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의 찬바람, 취업시장 얼려놔 … 저학년때부터 도전의식 갖고 취업에 대비해야

청년백수 200만 시대.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지난달 청년실업률(15~29세)은 6.6%로, 작년 청년실업률이 8%에 육박했던 것에 비하면 많이 감소하는 추세다. 그러나 고학력 미취업자의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 최근 100만 명에 거의 근접했다고 한다. 고학력 미취업자. 이들은 취직에 대한 열의가 부족하지도 않고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한창 일해야 할 20대의 인력들이 점차 노동시장에서 소외되고 있다.


이렇게 고학력 미취업자가 증가하는 상황이 단순히 일자리 부족 때문에 발생되는 것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청년실업률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인데도 고학력 미취업자는 오히려 증가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고학력자 구직자들이 첫 직장에 대한 기대감과 눈높이를 높인 것을 가장 큰 이유로 들 수 있다. 그러나 요즘의 우리나라 경제사정으로 미뤄볼 때, 이러한 문제를 단순히 구직자들에게 돌릴 수도 없게 됐다. 미국 발 경제위기로 인해 악화된 우리나라 경제사정이 노동시장마저 위축시킨 것이다. 이는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미쳐, 1997년 IMF 이후의 최대 구조조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이다.

통계청에 따른 취업 인구를 살펴보면, 올 9월 신규 취업자 수는 11만 2000여 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과 비교해 봤을 때 18만 여 명이나 줄어든 수치다. 게다가 갑작스러운 경제 악화로 인해 기업이 불가피하게 신규 채용 계획을 무산시킴으로써, 구직자들이 합격통보와 거의 동시에 채용취소통보를 받은 사례도 많다. 언론에서는 ‘중견기업인데도 취소통보를 했다’ ‘합격자뿐만 아니라 기존 직원마저도 감원해야 할 상황이니 이해해달라고 했다’는 등의 기사가 심심찮게 다뤄지고 있다.

한편,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 16일, 직원 100인 이상 483개 기업을 대상으로 ‘대졸 신입사원 채용 및 재교육현황 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졸신입사원 재교육에 평균 19.5개월 동안 1인당 6천만 원 이상이 소요됐다고 밝혔다. 직원이 100명이 넘으면 대졸신입사원 교육비용으로 최소 2조억 원 이상을 부담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기업에서는 오히려 교육비용이 들어가지 않는 경력직원을 선호하게 됐다고 한다. 부수적인 비용만 줄여도 기업 재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결국 대학 졸업 후 취업문을 뚫기란 예전보다 더 어려워지게 됐다.


우선 정부는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고학력 미취업자에 대한 정책을 새로 마련하고 있다.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2009 정부 예산안’에는 고학력 미취업자를 위한 예산으로 152억 원이 책정돼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해 고학력 미취업자를 기초ㆍ산업ㆍ경제ㆍ인문 등의 분야와 관련된 정부 출연 연구기관에서 1년 간 일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한다.

또한 학교에서도 학우들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취업경력개발원의 홈페이지(http://smcareer.sookmyung.ac.kr)에 들어가 보면 취업 특강이나 인턴 모집, 채용 일정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취업경력개발원의 이지현 직원은 “‘SM Career Road Map’은 직업 선택을 하기 위해 필요한 4가지 단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현재 자신이 어떤 단계에 위치해 있는지를 직접 확인해보고 상담을 받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취업상담도 운영하고 있어 방문 전에 전화로 예약하고 방문하면 상담을 받아볼 수 있다.(취업경력개발원 학생회관 208호, 2077-7006) 실제로 양소리(언론정보 08) 학우는 “학교에서 마련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활용할 뿐만 아니라, 교환학생 등에도 선발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면 나중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토플 등의 공인 영어 성적을 따기 위해 방학기간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저학년 때부터 이 같은 프로그램을 활용해 체계적으로 취업을 준비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우는 “1학년이라서 그런지 아직은 취업이 멀게 느껴진다”며 “학교 수업을 충실히 듣는 것 이외에는 구체적으로 계획하거나 실천에 옮긴 경우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저학년의 경우에는 특히 스스로 정보를 찾아서 이용하는 것을 낯설어하는 경향이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취업경력개발원의 박주현 직원은 “멘토프로그램의 경우에는 학생들이 탈락되는 것이 두려워 특히 지원하기를 꺼려하는 것 같다”며 “멘토는 스펙이 아닌 발전가능성을 보고 멘티를 선발하기 때문에 도전의식을 갖고 지원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는 말이 있다. 취업이라는 관문은 우리가 언젠가는 통과해야 하는 관문일 것이다. 따라서 이에 대비하기 위해 미리 계획하고 그에 따라 준비한다면, 점차 얼어붙어가는 취업시장 상황과는 상관없이 취직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무조건 눈높이를 높여 그 직업만 고집하지 말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자신에게 알맞은 직업을 정하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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