어요. 한의대 친구들을 따라서 한의학 강의를 듣기도 했구요. 학기가 시작하자마자 각 강의계획서를 받아서 수업 시작 전에 교수님께 일일이 찾아가 청강해도 되냐고 여쭙고 허락을 맡았어요. 경희대 한의대, 서울대 심리학 강의 등 지금도 그 때 청강을 허락해주셨던 교수님들께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답니다.
이밖에도 정말 다양한 과목들을 청강하러 다녔는데, 우리 학교 앞 분식집 이름도 거의 모를 정도로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면서 바쁘게 배우러 다녔습니다.

Q. 그렇게 바쁘게 다니시다보면 힘들진 않으셨나요?
몸은 당연히 힘들었죠. 당시에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만큼 바쁘고 힘들었지만 연습도 공부도 모두 제가 좋아해서 했던 것들이었기 때문에 즐겁게 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제가 강의를 하면서 칼럼도 쓰고 동시에 공연도 할 수 있는 것은 바쁘게 대학 생활을 보냈던 그 때의 습관이 몸에 밴 덕분인 것 같아요.

Q. 원 동문님이 계발하신 ‘에콜스 요가’는 무엇인가요?
에콜스 요가는 서양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운동 원리와 동양의 수행법을 융화시킨 것인데, 모든 움직임 하나하나가 기혈과 경락을 자극하도록 고안됐습니다. 얼마 전에는 멕시코 란초스 지역에서 히말라야 정통요가 강의 중에 에콜스 요가를 소개하고 왔어요. 그리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가서도 에콜스를 한국요가로써 알리고 왔죠.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꼈던 뜻 깊은 순간이었어요.

Q. 원 동문님에게 요가란 어떤 것인가요?
저는 요가를 네 가지 단어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바로 아름다움, 겸허함, 사랑, 그리고 행복입니다. 요가의 매력은 내 안에 떠도는 거친 마음, 시기 질투하고 미워하고 화내고 실망하고 의심하는 모든 마음을 닦아내고, 누구나 갖고 있는 아름다운 마음과 밝은 빛을 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살을 빼기 위해 하는 요가는 요가에서 진정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것들과는 거리가 멉니다. 외모는 시간이 흐르면서 변하고 주변 사람들의 기준에 따라서 미적 의미도 달라지므로 외모에 매달리는 것은 곧 괴로움을 낳죠. 요가는 행복한 사람을 만드는 것이 본래 목적입니다.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며 타인을 신뢰하고 사랑할 때 우리는 행복함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Q. 원 동문님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삶은 목표를 세운대로 이뤄진다기보다는 마치 공기로 숨을 쉬듯, 물이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마치 제가 리듬체조를 시작하고, 숙대에 들어오고, 요가를 만나게 되고, 방송을 하게 되고, 외국에 나가서 한국요가를 알릴 수 있었던 이 모든 것들이 그저 자연스러운 흐름에 따른 것처럼 말이죠. 그래서 저는 순간순간마다 자연의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겸허함을 잃지 않는 것이 제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겐 소원이 하나 있어요. 제가 강의를 하든, 책을 쓰든, 공연을 하든 그 어떤 행위를 해도 그것을 행하는 그 순간 제가 100 정도의 행복을 느낄 수 있을 때, 함께 하는 모든 분들을 비롯한 이 세상 모든 것들이 1000 이상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숙명인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숙명인 여러분도 한분 한분이 스스로가 갖고 있는 깊은 사랑과 아름다움, 겸허함을 믿고 그것을 서로가 나눌 수 있도록 폭을 넓혀나간다면 여러분은 좀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들 모두가 아름다운 향기를 가득 담는 말과 행동을 타인과 나누며 행복한 삶을 사시길 두 손 모아 기원하겠습니다.

그는 수업 중에 도덕경에 나오는 하늘과 나무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늘은 나무에게 많은 것을 베풀지만 보답을 바라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은 자신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었을 때 나에게 반드시 보답이 오기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원 동문은 우리가 마음을 버리고 하늘처럼 자연의 겸허한 상태로 살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요가 동작들을 하나하나 따라하며 몸과 마음을 비우는 명상을 하니 기자의 마음도 절로 정화되는 기분을 느꼈다. 요가에서 강조하는 철학처럼 마음을 비우고 삶이 흘러가는 대로 자신을 맡기며 하루하루를 겸허히 살아가려고 노력한다는 그의 모습이, 아니 그의 마음이 아름다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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