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학 전, 대학 축제에 대한 부푼 기대를 갖지 않았던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러나 쏟아지는 수많은 축제 속에서도 정작 ‘대학생’이라는 핵심이 빠져버리는 축제는 부지기수다. 오는 11일 우리 학교에서도 눈송이 축제가 열린다. 이번 축제는 모든 사안에 대해 총학생회가 전두지휘하며 처음부터 끝까지의 축제 일정을 학우들이 주최한다는 데에 그 의미가 크다. 그리고 이와 비슷한 축제가 지난 달 3일, 대학로에서 성황리에 개최돼 대학생들의 뜨거운 열정과 열기를 품고 5일에 막을 내렸다. 바로 제7회 대학로문화축제이다.

 


 

 

 

 

 

 

 

 

 

 

 

 

 

기자는 축제의 마지막 날 대학로문화축제를 찾았다. 혜화역 2번 출구를 오르는 계단부터 밖이 소란스러웠다. 단체로 연두색 옷을 입은 학생들이 2번 출구로 나오는 모든 이들에게 열심히 안내책자을 나눠주고 있었다. 대학로 및 마로니에 공원에서 펼쳐진 제7회 대학로문화축제(Seoul University-Avenue Festival 이하 문화축제)에 발을 내딛는 순간 젊음 특유의 북적임이 느껴진다.


붐비는 사람들 때문이었는지 조금은 정렬되지 않은 축제의 모습에 이내 책자를 접고 발길 닿는대로 축제의 현장을 살펴봤다. 대학로의 일부를 통제하고 150m정도 일렬로 펼쳐진 테마부스가 인상적이었다. 생각보다 크지 않았던 규모에 조금은 실망했지만 이내 대학생들이 선보이는 다양한 이벤트와 생소한 장르의 공연으로 다시금 문화축제를 즐겼다.


마로니에 공원 방향으로 계속 걸어가보니 어른과 아이들이 보드 삼매경에 빠져있다. 이는 기존의 보드를 변용한 에스보드로 몇 분이면 배울 수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배우며 타고 있었다. 다시 테마부스로 가보니 와플, 버거, 커피판매점이 설치돼있었는데 전부 대학가에서 알아준다는 맛집이었다. 또한 다트맞추기, 폴라로이드 사진 촬영, 사탕 포장 이벤트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돼 있었으며, 아이와 함께 가족단위로 축제에 온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대학로 근처에 산다는 김예훈 씨는 “아이들이 좋아해서 왔다”며 “가족단위로 오기엔 좋지만 조금은 부족한 것 같다”고 아쉬운 점도 말했다. 문화축제를 찾게 된 경위를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대부분 근처에서 공연을 보러왔다가 우연히 들렸다며 나름대로 재밌다고 대답했다.


양양의 포크음악, 팬플룻연합동호회의 팬플릇 연주가 펼쳐진 거리 공연은 시끄럽고 강렬한 음악이 흘러나올 것 같던 대학생 축제를 차분한 음악으로 장식했다. 이 외에도 독도수호국제연대, 유니세프 유스클럽 등 공익성 있는 부스도 설치돼 캠페인 및 봉사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해가 저물어가는 5시부터 상설무대 앞으로 레드카펫이 깔렸다. 문화축제의 최대 이벤트 거리결혼식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긴장감과 기대 속에 지나가는 행인들도 걸음을 멈췄고 사회자들의 진행에 맞춰 웨딩드레스를 곱게 입은 신부가 입장했다. 수많은 시민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신랑과 신부는 사랑을 맹세하며 결혼을 했고, 하객이 된 시민들은 진심으로 그들을 축하해주는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독특한 이벤트였다. 이어 뮤지컬, 어린이 응원단, 힙합, 라틴음악, 락 등 장르를 불문한 다양한 공연들이 펼쳐지면서 대학로문화축제의 대미를 장식했다.



대학로문화축제를 다녀오면서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그들이 내놓은 ‘거리대학’이라는 슬로건이 빛을 발하지 못한 것이었다.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거리대학에서 한명의 대학생으로 재탄생되야 했지만, 문화축제가 축제로서 즐길 수 있는 요소는 갖추고 있어도 정작 거리대학이라는 슬로건을 실현시키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었다. 어느덧 7살이 된 대학로문화축제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다른 축제와 차별성을 갖기 위해서는 ‘대학’이라는 키워드를 부각시킬 수 있도록 강구해야 할 것이다.


첫째도 취업, 둘째도 취업인 현재의 대학생들에게 축제를 즐기는 시간조차 낭비라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대학생만이 품을 수 있는 열정과 젊음으로 스스로 축제라는 장을 이뤄낸다면 이는 충분히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매년 열릴 대학로문화축제에 참여해 대학생 본연의 열정을 느끼고 발산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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